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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보조 병기에서 전장의 주인공으로

입력 2026. 04. 21   16:22
업데이트 2026. 04. 2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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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상하제대를 막론하고 심도 있게 이뤄지는 드론 유닛 전투 수행법에 대한 토의와 시대적 흐름에 맞춰 드론 조종자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드론의 운용원리와 잠재력을 체감했다. 직접 조종기를 잡고 느낀 드론의 기동성과 정밀함은 드론이 보조 병기를 넘어 보병의 소총만큼이나 보편적이면서 전장의 승패를 가르는 치명적인 ‘하늘의 유닛’으로 자리 잡았음을 확신하게 만든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의 ‘바이락타르 TB2’와 같은 중대형 무인공격기는 러시아 전차부대를 궤멸시키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방공망이 정비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크고 느린 무인기는 손쉬운 먹잇감이 됐고, 전장은 ‘중소형 자폭드론’과 ‘초소형 일인칭시점(FPV) 드론’의 시대로 넘어갔다. 현재 전장의 주역은 수백 달러에 불과한 FPV 드론이다.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된 이 작은 기체들은 정밀조종을 통해 전차와 장갑차의 취약부를 파고든다. 이는 고가의 전략자산을 저가의 소모성 유닛으로 무력화하는 ‘비대칭 전술’의 극치를 보여 준다.

드론의 위협이 상시화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물리적·비물리적 대응 역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드론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무선주파수(RF) 신호를 기반으로 운용된다는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다. 러시아는 동부전선 20㎞마다 ‘전자전 단지’를 구축해 적 드론의 접근을 원천봉쇄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매달 1만 대 이상의 드론을 잃는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이러한 비물리적 대응(Soft-Kill)만큼이나 중요한 게 물리적 대응(Hard-Kill)이다. 재밍을 회피하고자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지능형 드론이 등장하면서 물리적으로 기체를 무력화하기 위해 기존의 대공포와 더불어 탄약 소모 없이 정밀타격이 가능한 ‘고출력 레이저’, 적 드론을 공중에서 사냥하는 ‘요격 드론’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드론 사냥꾼’으로 불리는 대드론 전담부대는 장비를 활용해 드론을 파괴하고 방호네트 설치, 철저한 위장, 신중한 대피 등 적 드론의 눈으로부터 아군의 생명을 지켜 내고 있다.

미래전의 승패는 누가 더 많은 드론 유닛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방어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단순히 성능 좋은 드론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사시 즉각적인 대량 공급이 가능한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동시에 AI 기반의 통합 안티드론 시스템을 완성하고 모든 제대 장병이 드론의 위협을 일상으로 인식하도록 실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하늘의 암살자’ 드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박경환 중령 육군11기동사단 사자여단
박경환 중령 육군11기동사단 사자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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