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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AI 전력화의 핵심, 시스템엔지니어링

입력 2026. 03. 27   16:47
업데이트 2026. 03. 2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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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사회 전반을 넘어 국방 분야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을 활용한 정찰과 정밀타격이 전장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은 데 이어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작전에서도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 모델이 표적 식별과 전장 시뮬레이션 등에 활용되면서 AI는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자율무기체계와 무인체계, 지능형 지휘결심 지원 기술 등 AI 기반 군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래 전쟁 양상도 빠르게 변화 중이다. 

우리 군 역시 정예 정보화군 육성을 목표로 국방 정보화를 추진하며 데이터 중심 작전 환경을 구축해 왔다. 이는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전력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었다. 최근 가속화하는 국방 AI로의 전환은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단순한 데이터 공유를 넘어 ‘지능형 결심’으로 나아가려는 시도이며, 정보화로 구축된 디지털시스템 위에 AI를 접목해 전장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방 AI는 단순한 알고리즘의 집합이 아니다. 현장의 센서와 플랫폼, 통신망, 지휘통제체계가 연결된 복합시스템, 즉 ‘시스템 오브 시스템(System of Systems)’의 성격을 지닌다. AI가 전장에서 제대로 기능하려면 다양한 무기체계와 정보체계, 데이터 환경이 유기적으로 연동돼야 한다.

문제는 이들 구성요소가 서로 다른 규격과 체계로 구축돼 통합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데이터 신뢰성 확보, 복잡한 작전 환경 대응, 인간 지휘체계와의 결합은 알고리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들이다.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와 지휘관 의도가 맞물리지 못하면 실전적 효용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기술 고도화를 넘어 전 요소를 하나의 유기체로 통합하는 거시적 설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복합체계를 설계·통합·운용하기 위해선 ‘시스템엔지니어링(System Engineering)’ 관점 접근이 필수적이다. 견고한 시스템 아키텍처가 없다면 AI 역시 안정적인 전력으로 발전하기 어렵다. 시스템엔지니어링은 기획부터 개발, 운용,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 수명주기를 고려하며 체계 최적화를 추구한다. 특히 국방 AI 분야에선 데이터 흐름 설계와 인간과의 신뢰 프로세스 구축, 불확실한 작전 환경에서 안정적 운용을 위한 복원력 확보 등 ‘통합의 공학’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앞으로 국방 AI 시대의 시스템엔지니어링은 AI와 무기체계의 유기적 결합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 중심 접근’으로 진화해야 한다. AI가 체계 핵심 엔진으로 작동하는 만큼 디지털엔지니어링 기반 가상 검증과 체계 설계는 신뢰성 확보의 필수요소가 될 것이다. 결국 파편화된 기술을 하나의 유기체로 묶어 내는 시스템엔지니어링 역량이 미래 국방 AI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국방 AI의 성패는 기술을 설계하고 운용할 ‘사람’에게 달려 있다.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대응하려면 AI 기술과 시스템엔지니어링 역량을 동시에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 양성이 중요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서울과학기술대는 국방융합과학대학원을 중심으로 국방인공지능응용학과를 운영하며 실무 중심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군·학·연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방산기업 및 군 관계자와 협력하고, 매 학기 국방 AI 해커톤을 개최하는 등 실전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 연구 노력은 미래 초지능형 정예 강군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권혁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국방인공지능응용학과 주임교수 한국시스템엔지니어링학회장 전 국방부 정보화기획관
권혁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국방인공지능응용학과 주임교수 한국시스템엔지니어링학회장 전 국방부 정보화기획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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