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드론과 AI, 전장의 공식이 바뀐다

열, 쫓는 자와 덮는 자의 치열한 대결

입력 2026. 03. 10   16:23
업데이트 2026. 03. 1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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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 판도 바꾸는 드론·AI>> 밤하늘 드론을 찾아내는 적외선 투시경 

배터리·모터·전자회로 ‘열 발생’ 필연
고성능 열화상 카메라로 미세열기 포착
A I 분석 더하면 열원 패턴도 자동 분류
탐지 장비 못지않게 대응 수단도 발전
적외선 차폐·위장망 등 국내 기술 진척
‘야간 통합 감시체계’로 도약 주요 과제

미 해병대가 배치 중인 네로스 아처 1인칭 시점(FPV) 드론. 출처=미 해병대 공식 홈페이지
미 해병대가 배치 중인 네로스 아처 1인칭 시점(FPV) 드론. 출처=미 해병대 공식 홈페이지


지난해 12월 미 해병대는 2026년까지 3200대의 네로스(Neros) 아처(Archer) 1인칭 시점(FPV) 드론을 배치하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 일회용 공격 드론은 2㎏ 탄두를 20㎞ 거리까지 운반할 수 있으며, 대인·대물·대장갑 탄두를 갖춰 다양한 표적을 타격한다. 존 딕 해병중령은 오키나와를 포함한 4개 무장 드론팀이 이미 훈련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해병대가 직면한 문제가 있다. 지난해 실시한 대항군 훈련에서 FPV 운용팀은 초경량 위장망 체계(ULCANS·Ultra Lightweight Camouflage Net System)를 사용해 드론 운용 중 적의 열상 탐지를 차단하려 했다. ULCANS는 가시광선·근적외선·열적외선·레이다 신호를 모두 차단하는 다중 스펙트럼 위장망으로 열 차단과 레이다파 산란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전체 시스템 무게가 41㎏에 달해 매우 무겁기 때문에 신속한 설치가 어렵다. 전장에서 신속하게 이동하며 드론을 운용해야 하는 팀에 41㎏는 기동성을 크게 제약하는 무게다.

이 사례는 현대 전장에서 열상 탐지가 얼마나 위협적인지, 그리고 이에 대한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소형 드론 운용팀조차 적의 열상 카메라로부터 숨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드론 자체는 더욱 쉬운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배터리·모터·전자회로가 작동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열은 차가운 밤하늘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2020년 포르투갈 연구팀이 일반 소형 드론(DJI 팬텀4·패럿 AR2)을 저가형 열화상 카메라로 관측한 결과 드론에서 가장 뜨거운 부분은 배터리였다. 40~50m 거리에서도 열 신호가 포착됐다. 저가형 장비로도 이 정도라면 군용 고성능 열화상 카메라의 탐지 능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군용 장비는 손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온도 차이보다 훨씬 작은 수준인 0.05도의 미세한 온도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어 수백 미터 떨어진 드론의 작은 열기도 포착한다.

이러한 고감도 센서는 야간·안개·연무·먼지·연기 등 가시광 센서가 무력화되는 상황에서도 드론을 탐지한다. 펠코(Pelco)사의 군용 드론 탐지 카메라는 냉각식 또는 비냉각식 열상 센서로 5㎞ 이상 거리에서도 소형 드론을 탐지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열상카메라 장착 드론이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적 드론과 병력의 열 신호를 포착, 타격한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2024년 타임지는 우크라이나 드론 조종사가 야간에 열상 카메라로 적 병력을 ‘어둠 속 하얀 점’처럼 탐지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현대 열상 감시 장비는 단순히 보는 수준을 넘어섰다. 움직이는 열원을 자동으로 추적하고 크기·속도·궤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분석이 더해지면 차량·동물·인간·드론 등의 열상 패턴을 자동으로 분류해 경보 수준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2024년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YOLO 계열 딥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열상 기반 AI 탐지 시스템은 도심 환경에서 90% 이상의 정확도로 드론을 식별했다. 2024년 플레어(FLIR)의 데이터에서는 AI 기반 640×512 해상도 열상 센서가 결함 탐지에서 95% 정확도를 달성했다.

예를 들어 사람 크기의 열원이 고도 100m 이상에서 등속 직선 운동을 한다면 드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식으로 사람의 직관을 수치화·자동화하는 것이다. 2024~2025년 발표된 여러 연구에서는 열상·가시광·레이다 센서를 융합하면 단일 센서 대비 탐지 정확도가 30~40% 향상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테러다인 플레어의 하드론(Hadron) 640R+는 56g에 불과한 초경량 설계로 640×512 해상도의 라디오메트릭(방사 측정) 열상 영상을 제공하며 드론 비행시간을 연장하면서도 정밀한 온도 데이터를 픽셀 단위로 기록한다.

우리 군도 열상 탐지 기술과 이에 대한 대응 수단을 동시에 발전시키고 있다. 탐지 측면에서는 전방 감시장비(TOD), 열상 CCTV, 차량 탑재형 열상 감시체계 등을 운용 중이고, 이를 드론 탐지용으로 활용하는 개념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 12월 북한 드론 침투 사건 이후 방위사업청은 한화시스템에 372억 원 규모의 통합 대드론 방어 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이 시스템은 탐지 레이다·광학·적외선 열상 장비·재머·통합 콘솔로 구성되는데 총 22개 세트가 공항·수도권·군사 시설에 배치될 예정이다.

우리 군에 보급되는 지상용 적외선 차폐연막통. 방위사업청 제공
우리 군에 보급되는 지상용 적외선 차폐연막통. 방위사업청 제공

 

우리 군에 보급되는 지상용 적외선 차폐연막통 내부 구조. 방위사업청 제공
우리 군에 보급되는 지상용 적외선 차폐연막통 내부 구조. 방위사업청 제공


방어 측면에서는 ‘적외선 차폐 연막통’이 2020년 국내 기술로 개발에 성공, 지난해부터 군에 보급되고 있다. 삼양화학공업 주도로 31개 국내 중소 협력업체가 참여해 100% 부품 국산화를 달성한 이 장비는 지상용(112만 원)과 수상용(148만 원) 두 종류로 구성된다. 이 장비는 미군의 부유연막통(FSP·약 277만 원)과 성능은 동등하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K-415 연막탄처럼 황동분말(Brass Flake Powder)을 에어로졸 형태로 분사해 적외선을 차폐하며 대전차 미사일의 적외선 유도를 교란한다. K1·K2 전차 등 장갑 차량에 장착된 연막탄 발사기는 66㎜ 구경으로, 적외선 추적 미사일을 기만하는 데 사용된다. 

위장망 분야에서는 ‘다중영역차폐 위장망(Multi-Spectral Screening Camouflage Net)’ 기술이 특허로 등록돼 있다. 이 위장망은 가시광선·근적외선·열적외선·레이다 영역에서 동시에 위장 성능을 발휘하며 미군 규격(MIL-PRF-53134)에 따른 열투과도 시험과 망열신호 시험을 통과했다. 전도성 도료를 침지 가공한 지지망과 특수 도료로 가공된 위장포를 결합한 구조로 레이다파에 대한 임피던스 회로를 형성해 광대역 전자파를 감쇄한다. K2 전차용 기동위장체계(MCS) 개발도 진행 중이며, 표준형 고정식 위장망이 우선 배치된 후 전차 부착형 패치형 위장망이 도입될 예정이다.

앞으로는 열상 센서와 레이다·음향·RF 탐지기를 하나의 콘솔에서 통합 운용하고, AI가 자동으로 표적 분류·우선순위 판단을 수행하는 ‘야간 통합 감시체계’로 발전하는 것이 한국군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테러다인 플레어의 ‘Cerberus XL C-UAS’처럼 열상·가시광·3D 레이다·RF 탐지를 통합한 트레일러 기반의 이동식 시스템은 3㎞ 거리에서 드론을 탐지·추적·무력화하는 모델을 제시한다. 수도권과 주요 군사 기지 주변에 고정식·회전식 열상 센서를 배치하면 야간 드론 침투에 대한 빈틈없는 감시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화에서는 새와 드론을 구별하는 인공지능의 놀라운 눈썰미에 대해 알아본다.

필자 김형석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국방전력학과 교수는 한국대드론산업협회 드론센터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하늘의 창과 방패, 드론전쟁의 최전선』이 있다.
필자 김형석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국방전력학과 교수는 한국대드론산업협회 드론센터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하늘의 창과 방패, 드론전쟁의 최전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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