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중의 선물은
사랑하는 사람의 손으로 건넨
그 사람의 향기가 나는 꽃이죠
하지만 선물을 받으면서도
사람들은 잘 몰라요
꽃을 들고 온 사람이 진짜 선물인걸
선물 중의 선물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그 사람의 미소가 묻은 꽃이죠
그런데 선물을 받으면서
내 눈에는 꽃만 보였죠
두 손으로 꽃을 안고 온
당신이 바로 선물인 것을
당신을 놓친 후에야
진정한 선물이 무엇인지 알았어요
바보처럼 그제야 알았어요
당신이야말로 내겐
꽃 중의 꽃이었고
선물 중의 선물이었는데
<시 감상>
현실의 세계는 어느 순간도 고정적이지 않고, 그 이면의 세계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어서 두 세계를 아우르는 일은 불편하고 불확실한 것일지도 모른다. 일상의 굴곡과도 같은 언어는 늘 두 개의 세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어서 우리는 그 진실을 미처 보지 못하거나 알지도 못하고, 제대로 말하지도 못한다. “꽃만” 보면서 기뻐하듯이 겉멋에 빠진 것처럼. 정작 그 “꽃을 들고 온 사람”, 그 “꽃을 안고 온 당신”이 진짜 선물임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어쩌면 시인은 이면의 세계에 숨어 있는 진실을 캐내 보여 주는 광부일지도 모른다. 시어의 이랑과 고랑에서 꿈틀꿈틀 일어서는 이면의 진실을 들여다보는 일은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개안(開眼)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이기도 하다.
시인은 강한 어조로 주장하거나 손을 뻗으면 닿을 듯이 친밀한 거리로 말을 부려 오지 않는다. 오히려 “당신을 놓친 후” 뱉어 내는 회한(悔恨)의 어투로 말한다. 왜일까? 사람은 남의 말을 듣고 바뀌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의 결점과 맞닥뜨렸을 때 변한다. 뼈아픈 대면을 겪으면서 마침내 진실을 깨닫게 된다. 다른 모든 방법을 시도한 뒤 스스로 변하는 일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을 때까지, 소중한 것을 다 잃고 바닥을 칠 때까지 진실을 보지 못하고 진실에 다가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이 뿌리 깊은 인습과 부조리를 스스로 깨칠 때 비로소 ‘진정한 선물’을 맞이할 수 있다는 너지(nudge)의 언술로, 시인은 에둘러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 차용국 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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