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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충돌이 드러낸 ‘AI 참모’의 시대

입력 2026. 03. 09   14:37
업데이트 2026. 03. 0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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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더 빨라졌고, 지휘는 더 어려워졌다. 최근 중동에서 벌어진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은 이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미사일과 드론이 오가는 장면 뒤편에서 또 하나의 전쟁이 함께 진행됐다.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결심 속도를 바꾸는 전쟁이다. AI는 이제 무기체계의 ‘부속기능’이 아니라 지휘관 곁에서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디지털 참모가 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위성·드론 영상과 감시정찰 정보를 AI로 융합해 표적을 식별하고 우선순위를 정교화한다. 과거에는 정보참모의 분석과 작전참모의 계획 정리가 끝나야 결심이 가능했다. 지금은 흐름이 빨라진다. AI가 먼저 정보를 정리해 선택지를 만들고, 지휘관은 이를 검토해 결심한다. AI가 결심을 대신하지는 않는다. 다만 결심이 늦어지지 않도록 시간을 확보해 준다.

현대전의 본질은 여전히 ‘OODA 루프(관측-판단-결심-행동)’ 경쟁이다. 달라진 것은 정보의 규모와 속도다. 전장 데이터는 폭증했고, 사람이 손으로 처리하는 순간 이미 뒤처진다. AI는 잡음 속에서 신호를 골라내고, 위험과 기회를 정리해 올리며, 표적과 우선순위를 제시한다. AI의 핵심 가치는 자동화 자체가 아니라 결심 우위(Decision Superiority)를 만드는 속도에 있다.

이번 충돌은 드론이 만드는 ‘비용의 전쟁’도 보여 준다. 값싼 드론이 대량 투입되면 방공은 비싼 요격수단을 빠르게 소모한다. 여기서 AI가 결합하면 판단과 결심의 시간은 더 줄어든다. 전장은 더 촘촘한 정보 경쟁장이 된다. 전쟁은 무기 성능만의 싸움이 아니다. 정보를 먼저 정리하고, 먼저 결심하는 쪽이 유리한 싸움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 군의 교훈은 단순하다. 중요한 것은 ‘AI를 도입했는가?’가 아니다. AI가 참모처럼 작동하도록 지휘와 훈련 습관을 얼마나 바꾸느냐다. AI의 분석을 맹신하지도, 배척하지도 말아야 한다. 결과를 검토하고 정확히 질문할 줄 알아야 하며, 최종 책임은 지휘관의 결심에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전장에선 ‘완벽한 정답’보다 ‘늦지 않은 결심’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전쟁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속도는 변했다. 그 속도를 밀어 올리는 도구가 AI다.

AI는 새로운 참모이자 새로운 무기다. 미래 전장에서 승패를 가르는 것은 이 참모를 얼마나 현명하게 쓰느냐, 그 준비를 오늘 얼마나 진지하게 시작하느냐에 달려 있다.

최재문 소령 육군전투지휘훈련단
최재문 소령 육군전투지휘훈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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