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회 기자의 군금해
해병대 여군 DI의 하루
신병 과정 포함 고강도 훈련 이수
강한 체력·정신력·전달 능력 필요
모든 면서 모범 보이려 행동 절제
“부대에 헌신, 부사관의 기본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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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예 해병대 부사관 양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먼지 한 톨 없는 깔끔한 군복, 흰 헬멧 아래로 보이는 매서운 눈빛, 흐트러짐 없는 몸짓과 단호한 말투에서 풍기는 강인함. 경북 포항시 해병대교육훈련단 부사관교육대대에서 만난 김민교(중사) 훈련교관은 “매 순간 후보생들이 보고 있다는 생각으로 군인다운 외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민간인의 습관을 벗지 못한 채 입대한 부사관 후보생들이 단기간에 정예 부사관으로 거듭나기까지, 그 모든 과정의 처음과 끝에는 해병대 훈련교관(DI·Drill Instructor)이 있습니다. ‘안승회 기자의 군금해’ 이번 시간에는 막중한 사명감으로 해병대 부사관을 양성하는 해병대 DI를 만나봅니다. 안승회 기자/사진=국방일보 유튜브 화면 캡처
해병대교육훈련단 부사관교육대대는 모든 해병대 부사관이 거쳐 가는 출발점입니다. 후보생들은 이곳에서 부사관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위한 교육훈련을 받습니다. DI는 후보생들이 해병대 입영 후 가장 먼저 만나는 군인입니다. 수료, 임관 때까지 후보생들을 훈련·훈육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해병대 DI가 되는 길은 험난합니다. 해병대 특성화 훈련과 천자봉 고지 정복을 포함한 신병 양성과정을 동일하게 이수하며 교관으로서 올바른 자세와 정확한 통제능력을 검증받아야 합니다. 훈련은 8주간 강도 높게 진행됩니다. DI는 언제나 후보생보다 먼저 일어나고 늦게 잠듭니다.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여야 하므로 항상 긴장감을 갖고 절제된 행동을 합니다. 체력과 정신력은 물론 정확한 교육 전달 능력까지 요구됩니다. 해병대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자부심이 없다면 하기 쉽지 않은 일입니다. 김 중사는 “내가 갖고 있는 해병대 정신을 후배들에게 그대로 전하고 싶은 마음에 DI를 지원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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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중사는 2019년 해병대 부사관 380기로 임관한 뒤 해병대1사단 포병부대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현장 경험을 쌓았습니다. 2020년 해병대 여군 최초로 K55자주포 조종면허를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포병은 폐쇄된 공간에서 40㎏이 넘는 탄약을 운반하는 등 여군이 임무를 수행하는 데 제한이 있지만 김 중사는 꾸준한 체력단련과 섬세한 리더십을 발휘하며 포반장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여군이 포반장을 맡은 것도 김 중사가 해병대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김 중사는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라 국가의 것이라는 생각으로 치열하게 군 생활하고 있다”며 “부대를 위해 헌신하는 게 해병대 부사관의 기본자세”라고 말했습니다.
“부사관 414기, 총 병사 떠나!” 김 중사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건물 전체에 울려 퍼지자 후보생들이 빠르게 움직입니다. 생활관을 빠져나온 후보생들은 연병장으로 이동해 정확한 대형을 갖춥니다. 김 중사 지휘 아래 제식과 총검술 훈련이 이어집니다.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하는 후보생들. 이 정도 하면 될 법도 하지만 김 중사는 만족하지 않습니다. “동작에 절도가 없다. 명확하게 찔러!” 김 중사의 정확한 시범과 함께 훈련은 반복됩니다. 땀이 쏟아지고 체력은 한계에 다다르지만 동작은 더욱 더 정교해집니다. 어느덧 100명이 넘는 훈련병의 총검술 동작과 기합 소리가 하나로 맞춰집니다. “DI는 단순히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후보생들에게 ‘보여주는 교범’이 돼야 한다”는 게 김 중사 설명입니다. “완벽한 시범을 보이기 위해 항상 거울을 보며 자세를 점검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절도 있는 동작과 명확한 구령을 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합니다.”
후보생들의 하루는 점호로 마무리됩니다. 적막함 속 김 중사의 걸음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립니다. 매서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며 걷던 김 중사가 발을 멈추자 생활관에 흐르던 긴장감이 극에 달합니다. “청소상태 불량!” 생활관을 울리는 김 중사의 날카로운 말에 후보생이 굳은 자세로 복명복창합니다. 점호는 단순한 청소 상태 점검이 아니라 하루를 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바로잡는 시간입니다. 김 중사는 “점호는 상시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기 위한 연습인 동시에 후보생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최종 과업”이라며 “지속적인 훈육을 통해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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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교육대대에서의 하루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된 하루가 반복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전장에서 대원들을 이끌고 국가를 지킬 수 있는 해병대 부사관이기 양성되기 때문입니다. 김 중사는 “민간인이었던 후보생들의 발이 하나로 맞춰지고 정예 해병의 모습을 갖춰갈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던 청년들이 모여 하나의 대열로 움직이는 순간 그 변화는 눈에 보일 만큼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엔 언제나 DI가 있습니다. 해병대 DI 김민교 중사는 오늘도 그 자리에서 해병대의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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