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
변주·라틴아메리카·종교·투우·정물·서커스 여섯 섹션 전시
“아버지는 예술의 목적을 즐거움이라고 하셨어요. 보편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진실에 가까워야 한다고 강조하셨죠. 한국에서 그동안 대중이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미공개 작품을 소개해 기쁩니다.”
콜롬비아 출신의 작가 페르난도 보테로(1932~2023)의 딸 ‘리나 보테로’ 페르난도 보테로 재단 대표가 23일 아버지의 한국 전시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벅찬 소감을 밝혔다.
지난 24일부터 오는 8월 30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페르난도 보테로: 형태의 미학’은 페르난도 보테로의 독자적인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다.
페르난도 보테로는 ‘남미의 피카소’로 불릴 만큼 20세기 라틴아메리카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이다. 그의 독특한 화풍 ‘보테리즘(Boterismo)’은 과장되고 풍만한 비례를 특징으로 한다. 인물을 비롯해 동물·정물·과일·풍경 요소까지 모든 대상을 감각성과 유머, 아이러니를 동반한 팽창된 형태로 표현한다.
2015년 이후 11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이탈리아 로마,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제르바이잔 바쿠 등을 거친 세계 순회전시의 마지막 일정이다. ‘보테리즘’이 확립된 1970년대 이후부터 말년에 이르는 작업을 중심으로 유화, 드로잉, 조각 등 총 112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리나 보테로는 “아버지는 양감(볼륨)을 중요한 기법으로 생각하셨다. 언제나 관능미를 추구했고, 볼륨에서 그 아름다움을 찾은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왜 뚱뚱한 사람을 그리느냐’는 질문을 던지면 생전 아버지는 ‘난 뚱뚱한 사람을 그린 적이 없다’고 답하셨다”며 “보편적인 양감으로 작품을 통해 넉넉함과 풍요로움을 보여 주고자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변주, 라틴아메리카, 종교, 투우, 정물, 서커스 등 여섯 섹션으로 펼쳐진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대표작 ‘벨라스케스를 따라 그린 시녀들’을 시작으로 과장되고 풍만한 모습의 인물들이 유쾌함을 선사한다.
넉넉한 몸집의 어린아이가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을 담은 ‘페드로’는 작가가 4세 때 잃은 아들을 모델로 했다. 아들을 잃고 1년 내내 작업실에 틀어박혀 작품세계에만 몰두했던 그의 슬픔이 느껴지는 듯하다.
‘투우’를 소재로 한 작품도 흥미롭다. 보테로가 12세 무렵 콜롬비아에서 투우사 양성학교에 다닌 경험을 바탕으로 한 강렬한 색채와 역동적인 움직임이 돋보인다. 마치 ‘서커스’ 쇼장에 들어가듯이 꾸며진 공간에선 재미있게 표현한 서커스 곡예사·광대들의 모습이 웃음과 여유를 전한다.
김세연 예술의전당 예술협력본부장은 “페르난도 보테로는 독창적인 조형언어로 인간의 삶과 감정, 사회적 풍경을 유머와 풍자로 풀어낸 작가”라며 “친근하고 깊이 있는 시선으로 오랜 기간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는 작가의 전시를 2015년보다 확장된 규모로 선보이게 돼 뜻깊다”고 말했다.
관람료 2만3000원. 티켓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sac.or.kr)에서 하면 된다. 글·사진=노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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