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노동부담 0으로 줄이고 업무능력 350% 높이고 '技막힌 물류' 승리를 보급하다

박상원

입력 2026. 04. 12   13:46
업데이트 2026. 04. 1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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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여건 UP GRADE 병영이 바뀐다
육군종합보급창 스마트 물류시스템

작업자 대신 로봇이 움직이는 물류로…업무 개선 넘어 군수체계 혁신
AI 기반 분류 자동화 시스템 도입해 속도·정확도·안정성 동시 향상
장병 근무 여건·업무 만족도 개선…'디지털 물류 플랫폼' 구축 박차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하던 보급품 상자가 자동으로 분류된 뒤 로봇 팔에 의해 정교하게 적재됐다. 잠시 후 무인지게차가 스스로 접근해 팰릿을 들어 올리고 지정된 적송장으로 이동했다. 작업자는 단말기 화면을 확인하며 필요한 수량만 꺼내 들었다. 지난 8일 세종시 부강면 육군종합보급창 예하 1보급단. 이곳은 ‘사람이 움직이던 물류’가 ‘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움직이는 물류’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현장이었다. 글=박상원/사진=이경원 기자

지난 8일 육군종합보급창 1보급단 물류창고에서 컨베이어를 통해 이동한 보급품이 3D 비전 카메라를 거쳐 로봇 팔에 의해 팰릿에 적재되고 있다.
지난 8일 육군종합보급창 1보급단 물류창고에서 컨베이어를 통해 이동한 보급품이 3D 비전 카메라를 거쳐 로봇 팔에 의해 팰릿에 적재되고 있다.



보급이 곧 전투력

“스마트한 보급이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백재철(군무이사관) 종합보급창장의 말처럼 부대의 변화는 업무 개선을 넘어 전투력과 직결되는 군수체계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 찾아간 1보급단 물류창고 내부는 기존 군 보급창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과거처럼 인력이 직접 지게차를 몰고 창고를 오가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신 무인지게차와 무인운반차가 일정한 경로를 따라 조용히 움직이며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업자는 물류창고제어시스템(WCS)에 보급품 출고 명령을 입력했다. 지시가 내려지자 무인지게차는 저장대로 이동해 팰릿을 꺼내고, 무인운반차가 이를 작업자 앞으로 전달했다. 작업자는 바코드를 스캔한 뒤 필요한 수량만 꺼내면 작업이 완료됐다. 남은 물품은 다시 자동으로 제자리로 돌아갔다.

이른바 ‘상품이 사람에게 이동해 오는(GTP·Goods To Person) 방식’이다. 사람의 이동을 최소화하고 시스템 중심으로 작업이 이뤄지는 구조다.

길영수(군무주무관) 기동장비소형품목저장담당은 “예전에는 창고 전체를 돌아다니며 물품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며 “지금은 시스템이 위치를 안내하고 장비가 물품을 가져오기 때문에 작업 속도와 정확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하루 물류처리 능력 대폭 향상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체감 수준을 넘어 수치로도 확인된다. 종합보급창은 창고 구조 재배치와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해 하루 물류처리 능력을 기존 39건에서 140건으로 350% 이상 끌어올렸다. 특히 디지털 피킹 시스템(Digital Picking System)은 작업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핵심 요소다. 저장대에 설치된 표시기가 당일 보급 예정 수량을 즉시 안내하고, 고정식 바코드 시스템은 컨베이어에서 자동으로 정보를 인식해 작업자의 판단 부담을 줄여준다. 이에 따라 작업자는 ‘찾는 일’이 아니라 ‘확인하고 처리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실시간 재고 가시화 시스템을 통해 물품 위치와 수량이 즉시 파악되면서, 불필요한 이동과 중복 작업이 사실상 사라졌다. 결과적으로 보급 속도뿐만 아니라 정확도와 안정성까지 동시에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길영수 군무주무관이 시스템에 보급품 출고 명령을 입력하고 있다.
길영수 군무주무관이 시스템에 보급품 출고 명령을 입력하고 있다.

 

담당자가 분류된 보급품에 박스 라벨을 부착·포장하고 있다.
담당자가 분류된 보급품에 박스 라벨을 부착·포장하고 있다.

 

무인지게차가 출고 후 잔여 품목을 재입고하고 있다.
무인지게차가 출고 후 잔여 품목을 재입고하고 있다.

 

무인운반차가 작업자 앞으로 보급품을 전달하고 있다.
무인운반차가 작업자 앞으로 보급품을 전달하고 있다.



AI가 판단·로봇이 수행하는 ‘완전 자동화’ 공정

창고 한쪽에서는 인공지능(AI) 기반 분류 자동화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었다. 컨베이어를 따라 이동한 보급품이 3D 비전카메라를 통과하자, 로봇 팔이 이를 집어 팰릿 위에 정교하게 적재했다.

AI는 물품의 크기와 무게를 분석해 적재 순서를 스스로 결정했다. 무거운 상자는 아래에, 가벼운 상자는 위에 배치하는 최적 구조를 자동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다. 적재가 완료된 팰릿은 별도의 지시가 없어도 무인지게차가 수령해 부대별 적송장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은 사람의 개입 없이 ‘스캔·분류·적재·이송’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자동화 체계로 완성돼 있었다.

정승민(대위) 정훈과장은 “과거에는 여러 인력이 동시에 투입돼야 했던 작업이 이제는 시스템 중심으로 이뤄진다”며 “인력은 보다 중요한 판단과 관리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근무여건 변화, 힘이 아닌 시스템으로 일한다

이러한 변화는 장병과 군무원의 근무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거운 물품을 반복적으로 운반하던 작업이 줄어들면서 육체적 부담이 크게 감소했고, 자동화 장비가 위험 작업을 대신 수행하면서 안전사고 위험도 낮아졌다. 또한 물류 흐름이 체계화되면서 작업 스트레스 역시 줄어들었다. 즉, 물류 업무가 ‘노동’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장병들의 근무여건과 업무 만족도도 함께 개선되고 있다.

종합보급창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국방혁신 4.0을 현장에서 구현하고 있다. 실제로 종합보급창은 군 책임운영기관 출범 이후 국방부 업무성과평가 최우수 기관 선정, 한국물류대상 대통령 부대표창, 한국지식대상 특별상 수상 등 성과를 이어왔다. 특히 보급 청구 처리 기간을 2019년 8.24일에서 지난해 4.99일까지 단축하며, 야전부대 전투장비 가용도를 크게 향상했다. 또한 1보급단 물류센터는 전군 최초로 국토교통부 주관 ‘스마트물류센터 2등급 인증’을 획득하며 민간 수준을 뛰어넘는 물류 경쟁력을 입증했다.

향후에는 자율이동로봇(AMR)을 활용한 완전 무인이송체계, 무인 적재 시스템, 스마트 타이어 창고 등 보다 고도화된 자동화 체계도 도입될 예정이다.

백 창장은 “종합보급창이 그리는 미래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의 구축”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넘어 2030년까지 AMR을 활용한 창고 내외부의 완전 무인이송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과 화차에 로봇이 직접 보급품을 싣는 ‘무인 적재 시스템’과 타이어의 저장부터 색출까지 모든 공정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스마트 타이어 창고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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