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 1326기로 수료를 앞둔 지금 친구들이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왜 그렇게 고생하면서 힘든 해병대를 가려고 하느냐?” 스스로 수없이 되물었던 질문입니다. 한때 체중이 140㎏이 넘었습니다. 쉽게 지치고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자신감도 부족했습니다. 그렇기에 가장 강하다는 해병대를 선택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굳이 왜 힘든 해병대에 가려 하느냐고 했습니다.
마음속에 오래전부터 자리 잡은 장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명절이면 찾았던 할아버지 댁 벽에 병 94기이신 할아버지의 해병대 시절 사진과 붉은 해병 모자가 걸려 있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모자가 아니라 세월이 지나도 빛이 바래지 않는 자부심이었습니다. 병 631기로 복무하신 아버지 역시 해병대 이야기를 할 때면 눈빛이 달라지셨습니다. 그 눈빛 속에는 고생의 기억보다 ‘해냈다’는 긍지와 전우를 향한 깊은 신뢰가 담겨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무적해병이신 할아버지의 건강이 예전 같지 않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결심했습니다. 3대 해병의 이름을 잇겠다고. 현실은 냉정했습니다. 이런 몸상태로는 당장 지원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선택은 분명했습니다. 포기하거나 바꾸거나.
그래서 바꾸기로 결심했습니다. 신체검사를 미루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땀을 흘리며 식단을 조절했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마다 ‘해병이 되겠다’는 다짐을 되새겼습니다. 체중은 쉽게 줄지 않았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끝까지 버텼습니다. 그렇게 감량했고, 마침내 당당히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해병대교육훈련단에서 받은 전투수영, 각개전투, 산악전 훈련, 천자봉 고지 정복훈련 등 모든 훈련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체력의 한계 앞에서 주저앉고 싶었던 순간이 많았으나 이미 한 번 나 자신을 이겨 본 사람입니다.
그 경험을 떠올리고 그동안의 다짐을 되새기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교육훈련단에서 받은 훈련은 몸을 단련시켰을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친구들의 질문에 분명히 답할 수 있습니다. 힘들어 해병대에 가는 게 아니라 3대 해병의 명예를 이어 가기 위해 선택했다고.
‘김성화’라는 이름이 선명히 새겨진 빨간 명찰 앞에서 또 한 번 다짐합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선택한 해병대의 무적해병 정신을 이어 가겠습니다. 어떠한 임무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해병, 전우와 함께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는 해병이 되겠습니다. 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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