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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지식에 ‘효율’은 없다

입력 2026. 03. 12   15:46
업데이트 2026. 03. 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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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보병학교 전술학교관으로서 올해의 주인공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교육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어떻게 하면 됩니까?” “정답은 무엇입니까?”였습니다. 스스로 고민하기보다 교관에게 정답을 요구하는 교육생들의 질문이었습니다. 이는 Z세대가 ‘어떻게(How to)’에 대한 명확한 답을 원하고 정답에 이르는 가장 빠른 길을 찾는 데 능숙하기 때문입니다.

시간을 들여 스스로 해답을 구하기보다 교관에게서 답을 얻고자 하는 모습을 마주하면서 교관으로서 꼭 전하고 싶은 당부가 있습니다.

먼저, 여러분이 군인으로서 갖춰야 할 전문성은 ‘책임감’과 ‘올바른 방향’에서 나옵니다. 진정한 전문가는 지름길만 찾는 사람이 아닙니다. 교육기간 정답을 알고 좋은 성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기에 정답과 성적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여러분이 설정한 방향이 올바르다면 속도가 조금 늦더라도 반드시 목표에 도달할 것입니다.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식견을 갖추길 바랍니다.

둘째로, 군사지식엔 결코 ‘효율(efficiency)’이 없습니다. 효율은 투입한 노력과 얻은 결과의 비율이라는 의미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여러분의 성향은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학교에서 전술(戰術)과 전기(戰技), 절차(節次)를 익히는 동안만큼은 그 효율은 잠시 접어 두길 당부합니다. 여러분이 병과학교에서 공부하는 교리(敎理)는 정답이 아닌 ‘나침반’입니다.

검색창의 단답형 해답에 익숙해지지 말고, 교범을 탐독하며 원리를 파고드는 ‘인고(忍苦)의 시간’만이 야전에서 대규모 전투작전 시 여러분과 부하의 생명을 지킬 진정한 내공이 됩니다. 전장에는 검색창이 없습니다. 교범을 탐독하고 고민했던 시간만이 여러분의 뇌와 몸에 근육처럼 남아 위기의 순간 본능적인 통찰력으로 구현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학교에서의 교육은 단순히 정답을 찾는 과정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지켜야 할 것은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올바른 품성과 예의, 도덕성을 갖춰야 합니다. 여러분이 쌓은 지식을 조직과 전우를 위해 사용할 줄 아는 장교가 되고, 자신의 편안함이나 효율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헌신이 있을 때 오만촉광의 다이아몬드가 세상 그 무엇보다 빛나고 가치 있는 보석이 될 수 있습니다.

임관 후 첫 교육을 받으며 직무 지식을 쌓고 탁월한 군사적 통찰력을 갖춘 유능한 리더가 되길 바랍니다. 중세 유럽에선 리더를 ‘외로움’ ‘인내’와 동의어로 여겼다고 합니다. 후배 장교 여러분! 처음이란 설렘이 현실의 한계를 만나 지치고 포기하고 싶게 할지도 모릅니다. 교관과 함께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올바르고 유능하며 헌신하는 장교가 되기 위해 노력해 봅시다.

 

박철원 대위 육군보병학교
박철원 대위 육군보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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