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승리로 이끄는 지휘관의 결심, 참모가 완성한다

입력 2026. 03. 20   16:03
업데이트 2026. 03. 22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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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승패는 지휘관의 결심에 달려 있다. 그러나 현대전의 복잡성과 가속화된 전장 템포 속에서 지휘관의 판단만으로 승리를 일궈내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번 자유의 방패(FS) 연습의 핵심은 적의 비대칭 위협, 그중에서도 핵·화생방 공격을 실전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는 지휘절차를 숙달하는 데 있었다. 이에 상응하듯 참모 기능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했다. 이번 연습 간 전투참모단의 일원으로서 느낀 참모의 역할과 사명을 술회하고자 한다.

참모의 첫 번째 사명은 지휘관의 눈과 귀를 흐리지 않는 ‘정직한 보고’다. 즉, 작전상황에 기반한 냉철한 상황보고가 중요하다.

적의 핵 시설 가동 징후나 화학탄 투하 준비 정황에 대한 보고가 희망 섞인 관측에 의해 왜곡된다면 그 결심도 곡해되기 쉽다. 따라서 정확한 상황판단을 토대로 ‘지휘관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니라 ‘지휘관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말’을 하는 정직함이 군과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길이다.

두 번째 사명으로 현대전의 참모는 군사적 대응책을 넘어 심리전과 전략적 소통까지 아우르는 조언자가 돼야 한다. 적의 핵·화생방 공격은 물리적 타격뿐만 아니라 공포 확산을 통한 사회 마비를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참모는 지휘관에게 ‘전략적 억제’를 위한 방안까지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억제와 방지’를 위한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핵·화생방 무기 사용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하며 국제사회에서 영원히 퇴출된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통해 적의 오판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동맹국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즉각적이고 압도적인 응징의 실체를 현시함으로써 도발 의지 자체를 무력화하는 ‘통합 억제’의 구체적 논리를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

세 번째 사명으로 훌륭한 참모는 현상 나열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방책을 제시해야 한다. 기능 간 ‘동시통합’을 통한 실질적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 자신의 기능적 전문성에만 매몰된 사고는 지휘관의 결심을 지연시킨다. 이번 연습은 이러한 기능 간 벽을 허물고 최적의 결심을 도출하는 ‘협업의 기술’을 연마하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지휘관이 결심한 사항에 대해서는 모든 노력과 역량을 집중시키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참모의 사명이다.

FS 연습의 포성이 가상 전장을 울리는 순간에 참모들은 스스로 질문해야 한다. “나는 지휘관의 결심에 확신을 주고 있는가, 아니면 불확실성만 더하고 있는가?” 전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지휘관이 흔들림 없이 승리의 길을 선택하게 하는 힘은 참모의 냉철한 분석과 적시적·전략적 조언에서 나온다. 각자 전문성을 바탕으로 ‘살아 있는 조언’을 통해 지휘관을 진정성 있게 보좌할 때 우리는 비로소 승리를 확신할 수 있다.

김준현 육군소령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작전과
김준현 육군소령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 작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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