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장에 처음 들어서는 예비군 대부분은 ‘해야 하니까 온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하지만 훈련이 진행되고 실질적인 교육과 상황 부여 훈련을 거치며 달라지는 태도를 볼 때마다 예비군의 잠재력과 가치를 현장에서 실감한다.
예비군은 결코 과거의 전력이 아니다. 제대로 준비만 된다면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국가방위 자산이다. 급변하는 현대 안보환경은 이를 분명히 보여 준다. 국지도발, 사이버전, 드론을 활용한 비대칭 위협 등은 전쟁 양상을 단시간·고강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기 대응 능력과 전투 지속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숙련된 예비전력이 필요하다. 예비군은 군 복무 경험을 통해 기본적인 전투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 이는 단기간의 재교육으로 즉각적인 전력화가 가능하다. 현장에서 만난 많은 예비군은 ‘잊고 있었을 뿐 다시 하면 할 수 있다’는 공통된 자신감을 보여 줬다.
과거 반복적이고 획일화된 훈련 방식은 예비군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개인의 숙련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같은 교육이 반복되다 보니 ‘시간만 채우는 훈련’이라는 인식이 생긴다. 현장에서 체감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소규모 전술토의, 실제 상황을 가정한 임무형 훈련, 개인 경험을 공유하는 쌍방향 교육이었다. 단순한 이론 전달이 아니라 ‘유사시 당신의 역할은 무엇인가’를 명확히 인식할 때 예비군들은 놀라울 만큼 적극적으로 변한다.
과학화훈련체계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현대전 양상을 고려한 훈련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과제는 복지와 보상이다. 특히 자영업자나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하루의 훈련이 곧 생계 손실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에서 예비군에게 헌신과 책임만을 강조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훈련 보상비 등의 현실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사회적 인식의 변화다. 예비군은 군 복무를 마친 ‘과거의 군인’이 아니라 평시엔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유사시에는 다시 국가를 지키는 ‘현재진행형 전력’이다. 훈련과장으로 예비군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다. “여러분은 필요할 때 다시 불러야 할 존재가 아니라 언제든 준비돼 있어야 할 전력이다.” 이는 예비군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공유해야 할 가치다.
예비군은 충분히 강하고, 책임감이 있으며, 준비될 의지가 있다. 그에 걸맞은 제도와 존중,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할 뿐이다. 예비군을 단순히 의무의 연장이 아닌 국가안보의 핵심 축으로 대우할 때 대한민국 국방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예비군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것은 곧 우리의 미래 안보를 준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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