오피니언 병영의창

방탄헬멧 속 투혼… 전우의 생명을 지키는 ‘수호의 방패’로

입력 2026. 04. 28   15:11
업데이트 2026. 04. 2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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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특수 방탄헬멧을 눌러쓰고 묵직한 플레이트 방탄조끼를 착용한 채 레펠에 몸을 싣고 작전지로 뛰어들던 뜨거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육군 헌병 특수임무대(SDT) 부사관으로 복무하며 겪었던 고강도의 대테러 훈련과 작전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단련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강철 같은 군인정신 뒤에는 예기치 못한 부상과 체력적 한계가 따라다녔습니다.

그때마다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임무 완수의지를 불 지핀 곳은 부대 의무대였습니다. 긴박한 훈련 현장에서 군의관님과 간호장교님이 건네준 신속한 처치, 따뜻한 한마디는 의학적 치료를 넘어 다시 총을 들 수 있게 만드는 힘이 됐습니다.

전역 후 군에서 받은 빚을 되돌려주기 위해 ‘간호사’라는 새로운 전장을 선택했습니다. SDT 시절의 투철한 군인정신이란 토대 위에 간호와 응급구조라는 전문성을 쌓아 총이 아닌 청진기와 응급구급낭으로 국가에 기여하겠다는 결심이었습니다.

나이팅게일의 사명을 가슴에 새기며 학업과 실습에 임한 결과 간호대 졸업식에서 ‘나이팅게일 모범상’을 받는 영광도 얻었습니다. 현재는 간호사이자 응급구조사로서 의료 최전선을 지키고 있습니다. 군에서 체득한 투철한 책임감과 0.1초를 다투는 신속한 판단력은 긴박한 응급의료 현장에서도 흔들림 없는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병무청의 ‘예비역 병과·주특기 변경 제도’를 통해 헌병에서 의무 병과로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이는 행정적 절차를 넘어 전시상황에서 국가공인 면허를 가진 전문인력이 가장 효과적으로 군의 전투력을 보존토록 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전장은 단순히 화력을 주고받는 공간이 아니라 철저한 생존 보장과 신속한 회복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기하는 예비역이 아니라 전시상황 발생 시 즉각 투입돼 응급구급낭을 짊어지고 전우들 곁을 지킬 만반의 준비가 돼 있습니다. 병원 현장에서 다져진 숙련된 응급처치와 감염 예방 술기는 물론 전장의 공포와 스트레스 속에서도 전우들이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도록 돕는 ‘전시 트라우마 케어’ 전문가로서 전우들의 안위를 끝까지 책임질 것입니다.

예비군은 우리 국방력을 지탱하는 또 다른 핵심 전선입니다. 헌병 SDT 시절 익힌 ‘즉각대응’의 자세로 유사시 전우들의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전투력 보존의 핵심 요원이 되겠습니다.

이 순간에도 각자 위치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 중인 국군 장병 여러분. 여러분의 등 뒤에는 언제든 달려갈 준비가 된 든든한 예비역 전우들이 있습니다. 저 또한 그 대열의 선두에서 여러분의 생명을 지키는 영원한 전우이자 든든한 방패로 서겠습니다.

이재석 예비역 육군중사 화성시 초록병원 간호사
이재석 예비역 육군중사 화성시 초록병원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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