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돋보기
인도·태평양 소다자 협력의 배경과 동향 ③ 한·미·일 안보협력의 발전 경과와 지속·도전 요인
2022년 북한 미사일 경보 실시간 공유
2023년 정상회의서 협력 제도화 기틀
이듬해 고위급 정책협의 정례화 합의
최초 다영역 훈련 ‘프리덤 에지’ 실시도
각국 정치적 상황 따른 불확실성 커져
北·中 대응 전략적 인식차 극복도 과제
한·미·일의 안보협력은 정상회담을 정점으로 고위급 정책협의, 정보공유, 연합훈련 등의 핵심 구성요소로 체계화돼 있다. 첫째, 3국 협력의 정점인 정상회담은 협력의 포괄적 방향을 제시하면서 국방·외교 분야 협력을 하향식으로 추동하고 있다. 둘째, 외교·국방장관 회담, 차관보급 회의, 합참의장 회의 등 고위급 정책협의를 통해 3자 안보협력을 지속 강화해 왔다. 셋째,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을 위한 정보공유 분야 공조가 본격화됐다. 넷째, 3국 연합훈련을 정례화 및 확대하려는 노력을 지속했다.
1990년대 후반 시작된 북한 핵·미사일 위기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실질적 제도화를 추동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예를 들어 1998년의 대포동 발사와 북핵 문제 재부상을 배경으로 미국은 대북정책 재검토에 착수했으며, 그 과정에서 세 나라는 1994년 4월부로 대북정책조정그룹(TCOG)을 창설해 정책협의를 제도화했다. 이는 한·미·일 협력이 대북정책 공조를 위한 협의 기제로 출범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정보공유 분야 협력이 본격화됐다. 출발은 2014년 12월부로 체결된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이다. 이를 통해 3국은 미국을 허브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 관련 비밀정보를 공유했다. 즉, TISA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을 거쳐 군사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였다. 이러한 제약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2016년 11월부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체결되면서 양국이 군사기밀을 보다 직접적 방식으로 공유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한·미·일의 실시간 정보공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에 2022년 11월의 프놈펜 정상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의 실시간 공유체계 구축에 합의했다. 이어서 2023년 3월부로 조건부로 운영돼 온 한·일 GSOMIA가 완전히 정상화됐으며, 같은 해 12월부로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의 3국 간 실시간 공유체계를 가동하면서 미사일 위협의 탐지·평가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했다.
한·미·일은 일련의 정상회담과 고위급 정책협의체 회의를 통해 협력의 가치연대적 성격을 부각했다. 또 북한의 도전에 대응하는 동시에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뒷받침하겠다고 천명했다. 특히 2023년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3국 협력 제도화의 기틀을 마련했다. 3국 협력의 지속 지침을 담은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협력의 비전 및 이행방안을 천명한 공동성명 등이 주요 내용이다.
2024년 7월의 국방장관회의를 통해서는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에 서명했다. 동 문서는 3국 안보협력의 기본 방향과 정책 지침을 제공한 최초의 문서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포함한 역내 도전·도발·위협 대응을 통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및 이를 넘어서는 범위에서 평화와 안정을 보장한다는 목적을 설정했다. 이를 위해 3국의 고위급 정책협의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한·미·일 협력의 핵심적 지속요인이다. 갈수록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긴밀하게 연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미사일 방어, 우주·사이버 영역 협력, 해양안보 협력, 제재 강화 등 북한의 전방위적 위협에 대응하면서 한반도의 평화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양자 동맹의 개별적 접근법을 넘어서는 집단적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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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미·일의 정례화된 연합훈련은 협력의 지속가능성을 군사적 차원에서 뒷받침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통해 3국 정상은 연합 군사훈련의 명칭을 부여하면서 다영역에서 정례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상 차원의 지침에 따라 한·미·일 당국은 3자 훈련을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시행하려는 목적으로 다년간의 3자 훈련 계획을 수립했다. 그 결과 한·미·일 최초의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1·2차 훈련이 각각 2024년 6월과 11월 실시됐다. 지난해 9월에는 해상미사일 방어, 대잠수함 작전, 공중 및 방공 훈련, 사이버 방어 등의 분야를 중점으로 3차 훈련이 진행됐다.
2024년 11월 출범한 한·미·일 사무국은 실무적 차원에서 3국 협력의 지속성을 뒷받침하는 기제다. 합의에 따라 사무국 운영과 사무국장직 수임은 한·미·일 순서로 2년씩 돌아가며 하기로 했으며 초대 사무국장은 한국이 담당했다. 2025년 9월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는 행동 지향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한·미·일 사무국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지속 점검하기로 했다. 사무국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 1월 서울에서 개최된 한·미·일 사무국 운영이사회에서도 실질적 협력을 증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협력 분야의 확대 역시 한·미·일 협력의 또 다른 지속요인이다. 3국은 일련의 공동 문서를 통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양자, 바이오, 핵심광물, 해양안보와 법 집행 분야에서의 협력 추세에 주목해 왔다. 3국 협력이 군사협력을 넘어 경제안보 분야 등 전방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렇게 협력 분야가 확대될수록 특정 분야에서의 갈등이 전체적인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축소된다.
도전 요인도 상존한다. 특히 트럼프 2.0 시대 3국 협력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트럼프 2기 미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기인한 것이다. 일본 내각의 국내 입지 약화도 한·미·일 협력의 도전 요인으로 부상했다. 무엇보다 각국의 국내정치적 상황 변화로 인해 3국 협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됐다.
이러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일 협력을 공언하면서 한·일 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예를 들어 이 대통령은 취임 14일 만인 지난해 6월 18일 열린 당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첫 번째 정상회담에서 더욱 견고하고 성숙한 한·일 관계를 만들자는 공감대를 마련했다. 같은 해 8월에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과 먼저 정상회담을 여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주면서 국제사회 주목을 받았다. 한·일 관계 발전을 통해 한·미·일 협력을 추동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한국 안보의 관점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은 북한 위협 억제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지속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3국 안보협력을 대(對)중국 억제의 협의체로도 발전시켜야 한다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이는 자칫 중국의 반발을 초래하면서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한·미·일 협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략적 인식 차이를 해소하려는 노력도 지속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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