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관의 날
인터뷰 - 육군5보병사단 포병여단 승리포병대대 정의진 상사
세심하고…진심으로 챙기는 마음, 병사를 구했다
든든하다…믿고 의지하는 전문가, 현장을 지킨다
자기관리·전문지식 갖춰 후배 멘토 역할
정 상사 도움받은 예비역 본지에 기고
“건강하게 전역하는 모습에 성취감 느껴”
부사관은 ‘군(軍) 전투력 발휘의 중추’이자 각급 부대 허리 역할을 하는 지휘자로서 전후방 각지에서 각자 임무에 매진하고 있다. 부사관의 헌신은 우리 군을 지탱하고, 어려움에 봉착한 장병들의 몸과 마음을 붙드는 근간이 된다. 전·평시를 막론하고 장병들을 지키려는 노력은 우리에게 진한 감동도 준다. 27일 ‘부사관의 날’을 앞두고 육군5보병사단 포병여단 승리포병대대 2포대 정의진(상사) 행정보급부사관의 사연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다. 글=최한영/사진=조용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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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로 쓰러진 병사와 끝까지 함께해
지난 1월 26일 자 국방일보에는 김민성 예비역 육군상병의 ‘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신 정의진 상사님,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이 실렸다. 기고문에 따르면 김 예비역 상병은 군 생활하던 2024년 원인 모를 극심한 두통으로 생활관에 누워 있던 중에 정 상사의 빠른 대응으로 국군포천병원, 다시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됐다.
김 상병의 병명은 뇌출혈. 조금만 늦었다면 목숨이 위태로울 상황이었다. 정 상사는 김 상병의 수술이 끝나고 의식을 회복할 때까지 옆을 지켰고, 울산에서 급히 병원으로 올라온 부모님을 위해 숙소를 예약하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정 상사도 당시 상황을 또렷이 기억한다. 김 상병으로부터 ‘뒤통수를 망치로 맞은 것 같다’는 설명을 들은 정 상사는 외할머니가 몇 달 전 뇌출혈 발병 시 같은 고통을 호소했던 걸 떠올렸다. 급히 차량에 태워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김 상병이 네 차례나 구토하고, 국군포천병원 도착 직전에 의식을 잃었을 때의 급박함이 지금도 생생하다.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 뇌출혈이 확인되자 김 상병은 즉시 헬기를 이용해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고, 4시간에 걸친 응급수술을 받아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병원에 도착한 김 상병 부모님에게 수술 경과를 자세히 설명하며 안심시킨 것은 정 상사의 몫이었다.
정 상사의 빠른 대응이 없었다면 어떤 결과를 낳았을지 모를 일이다. 김 상병이 무사히 전역하고 부대 개방행사 때 만나 받은 감사 인사가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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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전투원·보호자 동시에 수행
김 상병이 쓰러졌을 때 정 상사가 보여준 모습은 평소 군 생활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보여준다. 정 상사는 “행정보급부사관은 전장에서 누구보다 강한 전투원이면서 부대 안에서는 병사들의 삶을 살피는 보호자여야 한다”며 “병사들이 몸 건강히 임무를 수행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제게 주어진 가장 큰 소명”이라고 설명했다.
병사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면서 스스로에게 엄격한 전문성을 요구하는 간부가 되겠다는 다짐도 몸소 실천하고 있다. 10년 이상 체력·사격 등 전 분야에서 특급전사 위치를 유지 중인 것이 대표적이다. 전문성을 갖춘 포병 부사관이 되기 위해 사격지휘, 측지 실무, 공군 합동화력과정 등도 이수했다. 군단 포술경연대회 우수, 포병 고급리더과정 성적 우수 등의 이력도 거저 얻은 것이 아니다. 일과 후에는 강원 철원군 민·관·군 사이클 대표 선수로 활동하며 체력 증진과 군 위상 제고는 물론 지역 사회와의 상생에도 힘쓰고 있다.
전우들의 평가도 호평 일색이다. 조준환(중사·진) 포반장은 “항상 말보다 행동으로 가르침을 주시는 분”이라며 “완벽한 자기관리와 전문지식으로 후배들의 멘토가 돼주시고 부대의 어려운 일에 가장 먼저 앞장서주는 든든한 버팀목”이라고 말했다.
김명관 상병은 “엄격함 속에 세심함을 지닌 분”이라며 “작은 건강·표정 변화를 놓치지 않고 챙겨주는 모습에서 진심으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언제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형 같은 존재”라고 강조했다. 정 상사의 자기관리와 주위 평가는 최근 여단이 강조하는 ‘모두가 행복하고 적과 싸워 이기는 강한 포병여단’ 슬로건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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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전우애가 살아 있음을 기억했으면”
정 상사의 앞으로의 목표도 단순하다. 임관했을 때 초심을 잃지 않고, 부대원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현장의 전문가’로 남겠다는 것이다. 정 상사는 “화려한 성과보다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리를 지키는 군인이 되고 싶다”며 “병사들이 건강하게 전역하는 뒷모습을 지켜보고, 사회에 나가 각자의 꿈을 성취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대한민국 국토방위와 부대 관리라는 사명에 온 힘을 쏟겠다”고 힘줘 말했다.
자신이 육군부사관학교 양성 과정 후보생일 때 포기하지 않도록 다독여준 김철중 훈련부사관, 같은 부대에서 복무할 때 독서와 공부의 필요성을 일깨워준 박영인 상사와 같은 좋은 ‘멘토’가 되겠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정 상사는 ‘부사관의 날’을 맞아 이 순간 묵묵히 헌신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응원을 남겼다. “최근 SNS 등을 통해 군에 대한 단편적인, 왜곡된 정보가 확산할 때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하지만 우리 군은 언제나 국민 곁을 지키면서, 전우의 생명을 가족의 생명만큼 소중히 여기는 끈끈한 전우애가 살아 있음을 기억해줬으면 한다.”
우리 군 모든 부사관, 나아가 장병들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같은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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