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군은 왜 사람이 떠나는가?” 초·중급 간부의 이탈은 단순한 인력난이 아니라 전투력의 토대를 흔드는 신호다. 현장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계층이 이탈하면 남는 것은 과중한 업무와 끊긴 경험의 축적이다. 그 공백을 메우려 남은 인원이 더 버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변화하는 국방환경에 맞춘 전투력 향상도 결국 ‘사람’에서 출발한다.
20·30대 초·중급 간부들은 자기 발전과 공정을 중시한다. 공정한 기준 아래 성장할 수 있다면 조직에 남고, 역량이 쌓이는 만큼 보상이 따른다고 믿을 때 더 치열하게 헌신한다. 반대로 기준이 흔들린다고 느끼는 순간 조직의 ‘비전’을 믿기 어려워진다. 여기서 말하는 ‘비전’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이 조직에 남을 이유, 그리고 내 노력이 정당하게 평가받는다는 확신이다.
필자는 그 이유를 단단히 만들어주는 가치가 ‘청렴’이라고 본다. 청렴은 개인의 미덕을 넘어 조직 신뢰를 지탱하는 규칙이며, 공정한 성장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청렴이 무너지면 변화는 두 갈래로 빠르게 나타난다.
첫째, 부정(不正)이 전염된다. 특히 리더의 부정은 더 빨리 번진다. 군은 상하동욕의 구조로 움직이며, 지휘관의 판단과 태도는 곧 기준이 된다. 오늘의 작은 예외가 내일의 관행이 되고, 관행은 조직문화를 만든다. 그 순간 “원칙을 지키는 사람만 손해 본다”는 메시지가 퍼진다. 청렴이 약한 조직에서는 ‘일을 잘하는가?’보다 ‘누구와 가까운가’가 승패를 가르는 듯한 인상이 생기고, 능력 있는 사람일수록 먼저 등을 돌린다.
둘째, 신뢰가 무너진다. “우리 조직은 원래 그래”라는 체념이 자리 잡으면 과정과 결과에 대한 믿음이 약해진다. 전투력은 무기체계 등 유형전투력과 무형전투력의 합이다. 협업, 책임감, 의지 등 무형전투력이 중요한 이유다. 공정한 평가와 보상이 기대되지 않으면 협업은 거래가 되고, 책임은 회피가 된다. 규정 준수는 ‘통제’가 아니라 ‘공정’의 언어로 설명돼야 하며, 그때 구성원은 명령을 넘어 납득으로 움직인다.
청렴이 흔들리는 조직은 건강이 악화하고, 계급 구조가 뚜렷할수록 피해는 더 크다. 결국 소진과 갈등이 늘고, 이탈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구조의 결과가 된다. 군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은 거대한 선언보다 분명한 실천이다. 리더는 ‘예외 없는 기준’으로 모범을 보이고, 조직은 평가·인사·포상 절차에서 공정을 체감하게 해야 한다.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작은 특혜와 관행을 바로잡는 교육, 이해충돌 관리도 뒷받침돼야 한다. 무엇보다 문제 제기가 불이익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보호 장치가 실제로 작동해야 한다.
청렴이 자리 잡을 때 초·중급 간부는 조직의 미래를 믿고, 그 믿음은 전투력으로 연결된다. 청렴은 군의 미래를 밝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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