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국 국방전략의 전환점: 2026 국방개혁 5대 중점과제의 구조와 함의
(1) 국방 제도 개혁과 군 구조 혁신: 결단이 필요한 시간
(2) 한국형 3축체계 고도화와 억제전략의 진화
(3)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 육성을 위한 정책 과제
(4) 핵추진잠수함 추진과 해양전략의 확장
(5) 전작권 전환, 한국군 주도로 신 한미연합방위체제 구축의 호기
<요약>한국의 핵추진잠수함(이하, ‘핵잠’) 도입이 현실적 정책 의제로 올라섰다는 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핵잠 추진은 단일 무기체계 도입을 넘어서는 국가 전략 사업이기 때문이다. 핵잠의 본질적 강점은 장기간 잠항과 고속 기동이 결합된 지속 작전 능력에서 나온다. 원해에서 감시·추적·억제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인 핵잠은 평시에는 존재 자체로 압박을 만들고 위기 시에는 상대의 계산을 복잡하게 해 도발의 문턱을 높인다. 디젤잠수함은 핵잠이 가진 억제력을 절대 대체할 수 없다. 스노클 운용의 구조적 제약은 작전 반경과 체류 시간을 제한한다. 해양전략이 연안 방어 중심에서 원해 억제, 해상교통로 보호, 연합작전 기여로 확장될수록 핵잠의 의미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핵잠 추진은 확산 리스크와 제도적 정당성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한미원자력협정 개정과 한미 특별협정체결을 비롯해 저농축우라늄 연료 기반의 통제·검증 구조와 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 설계가 전제돼야 한다. 주변국 반응을 관리할 메시지 전략과 국민적 합의 역시 필수다. 핵잠 추진은 전력의 크기를 키우는 사업이 아니라 전략의 방향을 바꾸는 사업이다. 범정부사업단을 구성해 지속 가능한 기반을 다지는 접근이 필요하다.
핵잠은 전력의 크기를 키우는 사업이 아니라 전략의 방향을 바꾸는 사업
한국과 미국이 핵추진잠수함(SSN, 이하 ‘핵잠’) 협력 논의를 본궤도에 올렸다. 지난해 10월 경주 APEC 회의 기간 열린 한미 정상회담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우리의 오랜 염원이었던 ‘핵잠 확보’의 첫 단추를 이재명 정부가 끼운 것이다.
그동안 비닉 영역에 머물렀던 핵잠이 현실적인 정책 의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점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이 크다. 핵잠 추진은 단일 무기체계 도입을 넘어서는 국가 전략 사업이기 때문이다.
핵잠이 갖는 핵심 가치는 장기간 잠항과 고속 기동을 바탕으로 원해에서 지속 감시, 지속 추적, 지속 억제를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 있다. 수중에서 오래 머물며 필요할 때 신속히 이동할 수 있는 전력은 상대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고 위기 시 도발의 문턱을 높인다. 억제력이 극대화되는 것이다.
다만 갈 길은 멀다. 건조 장소와 시기, 핵연료 공급 방식, 미국 의회 승인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이제 막 출발점에 선 만큼 외교적 성과를 기술·인프라·제도·사회적 합의로 연결해 사업을 완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군사적 효용만을 고려할 수는 없다. 외교·동맹·확산 리스크와 제도적 정당성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 특히 핵잠 추진이 국제사회에서 핵확산 우려로 비치지 않도록, 목적과 운용 개념을 방어적으로 정렬하고 통제 구조를 제도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핵잠은 전력의 크기를 키우는 사업이 아니라 전략의 방향을 바꾸는 사업이다. 따라서 논의의 출발점도 ‘전략적 목적의 명확화’가 돼야 한다. 핵잠이 어떤 임무를 수행하고 어떤 억제 효과를 만들며, 어떤 조건에서 동맹국과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
우리의 해양전략이 연안 방어 중심에서 원해 억제와 해상교통로 보호, 연합작전 기여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핵잠은 그 확장을 선도하는 핵심축이 될 것이다. 결국 핵잠 추진은 잠수함을 더 갖는 문제가 아니라 ‘무엇을 지키고 어디까지 역할을 확대할 것인가’라는 국가 전략의 문제로 귀결된다.
핵추진잠수함이 한국 안보에 제공하는 결정적 이점
핵잠의 본질적인 강점은 장기간 잠항과 고속 기동이 결합된 지속 작전 능력에 있다. 수중에서 오래 머물 수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억제의 구조를 바꾼다. 특히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력 고도화를 지속하고, 수중 기반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는 상황에서 핵잠이 갖는 억제 효과는 더 분명해진다.
SLBM은 지상 기반 미사일과 달리 발사 전 탐지가 어렵고, 잠수함이 수중에 들어가면 추적이 매우 까다롭다. 북한의 SLBM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핵잠이 필수적이다. 핵잠은 평시에는 북한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탐지·추적하고, 위기 시에는 차단과 대응의 선택지를 넓혀준다.
상대 입장에서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수중 전력이 언제든 지휘부를 타격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을 감당해야 하며, 이는 도발의 가능성을 낮추고 의사결정 비용을 높인다. 단순히 ‘공격 옵션’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도발을 결심하는 순간부터 실패 가능성을 크게 느끼도록 만드는 심리적·전략적 압박이다. 결국 핵잠은 존재 자체로 억제 구조의 강화
로 연결된다.
핵잠이 제공하는 억제 효과는 타격 능력의 크기뿐 아니라 전력 생존성 측면에서도 강화된다. 전력은 살아남아야 억제가 된다. 핵잠은 수중에서 장기간 은밀하게 존재할 수 있어 위기 상황에서도 생존 가능성이 높다. 이는 억제의 신뢰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다.
또한 핵잠은 위기관리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위기 상황에서 핵잠은 상대의 의도를 조기에 포착하고 우리 측의 정보 우위를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핵잠이 단순히 ‘강한 전력’이 아니라 ‘상대를 멈추게 하는 전력’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더 나아가 핵잠은 유사시 해상·공중 전력과 결합해 다중 플랫폼 협동작전을 펼칠 수 있다. 이는 위기 단계별로 선택 가능한 옵션을 늘려준다.
또한 핵잠은 단순한 군사력 강화를 넘어 한미동맹의 전략적 지형을 새롭게 재편하는 중대한 전환점이다. 미국은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쟁국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이 전 세계 어디로든 전개할 수 있는 핵잠을 갖게 된다면 미국과 함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더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디젤잠수함 대비 전략적 차별성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디젤잠수함 전력을 확대하면 북한의 수중 전력을 방어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핵잠은 한반도 방어라는 제한된 목표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핵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핵잠과 디젤잠수함은 잠항 능력·속도·생존성에서 압도적 차이가 난다. 디젤잠수함은 근해에서의 은밀 작전, 기습 타격, 전력 분산과 같은 영역에서 강점을 갖는다. 특히 좁고 복잡한 한국 해역에서는 재래식 잠수함의 가치가 여전히 크다. 다만 핵잠이 제공하는 작전 지속성과 원해 기동 능력을 디젤잠수함의 규모 확대만으로 따라잡는 건 불가능하다. 이는 단순한 성능 비교가 아니라 작전의 질적 차이로 이해해야 한다.
디젤잠수함은 운용 특성상 주기적으로 스노클을 해야 하며, 이는 탐지 가능성을 높이고 작전 반경과 체류 시간에 구조적 제약을 만든다. 최신 디젤잠수함에는 AIP(공기불요추진체계)와 고효율 배터리가 탑재되지만, 충전 빈도가 줄어들 뿐 스노클은 여전히 필요하다.
반면 핵잠은 우라늄을 연료로 원자로를 가동, 운항한다. 바닷물을 끓여 고압 증기를 만들고 터빈을 돌려 프로펠러를 움직인다. 동력을 만드는 과정에서 산소를 소모하지 않기 때문에 스노클을 할 필요가 없다. 장기간 잠항을 통해 작전 반경을 확장하고, 특정 해역에서 계속 존재하는 압박을 만들어낸다.
수중에서의 속도 유지 또한 차별점이다. 핵잠은 핵분열 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디젤잠수함보다 2배 이상 빠르다. 핵잠은 적에게 탐지되면 전속으로 피할 수 있지만, 디젤잠수함은 수중에서 전속으로 기동하면 축전지가 방전돼 무력화된다. 속도 유지의 차이가 생존성과 직결되는 것이다. 핵잠은 오래 숨어 있는 전력이면서 동시에 빠르게 이동하는 전력이다. 이 조합은 디젤잠수함이 따라가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러한 능력으로 핵잠은 원해 작전에서의 지속성을 가진다. 한국 해양전략이 한반도 주변 해역 방어를 넘어 해상교통로 보호, 원해 감시, 연합 억제 기여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될 경우 작전의 시간과 공간이 함께 늘어난다. 이때 핵잠은 원해에서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며 항시적 존재감을 제공할 수 있다.
디젤잠수함이 제공하는 전술적 가치가 크더라도 핵잠이 수행하는 원해 억제와 지속 추적, 위기 시 전력 생존성 확보는 별도의 축으로 설계돼야 한다. 한국 해양전략이 연안 중심에서 원해 억제로 확장될수록, 전력 구조도 ‘근해 전력의 증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넘어야 할 핵추진잠수함 보유의 현실적 제약
한·미 정상 협의를 통해 한국의 핵잠 보유 추진동력이 마련됐다. 하지만 이제 막 첫발을 뗐을 뿐 외교적 성과를 기술·인프라·제도·사회적 합의로 연결해 사업을 완결하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핵잠 확보 과정에는 수많은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핵무기의 원료인 우라늄을 동력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법적·외교적·기술적 제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제도와 법의 문제는 핵잠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과제다. 한·미 간의 협력은 원자력협정 체계, 미국의 수출통제 규정, 의회 승인 절차 등 법·제도적 장치 위에서만 가능하다.
특히 핵연료 문제는 기술적, 외교적 제약이 동시에 작용하는 핵심 쟁점이다. 2015년 개정된 현행 한미원자력협정은 미국의 사전 동의 없이 한국이 핵물질을 농축하거나 재처리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며 한·미 양국의 특별협정 체결 등 법적·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비핵무기국이 군함 추진 목적의 핵연료를 운용하는 경우 국제사회는 ‘전용 가능성’을 우려한다. 따라서 핵잠 추진은 군사적 효용만으로 정당화되지 않으며 비확산 신뢰를 확보하는 설계가 전제돼야 한다.
이 지점에서 연료 선택은 결정적이다. 고농축우라늄(HEU)은 성능과 운용 주기 측면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으나 국제사회 제약으로 도입이 불가능해 보인다. HEU는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 핵공급그룹(NSG)이 가장 민감하게 규제하는 핵심 영역으로 핵무기 전용 가능성과 직결된다. 우리가 HEU 추진체계를 요구하는 순간 국제사회는 한국을 ‘잠재적 핵확산 우려국’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 HEU를 공급받기도 어렵겠지만, 들여온다 하더라도 핵무기에 준하는 강한 감시와 통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HEU는 그동안 우리가 설계해 온 핵잠용 농축도와도 차이가 난다. 우리는 지난 30여 년간 핵잠용 소형원자로와 추진체 개발 등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이 모든 연구는 농축도 20% 미만의 저농축우라늄(LEU)을 연료로 하는 소형원자로 설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를 전면 재설계하고 신규 원자로 인증을 다시 받게 되면 막대한 추가 비용 부담과 일정 지연으로 이어지게 된다.
LEU는 비확산 체제 내에서 상대적으로 설득 가능한 선택지다. 한국형 핵잠이 ‘추진용이며 비핵무장’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연료의 취급·관리·회수까지 포함한 통제 구조를 제도화한다면 동맹 협력과 국제 검증을 동시에 충족할 여지가 커진다. 연료는 정당성의 문제로 국제사회의 신뢰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
또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 설계도 핵잠 추진의 핵심 조건이다. 핵잠은 민수 원전과 달리 군사적 보안이 요구되지만, 동시에 전용 방지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제공해야 한다.
연료 이전보다도 검증·통제 설계가 먼저라는 순서로 접근해야 한다. 동맹국과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투명성 패키지가 없다면, 핵잠 추진은 반복적인 지연과 불필요한 논쟁에 직면할 수 있다.
국내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핵잠 탑재용 원자로를 개발하고 잠수함에 탑재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 제도와 규제 체계가 전제로 삼아본 적 없는 새로운 영역이다. 현재의 원자력 규제 체계는 상업용 원전을 전제로 설계된 것으로 이 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핵잠 사업은 시작 단계부터 인허가와 안전 심의에서 구조적인 병목 현상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핵잠에 맞는 별도의 규범과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극히 제한된 환경에 원자력 추진체계를 어떻게 안전하게 통합하고 검증하며 위험을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
함정탑재용 소형원자로 설계, 추진체계 연동, 방사선 차폐, 냉각 시스템, 정밀용접 등 고도의 통합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 다만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잠수함을 건조한 경험이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대형 잠수함 건조 및 정비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숙련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은 오랜 시간 소형원자로 연구 실적을 축적해온 것 또한 긍정적인 부분이다.
한미동맹 차원의 실무 과제도 중요하다. 안전 규범과 운용 절차, 방사선 관리, 승조원 교육훈련, 정비와 수명주기 비용까지 장기간 관리가 필요하다. 한·미 협력은 기술 이전의 단선 구조가 아니라 역할 분담과 검증 체계를 포함한 협력 모델로 설계돼야 한다.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핵연료 확보, 원자로 시험과 검증, 보안이 강화된 건조 환경, 장기 운용과 정비, 연료 관리까지 포함하면 핵잠 추진은 단기 국방 사업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기반 구축 사업으로 다뤄져야 한다.
잠수함을 건조하는 전문 인력 확보와 양성뿐 아니라 연료 공급, 설계 표준, 기술 협력 등 핵심 의제를 논의하는 협의체를 신속히 구성하고 설계, 제작, 시험평가, 정비 체계를 통합 관리하는 범정부 사업단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안보와 경제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핵잠 사업은 장기간 안정적으로 유지·운영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국가전략 사업이다. 지속 가능한 기반을 다지는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핵추진잠수함 추진 메시지 관리의 중요성
한국의 핵잠 확보는 역내 안보 구도에 민감한 파장을 미칠 수 있다. 정부가 한·미 팩트시트 후속협의를 통해 핵잠 확보에 속도를 내자 북한은 8700톤급 핵추진잠수함 건조 현장을 공개했다.
중국은 한국의 핵잠 도입에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으며 한·미를 견제하고 있다. 일본은 이를 명분삼아 자신들도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한국의 메시지 관리다. 핵잠이 비핵무기이자 방어적 전력임을 국제사회에 명확히 해야 한다. 핵잠의 임무를 공격적 확장으로 설명할수록 불필요한 긴장을 증폭시킬 수 있다. 반대로 북한 SLBM 대응, 해양 감시, 역내 안정성 유지, 연합 억제 기여라는 방어적 목적을 명확히 하면 국제적 수용성을 높이고 외교적 마찰을 일정 부분 관리할 수 있다.
일본과는 경쟁과 협력의 요소가 동시에 존재한다. 한국의 수중 작전 능력 강화는 역내 억제 구조에 기여할 수 있지만 동시에 군사적 위상 변화로 받아들여질 여지도 있다.
결국 주변국 반응은 단순한 찬반이 아니라 한국의 정책 설계와 외교적 조율 능력에 의해 강도와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핵잠 추진이 성공하려면 주변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언어가 아니라 방어적 목적과 통제 구조를 강조하는 메시지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
국내의 국민적 합의도 중요하다. 핵잠 도입을 둘러싼 여러 의문이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한다. 한반도 해역에서 핵잠이 필요한지, 군비 경쟁을 촉발하고 오히려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아닌지 등 핵잠 도입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나오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 제기 중 상당수는 충분한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 보안이 요구되는 부분은 철저히 숨기고 필요한 부분은 과감하게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핵잠 사업이 국가 안보와 경제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민 관심이 높은 사안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핵잠 도입은 어느 한 정부의 임기 안에서 완결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국민에게 설명해 나가는 과정이 필수다.
안승회 기자 seung@dema.mil.kr
본 기고는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이 발행하는 '월간 KIMA 군사와 안보' 2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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