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버즈! 당신의 반려 로봇 삭스예요.”
영화 ‘버즈 라이트이어’에서 60년이라는 고독한 시간의 벽을 넘어 주인공 곁을 지킨 것은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AI) 로봇 ‘삭스(Sox)’였다. 삭스는 주인공의 심리를 관리하고, 복잡한 연료 배합 공식을 계산하며, 위기 시 레이저로 전우를 구하는 ‘만능 해결사’였다. 이러한 영화적 상상은 우리 육군 보병분대가 마주할 필연적인 현실이 돼야 한다.
대한민국 육군은 인구절벽으로 인한 병력 감소와 전장환경 첨단화라는 절체절명의 과제 앞에 서 있다. 24년간 군 생활을 하면서 내린 결론은 명확하다. 이제는 ‘사람의 수’로 승부하는 시대가 아니다. 8명의 보병분대 편제 안에 2대의 ‘피지컬 AI(Physical AI)’ 로봇견 ‘동키(Donkey)’를 상시 편성하는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야말로 육군의 미래를 여는 핵심 솔루션이다.
‘동키’라는 이름은 과거 전장의 험난한 산악지형에서 묵묵히 탄약과 식량을 나르던 당나귀의 헌신에서 따왔다. 하지만 우리 분대의 일원이 될 동키는 무인 차량을 넘어 앞서 언급한 ‘삭스’의 역량을 우리 군의 작전환경에 맞춰 구현한 지능형 전우다.
첫째, 동키는 장병의 마음을 읽는 ‘정서적 전우’다. 삭스가 지친 버즈의 수면을 도왔듯이 동키는 극한 상황에 놓인 분대원들의 생체신호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AI와의 대화로 병사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고 전투 피로도를 과학적으로 관리해 부족한 병력 개개인의 전투 효율성을 최고조로 유지하는 ‘심리상담가’ 역할을 한다.
둘째, 전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지능형 전술고문’이다. 고도의 연산 능력을 갖춘 동키는 분대장의 의사결정을 실시간 지원한다. 탄약·배터리 소모량을 정밀계산해 재보급시점에 알람을 울리고, 지형지물과 적 화기 사거리를 분석해 최적의 기동 경로를 제시한다. 이는 지휘관의 경험적 혜안에 데이터 기반의 확신을 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셋째, 에너지의 연속성을 보장하는 ‘움직이는 에너지 허브’다. 동키의 몸체에는 각종 수리도구와 레이저 절단기 등이 내장된다. 주목할 점은 동키가 전장에서 스스로 자가충전을 하며 분대원들의 개인장비에 전력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야전에서의 전력 부족은 동키가 해결할 구시대의 유물이다.
넷째, 분대의 생존성을 보장하는 ‘지능형 방패’이자 ‘데이터 엔진’이다. 고성능 열상센서로 야간 감시를 전담하고, 적 드론의 접근을 차단하는 전파방해(Jamming)를 수행한다. 동시에 작전의 전 과정을 영상과 데이터로 기록해 사후강평(AAR)의 객관성을 높이며, 축적된 데이터는 스스로 더욱 강력하게 학습시킨다.
필자가 제안하는 핵심은 8명이라는 한정된 분대 편제 내에 동키 2대를 완전히 통합하는 것이다. 화력·물자를 담당하는 ‘전투지원형’과 정찰·전자전을 담당하는 ‘정보지원형’ 동키가 6명의 정예 보병과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우리 분대는 10명 이상의 화력을 능가하면서도 기동성은 배가된 강력한 소부대로 거듭난다.
MUM-T의 구축은 AI 과학기술 강군을 육성하고자 하는 ‘국방혁신 4.0’의 지향점과 궤를 같이한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전투 효율을 극대화하는 동키의 도입은 단순히 기술 진보를 넘어 우리 군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도전이다.
“안녕, 동키! 준비됐나? 가자, 저 너머 전장으로!” 어느 날 아침, 미래형 스마트 생활관의 문이 열리고 꼬리를 흔들며 우리를 반기는 동키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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