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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자녀 해외 인문학 탐방 소감문 ] 경험으로 배운 책임과 방향

입력 2026. 03. 12   15:46
업데이트 2026. 03. 1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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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경험보다 성취가 중요하다’고 믿어 왔다. 여행은 공부에 비해 우선순위가 낮은 활동이고,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적이라고 여겼다. 주어진 시간 안에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국군사랑모임(KSO)이 주관한 해외 인문학 탐방은 이런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단순히 해외를 방문하는 일정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을 돌아보게 만든 시간이었다.

미국 워싱턴DC의 대한제국 공사관을 방문했을 때 역사라는 과목이 더는 시험을 위한 암기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교과서 속 글로만 접하던 대한제국의 외교적 노력은 그 공간 안에서 생생하게 다가왔다. 타국에서 자주적인 근대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애썼던 선조들의 흔적을 직접 보며 지금의 대한민국도 수많은 선택과 노력 위에 세워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연결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조지워싱턴대에서의 시간도 인상 깊었다. 캠퍼스를 걸으며 다양한 학생들의 모습을 보자 막연했던 대학 진학 목표가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왜 공부해야 할까?”란 질문에 나만의 답을 찾게 됐다. 목표가 생기자 공부를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이전에는 해야 하니까 했던 공부가 이젠 스스로 선택한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처럼 느껴졌다.

백악관과 링컨기념관 방문은 ‘책임’이란 가치에 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한 나라 지도자의 결정이 세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자유와 평등이란 가치가 쉽게 얻어진 게 아니라는 점도 다시 한번 절감했다. 군인 자녀로서 누리는 평범한 일상 역시 누군가의 헌신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책임감 있는 자세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미국에 정착한 한인과의 만남 역시 기억에 남는다. 익숙한 한국어로 전혀 다른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경험은 새로웠다. 그들의 도전과 선택을 들으면서 나의 가능성을 너무 좁게 바라보고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봤다. 세상에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여러 갈래의 길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번 탐방은 단순한 해외 방문이 아니었다. 생각을 넓혀 주고, 진로를 다시 고민하게 하며, 책임 있는 시민으로 성장해야겠다는 다짐을 안겨 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경험이 성취를 방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성취의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해 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 여정에서 얻은 배움과 자극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더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 가고 싶다.


<p>이영서 관인고등학교 2학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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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서 관인고등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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