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경력 단절을 넘어 봄 그리고 다시 봄

입력 2026. 03. 19   15:50
업데이트 2026. 03. 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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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육아에 집중하면서 그동안 이어 오던 유아교육 커리어를 내려놓게 됐다. 이런 삶도 좋았지만 ‘경력 단절’이란 단어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남았다. 이후 추운 겨울 같던 경력 단절을 이겨 내고 직업군인인 남편을 보며 군(軍)에서 다시금 새로운 봄을 만났다.

새로운 봄을 시작한 곳은 육군의 차량 정비 군무원이었다. 생소한 장비들과 빠르게 돌아가는 정비 현장은 늘 정확성과 신속성을 요구했다. 차 한 대, 점검 기록 하나가 임무 수행과 직결되는 환경에서 ‘군 기술행정의 존재가치’를 몸소 느끼며 군무원 한 사람의 기술은 사람과 임무, 국가를 연결하는 신뢰의 기반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그렇게 육군 군무원으로서 2번의 사계를 보내고, 지난겨울 해군 군무원으로 새롭게 임용됐다. 전환의 계기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해군 추진기관 군사특기 부사관인 남편을 통해 해군 함정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수많은 기계와 시스템, 부대원이 정교하게 맞물려 작동하는 거대한 ‘부대’라는 것을 알게 됐고, 이는 자연스레 관심과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그중에서도 함정 기관부는 부대 전투력의 토대이자 함정의 ‘심장부’처럼 느껴졌다. 해군 함정과 기관에 관해 알아갈수록 마치 새로운 운명을 만난 듯 열정이 타올랐다.

해군 함정기관 직렬은 더욱 정교한 기술적 이해와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였지만, 두려움보다 설렘을 택했다. 육군에서 쌓아 온 기술직 분야의 여러 자격증과 경험은 이 설렘에 근거를 더해 줬고 ‘어떤 환경에서도 다시 배워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망설임 없이 해군 함정기관 직렬 군무원으로 지원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해군 군무원으로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하는 이번 봄은 각별하다.

육군이라는 비옥한 토양 위에 새로운 씨앗을 싹틔워 값진 2년을 보내고, 지난겨울 해군이라는 새 보금자리로 분갈이를 했다. 경력 단절이라는 겨울을 보내고 육군에서 맞은 봄은 군무원으로서 책임감과 현장에서의 경험을 키워 줬다. 그리고 해군에서 맞게 된 새로운 봄은 사명감과 열정을 키워 줘 더 넓은 세계로 이끌어 줄 것이다.

앞으로도 해군의 심장부를 책임진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국가안보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해군 군무원으로서 묵묵히 역할을 다할 것이다. 언젠가 지금 나의 이 새로운 도전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김희연 군무주무관 해군1함대 1수리창
김희연 군무주무관 해군1함대 1수리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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