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소리로 인지하고 눈으로 탐지한다…정확히 판단하고 확실히 대응한다

이원준

입력 2026. 03. 31   17:10
업데이트 2026. 03. 3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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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21보병사단, 대드론 개인방호훈련

‘백두 드론전사’ 눈과 귀는 다르다
‘윙~’ 들려오는 소리에 훈련병들 시선 고정
드론 등장에 즉각 은·엄폐…섣부른 대응 자제
위치 노출 주의 기울이며 움직임 추적·보고
낮고 빠르게 접근해 오자 즉각 대응 사격·격추

‘50만 드론전사’ 신병부터 키운다
각개전투훈련에 대드론 개인방호 적용
지형·거리·유형 등 종합적 고려하며 설계
교육 질적 향상 위해 드론 관련 시간 확대 편성
교관·조교 전문성 강화 훈련 효과 극대화

육군이 현대전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 장병 드론 대응 능력’ 숙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50만 드론전사 양성을 목표로 교육체계를 재편하는 가운데 육군21보병사단은 신병교육 단계부터 대드론 개인방호훈련을 처음 도입하며 변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드론 대응 역량은 전투원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인식이 반영된 조치다. 글=이원준/사진=조용학 기자

 

지난달 24일 육군21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각개전투교장에서 훈련병들이 대드론 개인방호훈련의 하나로 근거리 드론 대응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육군21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각개전투교장에서 훈련병들이 대드론 개인방호훈련의 하나로 근거리 드론 대응 절차를 숙달하고 있다.



“1시 방향 드론!”…소리로 적을 찾다

“훈련은 전투다! 싸워서 이기자!”

지난달 24일 강원 양구군 육군21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 각개전투교장. 오후 일과를 시작한 훈련병들이 힘찬 함성을 내지르며 줄지어 교장에 도착했다. 이날 준비된 훈련은 기존 각개전투훈련에 ‘대드론 개인방호’ 과제를 결합한 시범교육. 적 드론 위협에 맞서, 나와 전우를 지키는 방법을 익히고 숙달하는 것이 교육의 핵심 목표다.

대드론 방호는 ‘청각적 인지’에서 시작됐다. 드론이 내뿜는 기계음이 미세하게 들리자, 훈련병들의 시선이 일제히 같은 방향으로 쏠렸다. 이어지는 ‘시각적 탐지’. 100m 전방에서 드론이 하늘로 솟구치며 모습을 드러냈다.

“1시 방향 드론!” “소산!”

훈련병들은 즉각 은·엄폐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응사격은 하지 않았다. 적 드론이 아군을 인식했는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섣부른 대응은 위치 노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신 훈련병들은 드론의 움직임을 추적하며 방향과 속도를 분석·보고했다.

잠시 후 상황이 급변했다. 적 드론이 낮고 빠르게 훈련병들 방향으로 접근하면서다.


훈련병들이 드론을 제압한 뒤 빠르게 기동하고 있다.
훈련병들이 드론을 제압한 뒤 빠르게 기동하고 있다.

 

 

 



“사격 개시!”

훈련병들은 적 드론을 겨냥해 즉각 대응에 나섰다. 분대장은 연막탄을 투척했다. 연막이 퍼지자 드론의 시야가 제한되며 방향성을 잃는 상황이 연출됐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대응 속에 드론은 땅으로 고꾸라졌다.

“여기는 5분대, 드론 격추! 현 위치 이탈하겠다!”

보고를 마친 훈련병들은 신속히 위치를 이동하며 다음 상황에 대비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대드론 개인방호훈련은 ‘판단 중심’ 교육이 특징이었다. 단순히 드론을 발견하면 사격하는 방식이 아니라 △전장 지형 △드론과의 거리 △드론 유형 및 행동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 방법을 결정하도록 설계됐다. 가령 개활지에서는 수평적, 산악지형에서는 수직적 탐지를 우선한다. 정찰 드론에는 빠른 은·엄폐와 기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 1인칭 시점(FPV) 드론은 연막에 취약하다는 점을 교육하는 등 상황별 교전법을 체득하도록 했다.

노지석 소대장 훈련병은 “교육훈련을 통해 실제 드론이 내는 소음을 청취하고 신속하게 소산과 은·엄페를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드론 위협 속에서도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실전에서도 즉각 대응해 전우와 부대의 생존을 책임지는 드론 전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교육용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임재훈(상사) 교관.
교육용 드론을 조종하고 있는 임재훈(상사) 교관.

 



‘전 장병 드론 대응’…드론전 선도하는 21사단

이번 훈련은 단순한 신규과목 도입을 넘어 우리 군의 전투개념 변화가 반영된 결과다. 최근 전장에서 드론은 정찰을 넘어 타격 수단으로 급속히 진화하며 전장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특히 소형 자폭 드론과 FPV 드론의 확산은 전투원의 생존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군은 50만 드론전사 양성을 목표로 전 장병의 드론 운용·대응 능력 확보를 추진 중이다. 운용 인력 양성을 넘어 모든 장병이 드론을 식별하고 상황에 맞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것이다.

사단은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부터 단계적으로 드론 교육체계를 구축해 왔다. 그 결과 3월부터 신병교육대대 각개전투 과목에 대드론 개인방호훈련을 핵심과제로 편성해 적용에 나섰다.

사단 신병교육대대에 입대한 신병들은 총 4시간 동안 △이론교육 △탐지교육 △대응교육 등 3단계 과정을 통해 대드론 역량을 배양하고 있다.

이론교육 단계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현대전에서의 드론 운용 사례와 드론 공격 영상 등을 학습하며 드론 위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 탐지교육 단계에서는 실제 드론 비행음과 수기 신호 등을 통해 적 드론 위협 상황을 조성한 뒤, 시·청각을 이용해 드론을 정확하게 탐지하고 신속·정확하게 보고하는 방법을 익힌다. 마지막 대응교육 단계에서는 근거리 및 원거리 드론 식별 상황에 따른 대응요령을 반복 숙달한다.

사단은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드론 관련 교육시간을 확대 편성했다. 육군 지침을 토대로 각개전투 과목에 대드론 개인방호 과제를 추가하고, 시간표를 조정해 총 4시간의 교육시간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드론 비행 시연, 시범식 교육 등이 가능해졌다.

교육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교관·조교의 역량 향상 또한 눈에 띈다. 신병교육대대 교관 10명 전원이 드론 자격증을 취득하고, 드론전술운용과정을 수료하는 등 전문성을 고루 갖췄다. 교육을 지원하는 조교들 역시 23명 중 20명이 드론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머지 인원도 취득을 앞두고 있다.

신병교육대대 드론 교관인 임재훈 상사는 “입대하는 순간부터 드론 대응 능력을 갖추는 것이 현대전 승리의 핵심이자 장병들의 생존을 보장하는 길”이라며 “체계적인 드론 교육을 통해 사단 전 장병이 드론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도 사단은 전 장병의 드론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교육훈련을 지속하는 한편, 신병교육을 넘어 중·대대급까지 드론 운용 능력을 체계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부대별 특성을 고려한 실천적 교육훈련 모델을 발전시키고, 미래 전장을 주도하는 ‘백두 드론전사’ 양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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