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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를 확장하라! K게임 현실 상륙작전

입력 2026. 04. 27   15:33
업데이트 2026. 04. 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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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환경에 가장 익숙한 세대인 국군 장병들은 다양한 게임을 즐기며 성장해 왔을 겁니다. 지금도 휴가가 주어지면 PC방을 찾거나 스마트폰으로 모바일게임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요. 유저로서 경험이 없는데 게임사에 취업했다는 직원을 찾기가 불가능하고, 게임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개발사 주식을 매입하기도 합니다. 이제 게임은 단순히 시간을 때우는 여가활동에 그치지 않습니다. 

게임 서사도 화면을 벗어나 현실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게임사들이 잇따라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며 유저와의 접점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죠. 과거에는 팝업스토어를 설치하고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젠 테마파크·문화공간과 같은 초대형 체험형 콘텐츠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넥슨은 지난 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에 신규 테마공간 ‘메이플 아일랜드’를 열었습니다. 넥슨을 대표하는 지식재산권(IP) ‘메이플스토리’의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1983㎡(약 600평)에 달하는 대지 면적에 스톤골렘사원으로 들어온 롤러코스터 스톤익스프레스, 정령의 나무를 되살리는 여정을 떠나는 아르카나 라이드, 루디브리엄 지역의 상징이 모티브인 번지드롭 에오타워 등 어트랙션과 게임에서 사용하는 아이템 이름을 차용한 식음료를 판매하는 스토어 등을 세웠습니다. 헤네시스에서 동료들을 기다리며 주황버섯·슬라임 몬스터를 처리하던 초등학생 시절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넥슨은 지난해에는 서울 강남역 근방에 PC방 ‘메이플 아지트’를 개장했습니다. 제주 넥슨컴퓨터박물관 내부에 차린 메이플스토리 카페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며 오픈 한 달 만에 누적 방문객 2만2000명을 기록했습니다. 사전예약과 원격대기 사이트가 열리는 즉시 모든 타임 예약이 매진되는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넥슨은 이러한 IP 확장 사례를 기반으로 올 1분기 매출액 1조4600억 원을 달성하며 게임사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거뒀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데브시스터즈도 쿠키런 IP를 전면에 내세워 청년층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최근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쿠키런 인(in)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바다모험전’을 조성했습니다. 아쿠아리움이 전래동화 속 용궁이 되고 쿠키들이 길잡이 역할을 하면서 유저들을 모험으로 이끕니다. 증강현실(AR) 기반의 참여형 콘텐츠를 도입해 관람 경험을 극대화하며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테마존마다 배치된 AR 마커를 휴대전화로 인식해 미니게임에 도전하는 방식인데요.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의 ‘메이플 아일랜드’. 넥슨 제공
롯데월드 매직아일랜드의 ‘메이플 아일랜드’. 넥슨 제공


카피바라가 좋아하는 음식인 오렌지로 탑을 쌓는 게임, 유실된 숫자 코드를 완성하는 게임, 분홍색 해파리만을 클릭해야 하는 게임 등을 클리어하면 아쿠아리움에 서식 중인 해양생물들이 보물을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전시를 하나의 게임처럼 구성해 몰입감을 높인 것입니다. 해양생물들과 쿠키런 아트워크가 어우러진 포토존도 묘미입니다. 쿠키런 덕분에 아쿠아리움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가까이 늘었습니다. 

넷마블은 지난 25일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서비스 2주년을 축하하는 오프라인 행사 개막을 알렸습니다. 유저들끼리 전장에서 실력을 겨루는 챔피언십 티켓은 조기 매진됐습니다. 크래프톤은 서울 성수동에서 ‘PUBG: 배틀그라운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펍지 성수’를 운영 중입니다. 랭키파이 스팀 게임 트렌드 지수 분석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20대 남성이 가장 선호하는 게임입니다.

포켓몬코리아는 30주년을 맞이해 다음 달 서울 전역에서 ‘포켓몬 메가페스타’를 개최합니다. 닌텐도는 미국과 일본에 ‘슈퍼 닌텐도 월드’를 조성했습니다. 닌텐도라는 브랜드에 익숙해지게 만들려는 전략이자 IP의 생명력을 연장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려는 도전입니다.

편의점도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GS25는 넥슨게임즈의 서브컬처게임 ‘블루아카이브’를 입힌 빵에 이어 하이퍼그리프의 역할수행게임(RPG) ‘명일방주: 엔드필드’와 협력해 도시락·햄버거·초콜릿을 출시했습니다. GS25에 따르면 2024~2025년 게임 IP 협업상품의 누적 판매량은 2000만 개를 돌파했습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조성된 ‘쿠키런 인(in)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바다모험전’. 데브시스터즈 제공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조성된 ‘쿠키런 인(in)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바다모험전’. 데브시스터즈 제공


무신사는 쿠로게임즈와 손잡고 ‘명조: 워더링 웨이브’ 컬래버레이션 의류를 판매하고 글로벌 게임·창작 플랫폼 로블록스는 현대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보수적인 금융권도 단순 결제수단이 아닌 ‘덕질’의 일종이 되길 기대하며 프로게임단 또는 캐릭터를 프린팅한 체크카드를 선보였습니다. 게임 IP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침투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게임사들은 시장 성장 둔화와 산업구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우리나라 게임 이용률이 2022년 74.4%에서 지난해 50.2%로 24.2%포인트 급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특수가 종료되면서 대규모 유저 이탈이 발생한 탓입니다.

이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매출 동력을 탐색하던 게임사들이 IP 확장을 안정적인 매출원으로 여기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IP를 향한 관심이 게임으로 유입되는 효과를 낳고, 전체 매출에서 오프라인 매출 비중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둔 게임사도 등장했으니까요. 재미있는 게임을 제작·배포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지만, IP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스토리를 설계하고 콘텐츠를 연결하는 역량도 필수가 된 것입니다.

장밋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글로벌 시장에선 우리나라 게임사들이 오프라인 IP 사업 경험이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닌텐도나 디즈니가 오랜 시간 쌓아 온 노하우에 비하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입니다. 대규모 공간·전시사업에는 막대한 자본과 인력이 투입되는데 수익 회수기간이 길어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우려도 큽니다.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한 사례도 제한적입니다.

그럼에도 온라인 세계가 어떻게 오프라인 영토를 확대하는지 목격하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유망 산업을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이는 국군 장병들이 전역 후 마주할 미래 경제에서 예리한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필자 이가람 기자는 매경AX에서 산업 분야 취재를 담당하고 있다. 포털·통신·게임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IT업계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필자 이가람 기자는 매경AX에서 산업 분야 취재를 담당하고 있다. 포털·통신·게임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IT업계 소식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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