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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통제 분야로 3국 협력 확대… 역할 분담도 명확

입력 2026. 04. 17   16:12
업데이트 2026. 04. 1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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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슈돋보기
인도·태평양 소다자 협력의 배경과 동향 ② 미·일·호 삼각전략대화의 위상과 발전 경과

미국 중심 일·호 연결 소다자 협의체
2006년 첫 외교장관 회의 계기 제도화
역내 질서 유지와 함께 중국 공동 대응
점차 군사적 차원 전략적 연대 본격화
일·호 ‘상호접근협정’ 3국 협력 뒷받침
공동 훈련 시 군대·무기 반입 등 간소화

외교·국방 분야에서 제도화된 미국·일본·호주의 협력은 일본·호주 안보협력을 통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양국의 2007년 안보협력 공동선언은 그 역사적 출발점이다. 사진은 지난 8일 일본 도쿄 방위성에서 리처드 말레스(왼쪽) 호주 부총리와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외교·국방 분야에서 제도화된 미국·일본·호주의 협력은 일본·호주 안보협력을 통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양국의 2007년 안보협력 공동선언은 그 역사적 출발점이다. 사진은 지난 8일 일본 도쿄 방위성에서 리처드 말레스(왼쪽) 호주 부총리와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미국·일본·호주의 삼각전략대화(TSD·Trilateral Strategic Dialogue)는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과 호주를 횡적으로 연결한 소다자 협의체다. 이 협의체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성숙하고, 전략적으로도 가장 중요한 소다자 협력의 기제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의 안보공약을 핵심축으로 역내 핵심 동맹국이자 대표적 중견국인 일본과 호주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일·호 협력은 역내 억제력 구축의 지속 가능한 근간 기제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미·일·호의 TSD는 2002년의 고위관리급 협의로 시작됐으며, 2006년 호주 시드니에서 첫 외교장관 회의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으로 제도화됐다. 이 시기 3국은 북한, 대테러, 비확산, 민주주의, 아시아·태평양 협력 등의 의제를 폭넓게 논의했다. 중국 문제 역시 역내 협력의 관점에서 논의됐다. 이후 일시적인 정체기를 거쳐 2013년에 제5차 회의가 개최됐으며, 이를 통해 변화하는 역내 안보환경 속에서 TSD를 계속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제7차 외교장관 회의는 TSD의 전환점이 됐다. 미·일·호 협력이 기존 아시아·태평양의 관점에서 인도·태평양의 관점으로 변화됐기 때문이다. 3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평화롭고, 안정적이며, 민주적으로 번영하는” 지역 질서를 위해 협력을 심화하겠다고 밝혔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과 규칙 기반 질서라는 개념이 3국 협력의 핵심 목표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9년의 제9차 회의에서는 “인도·태평양에 관한 아세안의 관점”과 접점을 확인하면서 태평양 도서국과의 협력, 양질의 기반시설 확충, 해양안보 역량 구축 등의 협력 의제를 강조했다.

나아가 2022년의 캄보디아 프놈펜 회의에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중국의 대규모 군사훈련과 미사일 발사에 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이렇게 TSD는 규범·인프라·해양역량구축을 결합한 지역 질서 협의체로 확장되는 동시에 무력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하면서 중국의 역내 공세적 행보에 맞서는 협의체로 부상했다.

미·일·호의 국방 분야 협력도 본격화했다. 2024년 5월 하와이에서 개최된 제13차 ‘3자 국방장관회의(TDMM·Trilateral Defense Ministerial Meeting)’에서 3국은 군사적 차원에서의 전략적 연대를 강조하면서 제반 분야에서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같은 해 11월의 제14차 TDMM에서는 역내 ‘집단 억제(collective deterrence)’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3국 협력을 지속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하면서 방위협의체 신설에 합의했다. 또한, 한국·인도·뉴질랜드·영국·프랑스 등과의 연계 방침도 밝혔다. 이는 TSD의 국방 분야 협력이 배타적인 3자 군사협력을 바탕으로 역내·역외 국가와 선택적으로 연계하는 이중적 구조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25년 5월에 개최된 ‘3자 국방협의(TDC·Trilateral Defense Consultation)’에서는 더욱 실질적 차원의 군사협력 방침이 발표됐다. 미·일·호 3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환경이 엄중하다고 평가하면서 역내 억제력과 대응능력 강화, 역내 유사시 대응 도상훈련(tabletop exercise) 추진, 그리고 정보공유 기제 구축 등의 협력 방안을 명시했다. 특히 일본의 통합작전사령부 창설, 주일 미군 지휘구조 개편, 그리고 호주 작전사령부와의 연락체계 강화 등은 3국의 협력이 지휘·통제의 분야로 확장됐음을 보여줬다. F-35 연합훈련과 실사격 훈련 등 전력 운용의 상시적 호환성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미·일·호 3국의 역할 분담도 명확해졌다. 우선 미국은 지휘·통제와 전력투사 등 분야를 중심으로 동맹 네트워크의 중심축을 담당하게 된다. 반면 일본은 반격능력과 남서제도 방어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호주는 장거리 타격 능력 구축과 함께 남태평양에의 접근법 제공을 통해 역내 광범위한 훈련 공간을 제공해 왔다. 2025년 5월의 TDC 공동성명을 통해 호주의 장거리 타격 능력, 일본의 원거리(stand-off) 방어능력, 그리고 미국의 전력체계를 결합해 3국의 억제력과 대응능력을 향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군사 분야에서의 역할 분담이 수사를 넘어 실행 계획의 단계로 진전되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렇게 외교·국방 분야에서 제도화된 미·일·호 협력은 일본·호주의 안보협력을 통해서도 뒷받침되고 있다. 양국의 2007년 안보협력 공동선언은 그 역사적 출발점이며, 2022년 10월 정상회담에서 발표한 안보협력 공동선언을 통해 새로운 협력 관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선언에서 양국의 특별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핵심 기둥으로 재확인했다. 양국 주권과 지역안정에 영향을 미치는 긴급사태 시의 협의 대응, 공급망 구축 등을 강조한 동시에 민주주의와 인권 및 자유무역 등 고통의 가치관을 강조하면서 국제법에 근거한 평화적인 분쟁 해결의 원칙을 천명했다.

일본·호주의 안보협력을 뒷받침하는 핵심적인 제도적 장치는 2022년 1월에 체결된 상호접근협정(RAA·Reciprocal Access Agreement)이다. 이 협정은 양국의 공동 군사훈련 시 상호 군대 입국과 무기 반입 등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이며, 2023년 8월부로 발효됐다. 기시다 후미오 당시 일본 총리는 “양국의 안보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 올리는 획기적인 협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으며, 스콧 모리슨 당시 호주 총리는 “양국 사이에 고도의 협력이 가능해졌다”며 기대감을 표명했다.

양국 안보협력의 최근 두 가지 동향도 주목된다.

그 하나는 2025년 8월 호주 정부가 자국 해군의 호위함 수주 사업에서 일본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최신예 모가미급 호위함을 도입하기 위한 협의가 본격화됐다. 다른 하나는 같은 해 12월에 ‘전략적 방위조정 프레임워크(FSDC)’를 창설했다는 점이다. FSDC는 방위정책, 통합대공미사일방어(IAMD), 우주·사이버, 방산·기술 등 광범위한 사항을 협의하기 위해 창설된 장관급 협의체이다. 올해 4월 9일 도쿄에서 개최된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국은 FSDC에 기반한 국방 분야 협력의 기조를 확인했다.

이러한 협력에 도전 요인도 존재한다. 일본의 경우 헌법과 여론, 그리고 재정 문제 등을 고려해 방위력 증강의 속도를 조율해야 한다. 반면 호주는 대중국 억제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제 협력 등 관계 정상화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역내 위기 시 미국의 개입 수준도 유동적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트럼프 2기 미국의 불확실성이 미·일·호 협력에 초래할 도전 과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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