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부족함 속에서 확인한 준비의 의미

입력 2026. 04. 26   15:12
업데이트 2026. 04. 26   15:17
0 댓글
장준서 중위 육군탄약지원사령부 9탄약창
장준서 중위 육군탄약지원사령부 9탄약창



임관 1년 차, 스스로를 ‘어느 정도 준비된 장교’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번 ‘2026 자유의 방패(FS)’ 연습 때 증원요원으로 참가해 국방의 심장부인 합동참모본부(합참)의 긴박한 흐름과 마주하기 전까지 그것은 오만에 가까운 착각이었음을 고백한다.

연습이 시작되자 상황은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전개됐다. 밤낮이 뒤바뀐 일정 속에서 연합 협조회의가 이어졌고, 새벽까지 계속되는 업무에 순간의 기억조차 흐릿해질 만큼 피로가 누적됐다.

진짜 힘들게 한 것은 육체적 고단함이 아니었다. 진짜 위기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찰나에 찾아왔다.

화상회의에서 통역을 하던 중 준비했던 범위를 벗어난 질문 앞에서 단 한마디도 내뱉지 못했다. 결국 역할에서 이탈해야 했다. 그때 흐르던 냉정한 정적과 나를 향한 시선들은 지금도 선명한 잔상으로 남아 있다. 그 순간 뼈아프게 깨달았다. 생각보다 준비돼 있지 않은 나 자신을 말이다.

돌이켜 보면 ‘절반쯤 이해한 상태’를 준비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단 하나의 표현과 판단이 연합작전의 흐름과 직결되는 합참이라는 ‘바다’에서 50%의 이해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실전은 적당히 버틸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

연습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문장이 있다. 가장 어리석은 이는 스스로 어느 정도 경지에 올랐다고 자만하며 그 자리에 머무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바로 그 위험한 경계에 서 있었다. ‘왜 더 깊이 고민하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은 연습 내내 나를 채찍질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결론으로 이어졌다.

준비란 단순한 숙지가 아니라 어떤 돌발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수준까지 스스로를 끊임없이 끌어올리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는 것을.

이번 연습에선 완벽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나의 밑천과 부족함을 처절하게 확인한 시간이었다. 그 부족함을 명확히 인식하게 된 것이야말로 초임장교로서 얻은 가장 값진 전과(戰果)였다. 어제보다 1%라도 나아졌다면 그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고 믿는다.

연습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장교로서 준비에는 쉼표가 없다. 이제 더 이상 ‘준비돼 있다’고 쉽게 얘기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그 말에 담긴 책임의 무게를 기꺼이 견딜 수 있는 실력 있는 장교가 되기 위해 오늘도 다시 전투화 끈을 조여 맨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0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