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 0의 도전
42회 무결점 비상
하늘 열고 바다 품다
아파치·블랙호크·시누크 등 총출동
강풍·파고 뚫고 해상 작전 능력 향상
유도사·조종사·갑판 요원 완벽 호흡
2시간 동안 총 42회 이·착함 완수
육·해군 합동작전 수행 체계 고도화
육군항공사령부(육군항공사)가 13일 해군과 합동으로 ‘함상 이·착함 자격(DLQ) 훈련’을 하며 항공전력의 해상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했다. DLQ(Deck Landing Qualification)는 헬기 조종사가 바다 위 함정 비행갑판에 이·착함할 수 있는 자격을 뜻한다. 해상은 바람과 파고로 인한 흔들림이 심해 육지에 착륙하는 것보다 더 고도의 조종술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육군 항공조종사들은 DLQ 훈련을 정례적으로 실시하며 해상에서 신속·정확·안전하게 이·착함하는 능력을 배양하고 있다. 육군 헬기에 동승해 올해 첫 DLQ 훈련 현장을 다녀왔다. 글=이원준/사진=이경원 기자
‘바다 위 비행기지’ 마라도함에 접근
이날 정오 육군항공사 이천기지. CH-47 시누크 헬기 편대가 기지를 이륙하며 DLQ 훈련의 막이 올랐다. 취재진이 함께 탄 기체는 비행 전 안전점검을 마친 뒤 남쪽으로 향했다.
진해기지에서 연료를 보급한 헬기들은 다시 편대를 구성했다. AH-64E 아파치를 선두로 UH-60P 블랙호크, CH-47 시누크가 줄지어 기동했다. 서로 다른 임무를 수행하는 기종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오후 2시, 거제도 동방 해상에 도달하자 저 멀리 1만4500톤급 대형수송함(LPH) 마라도함이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엔 점처럼 작게 보이던 마라도함은 접근할수록 부풀어 오르듯 웅장한 모습을 자랑했다. 물결 위로 윤곽이 겹겹이 드러나더니 이내 바다를 가르며 항해하는 거대한 비행갑판이 시야를 가득 채웠다.
헬기 조종사와 승무원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고도를 미세하게 조정하고, 속도를 맞추며 함정에 조금씩 접근해 갔다. 바다에 가까워질수록 기체는 상하좌우로 흔들렸다. 거센 해풍 탓이었다.
오후 2시15분, 첫 착함이 이뤄졌다. 비행갑판 위에서 유도사가 양팔로 크게 수신호를 보내며 헬기의 접근을 도왔다. 시누크 헬기는 갑판 왼쪽에서 접근해 수평을 맞춘 뒤, 수신호에 맞춰 미세하게 위치를 조정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비행갑판에 내려앉았다.
유도사·조종사 긴밀 소통…물 흐르듯 숙달
헬기를 이탈해 비행갑판에서 훈련 모습을 지켜봤다. 길이 199m, 너비 31m 크기의 비행갑판을 갖춘 마라도함에는 최대 5대의 헬기가 동시에 내릴 수 있다.
이날 비행갑판에서는 1번 스폿에 아파치, 3번 스폿에 블랙호크, 5번 스폿에 시누크가 이·착함했다.
각 기종은 해상공격, 공중기동, 화물수송 등 서로 다른 임무를 상정하고 훈련을 반복했다.
비행갑판 위에선 갑판 요원들이 신속하게 움직였다. 노란색 헬멧과 상의를 입은 유도사는 수신호로 헬기와 소통했고, 파란색 옷차림의 계류수는 착함한 헬기에 접근해 낙심체인으로 불리는 결박 장비를 바퀴에 연결했다.
함정이 흔들리는 환경에서 기체를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한 필수 절차다. 로터가 일으키는 강한 바람 속에서도 갑판 요원과 조종사 사이에 호흡이 어긋나는 일은 없었다.
훈련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았다. 약 2시간 동안 총 42회에 걸쳐 이·착함을 반복했다. 착함과 이함, 재접근이 끊임없이 이어지며 조종사들은 감각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반복되는 훈련 속에서 헬기 움직임은 점점 매끄러워졌다. 망설임은 사라지고, 모든 절차가 물 흐르듯 이어졌다. 조종사와 승무원, 갑판 요원이 하나의 팀으로 완벽하게 맞물린 결과였다.
현장에서 훈련을 지휘한 박성진(대령) 마라도함장은 “이번 훈련을 통해 육상과는 다른 해상에서의 헬기 이·착함 절차를 숙달함으로써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반복적인 합동훈련으로 육상과 해상을 잇는 입체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상 넘어 해상까지’…능력 확장 이정표
이번 훈련은 육군 항공전력이 해군 함정을 기반으로 해상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육군항공사는 강조했다.
이날 훈련에는 16명의 조종사가 참여해 DLQ 자격 취득 및 유지 과정을 수행했다. 이들은 사전 5일간의 집중 이론교육과 임무 수행 장비 점검을 마쳤다. 훈련 당일에는 풍향에 따른 함정 침로와 이·착함 제한치를 실시간 확인하며 정밀하게 조종했다.
해상 비행의 특수성을 고려해 ‘현장 중심의 안전활동’에도 힘을 쏟았다. 정비사와 안전통제관을 현장에 배치해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안전하게 훈련을 마무리했다. 모든 항공기에는 구명정과 구명의, 비상탈출용 소형 호흡장치(HEED) 등 생존 장비도 비치했다.
육군항공사는 이번 훈련 성과를 바탕으로 해군과의 합동작전 수행체계를 고도화하고, 국가방위 핵심 전력으로서 전천후 임무 수행 능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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