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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전북대 장원준 교수]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 육성을 위한 정책 과제(3)

입력 2026. 03. 09   15:55
업데이트 2026. 03. 11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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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방전략의 전환점: 2026 국방개혁 5대 중점과제의 구조와 함의

(1) 국방 제도 개혁과 군 구조 혁신: 결단이 필요한 시간
(2) 한국형 3축체계 고도화와 억제전략의 진화
(3)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 육성을 위한 정책 과제
(4) 핵추진잠수함 추진과 해양전략의 확장
(5) 전작권 전환, 한국군 주도로 신 한미연합방위체제 구축의 호기

<요약> 정부가 추진하는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 육성’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생존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다. 병력 감소,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회색지대·사이버 위협이 일상화된 환경에서 기존의 병력·플랫폼 중심 국방과 장주기 무기획득 체계는 분명한 한계에 도달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국방첨단전략산업법(가칭) 제정, 신속하고 유연한 획득 체계, 지능화된 방산 수출 전략, 데이터 중심의 규제 혁신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스마트 강군은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선택과 실행은 향후 수십년간 대한민국 국방 및 무기획득의 방향과 성패를 좌우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AI 시대 스마트 강군 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전략
지난 12월 국방부는 2026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년도에 추진할 10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10대 주요 핵심과제로 △ 군 제도 개혁  △ 한국형 3축체계 고도화, △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 육성, △ 핵추진잠수함 건조 추진 등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 육성’은 단순한 국방기술 발전 계획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방 획득전략의 근본적 틀 전환을 예고하는 선언에 가깝다. 과거의 병력과 플랫폼, 장비 증강 중심의 전통적 국방 획득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빛의 속도로 변화하는 AI와 드론, 로봇, 우주, 사이버 등 첨단기술을 국방분야에 신속하게 접목하기 위한 법령·제도·시스템·예산·지휘체계·운용개념 등을 동시에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 전쟁을 억제하거나 승리할 수 없다는 냉정한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러한 인식을 현실로 이끌어 낸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현대 전장은 이미 인공지능(AI), 드론, 인공위성, 데이터, 네트워크가 결합된 복합 시스템의 경연장이다. 이제 전쟁의 승패는 ‘더 많은 병력’이나 ‘더 비싼 무기’가 아니라 더 빠른 판단, 더 촘촘한 감시, 더 유연한 지휘, 더 민첩한 획득 시스템과 반복적인 업그레이드 능력에 좌우되고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급격한 병력 감소,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서해 등 회색지대 도발 상시화, 사이버·우주 영역의 위협 증대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 국방을 재설계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러한 여러 제약조건 속에서 AI와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강군’ 육성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이재명 정부 국방분야 국정과제 주요내용 검토

2025년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실용’을 키워드로 '123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향후 국가 운영의 중장기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이 중 ‘AI ·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 육성’과 연계된 과제는 국정과제 109번 국방 환경 변화에 대비한 정예 군사력 건설(국방부)과 국정과제 113번 K-방산 육성 및 획득체계 혁신을 통한 방산 4대강국 진입(방사청)의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국방부가 주관하는 국정과제 109번에는 △ 국방우주전략 고도화 △ 유무인복합체계 고도화 △ 국방 AI·첨단기술 활용 △ 합동작전능력 향상 △ 사이버 위협대응채계 공고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AI를 비롯한 첨단과학기술을 국방분야 전반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예 군사력을 건설하고 북한의 재래식 도발과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독자적 억지력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나아가 군 구조 정예화와 작전 효율성 제고를 통해 국가 안보를 넘어 경제 발전과 평화 정착을 뒷받침하는 국방태세를 확립하겠다는 전략적 구상이 담겨 있다.

또한, 방위사업청이 주관하는 국정과제 113번은 △ 무기 획득체계 혁신 △ 첨단기술 산업기반 구축 등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급변하는 현대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AI 등 첨단기술의 신속한 획득과 적용이 가능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방위산업 성장 동력을 확보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방산 4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종합해 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현대 전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 육성을 핵심 국정과제로 명확히 포함시켰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글로벌 안보환경의 불안정성 지속, 병력 감소의 구조적 제약, 북한 군사력의 질적 고도화라는 복합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서, 해당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차대하고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정부 정책 방향의 제시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하느냐에 있다. 이하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 육성’을 위한 정책적 과제를 중심으로 제언하고자 한다.

한국형 AI 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 육성을 위한 제언
(1) AI·첨단기술 관련 법령 마련

AI와 첨단기술 기반 전력의 가장 큰 특징은 ‘한 번 개발하면 끝나는 무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AI 알고리즘은 지속적인 학습과 업데이트를 전제로 하며, 무인체계와 네트워크 중심 전력 역시 실제 병력과 장비 운용을 통해 축적되는 데이터와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성능이 고도화된다. 다시 말해, AI·첨단기술 전력은 개발-운용-개선이 반복되는 ‘진화형 전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방예산과 무기획득 구조는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일회성 구매 방식에 머물러 있으며, 이러한 구조는 AI·SW 기반 전력의 특성과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다.

정부가 제시한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을 선언적 구호가 아닌 실질적 전력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법·제도적 기반부터 재설계해야 한다. 핵심은 기존 방위사업법 체계와는 다른 AI·SW·첨단기술에 특화된 ‘한국형 OTA 법령’ 제정이다. 지난 60여 년간 매몰된 고비용·장기개발·소수 대기업 중심의 무기획득 및 국방운영 시스템만으로는, 기술 변화 속도가 빛의 속도에 가까운 AI·SW·첨단기술을 국방 분야에 신속히 접목하는 데 구조적 한계가 명확하다.

미국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2015년 이후 국방수권법(NDAA) 개정을 통해 기타계약법(OTA, Other Transaction Authority)을 본격적으로 정비했다. 그 결과, 전통적인 방산 대기업 중심 생태계를 넘어 AI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혁신 기업과 스타트업들이 국방 분야에 대거 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이는 단순한 계약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국방 혁신의 주체를 다변화하고 기술 경쟁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구조적 전환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10여 년간 AI와 첨단기술의 국방 적용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통적 무기획득 방식에 대한 관성, 높은 진입장벽과 제한적인 예산 규모, AI·SW 개발 성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 기준 부재, 개발 과정에서의 군 데이터 접근 및 피드백 제약, 정출연·방산기업 중심 연구개발 구조와 실제 군 수요 간의 괴리, 전력화 이후 AI·SW 업그레이드 사업 부재, 군사보안과 법령 미비로 인한 실무 추진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결과, AI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달리 실제 수백 건에 달하는 무기획득 사업 중 AI 지능화를 본격적으로 포함한 사례는 미미한 수준이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출발점은 현 정부 국정과제에 명시된 ‘국방첨단전략산업법(가칭)’의 조속한 제정이다. 미국의 OTA 제도를 면밀히 분석·벤치마킹하되, 우리 국방 환경과 산업 생태계에 맞는 ‘한국형 OTA 법령’을 설계해야 한다. 기존 방위사업법이 전통적 무기체계 획득과 운영을 포괄하는 기본법이라면, 국방첨단전략산업법(가칭)은 AI·SW·첨단기술의 신속한 도입, 실증, 전력화, 그리고 지속적 업그레이드를 가능하게 하는 별도의 트랙으로 기능해야 한다. 이를 통해 AI·첨단기술이 일부 시범사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방 전 분야로 속도감 있게 확산되는 제도적 전환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

(2) 선진국 수준의 신속획득 절차 마련

현대 전장에서 획득 속도는 곧 전투력이고 억제력이다. 러-우 전쟁은 완성도 100%의 무기 한 종류보다, 70~80% 수준의 무기를 빠르게 배치하고 지속적으로 개량하는 체계가 훨씬 효과적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우리 군의 획득체계는 여전히 높은 군 성능요구조건(ROC)을 기반으로 개발–시험–양산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선형적 구조에 갇혀 있다.

AI·무인체계와 같은 첨단 전력은 이러한 방식으로는 결코 제때 전장에 도달할 수 없다. 따라서 신속획득은 기존 전통적 무기획득의 예외 제도가 아니라 스마트 강군의 표준 획득 방식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신속획득을 뒷받침하는 절차·제도·감사 체계를 패키지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기존 군 ROC가 아닌 군 임무수행 해결을 위한 문제(problem) 제기를 시작으로 약식 제안요청서 작성, 계약 및 단기간 시제 개발, 군 실증 및 요구 부대 소량 배치, 이후 지속적 업그레이드를 통한 ‘한국형 신속획득 프로세스’를 제도적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또한 실전 운용부대가 시험과 평가의 객체가 아니라 획득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실증실험(가칭)’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개발 시제품의 AI 지능화와 SW 업그레이드 니즈를 공유하고 피드백함으로써 실제 야전부대에서 소량 구매하여 활용이 가능한 시제품(fieldable prototypes)을 만들어내고 이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가야 할 것이다.

(3) 중소·벤처 생태계 확장과 ‘한국형 슈퍼 을’ 기업 육성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방산 생태계를 확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슈퍼 을(Super Prime)’ 기업의 전략적 육성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K-방산은 매출과 수출의 상당 부분이 소수 대기업에 집중된 구조로, 다수의 중소·벤처기업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하청 또는 단일 사업 의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한계를 안고 있다. 그러나 AI, 무인체계, 로봇, 우주, 반도체 등 차세대 방산 분야에서는 기술 기반 스타트업과 중소·중견기업이 혁신의 핵심 주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며, 이들의 역할 확대 없이는 지속 가능한 방산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민간을 포함한 중소·중견기업 전용 무기체계 획득 패스트 트랙(Fast Track)을 신설하여, 소규모 시제품 개발과 신속한 실증, 반복적 성능개량이 가능한 획득 체계를 조기에 구축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중심의 장주기·대규모 획득 방식에서 벗어나, 기술 성숙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성과를 축적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함으로써 중소·벤처기업이 독자적인 무기체계 및 핵심 솔루션 공급자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야 한다.

나아가 이러한 제도를 통해 단기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10~20년의 중장기 관점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한국형 슈퍼 을’ 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앞서 제시한 '국방첨단전략산업법(가칭)' 제정을 통해 중소·중견기업들의 수요 보장, 신속 실증실험, 시제품 개발, 지속적 업그레이드, 해외 진출 지원 등을 하나의 정책 패키지로 통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접근은 방산 생태계의 저변을 확대함과 동시에, K-방산이 플랫폼·솔루션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도약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4) AI·첨단기술을 접목한 수출 경쟁력 강화

스마트 강군 육성은 국내 전력 강화에 그치지 않고,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전략은 완전히 새로운 무기체계를 개발하기보다 이미 실전성과 수출 실적을 갖춘 플랫폼에 AI·센서·네트워크·자율 기능을 모듈형으로 접목하는 방식이다.

전차, 자주포, 항공기, 함정, 방공체계 등 기존 수출 주력 품목에 AI 기반 표적식별, 전장관리, 예비정비, 무인·유무인 복합 운용 기능을 ‘업그레이드 키트(Upgrade Kit)’ 형태로 제공할 경우, 개발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하면서도 경쟁국 대비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수출국들이 점점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단순한 성능이 아니라 데이터 주권과 보안이다. 이에 따라 AI 기능을 클라우드 의존형이 아닌 수출국이 통제 가능한 ‘소버린 AI’ 형태로 제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기술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장기적인 유지·개량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유지·정비(MRO)와 AI 성능개량을 결합한 전 주기 수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단발성 무기 판매를 넘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보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다.

(5) 데이터·군사보안·규제의 획기적 개선

AI 기반 스마트 강군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는 알고리즘이 아니라 데이터다. 그러나 현재 군사 데이터는 과도한 보안 규제와 부처·군별 칸막이로 인해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AI 전력의 학습 속도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요인이다.

앞으로의 보안은 ‘무조건 막는 보안’이 아니라, 통제된 활용을 전제로 한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형태로 전환되어야 한다. 접근 권한 관리, 감사 로그, 데이터 분리, 보안 게이트웨이 등 기술적 수단을 활용하면 보안과 활용이 양립 가능할 것이다.

또한 실제 작전 데이터를 직접 활용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합성데이터와 디지털 트윈 기반 학습을 제도적으로 허용하고, 국방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는 보안 위험을 낮추면서도 학습 효율을 극대화하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군별로 분절된 데이터 체계를 합동작전 중심으로 통합하고, 데이터 표준을 정립해야 한다. 이는 스마트 강군을 개별 무기체계의 집합이 아닌 네트워크화된 전투 시스템으로 진화시키는 기반이 될 것이다.

(6) 인간-기술-교리의 통합을 통한 스마트 강군 구현

대한민국이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전략은 인간–기술–교리의 통합이다. 첨단기술은 그 자체로 전투력을 보장하지 않으며, 이를 전제로 사고하고 작전하며 조직을 운영할 때 비로소 효과를 발휘한다.

이를 위해 먼저 군사 교리와 작전 개념의 혁신이 필요하다. 드론, 로봇, AI를 보조 수단이 아닌 핵심 전력으로 인식하고, 유·무인 복합작전(MUM-T)을 기본 교리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육·해·공군이 AI 기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합동 전장운용 체계를 구축하고, 기존 교범과 훈련 체계를 AI 시대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인적 자원과 조직 문화의 전환이 병행되어야 한다. AI·드론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민간 첨단기술 인재를 군 복무와 예비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병력 감소 시대에 대응해 예비군의 질적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실패를 용인하고 실험을 장려하는 애자일(Agile)한 조직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또한 국방 R&D와 획득체계의 유연화가 필수적이다. 완벽한 무기를 기다리기보다 일정 수준의 성능을 갖춘 체계를 신속히 도입하고, 운용을 통해 개선해 나가는 접근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민간 혁신기업 참여를 확대하고, ‘한국형 DIU(미 국방혁신단, Defense Innovation Unit)’ 조직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결국 스마트 강군의 성패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교리–조직을 하나로 묶는 구조적 혁신에 달려 있다.

 

스마트강군은 ‘기술’이 아니라 ‘국가시스템 전환’의 문제다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나 무기체계 고도화 과제가 아니다. 이는 예산과 획득, 산업 구조, 규제 체계, 지휘 및 작전 개념 전반을 포괄하는 국가 안보 시스템의 구조적 전환 과제다. 기술 낙관주의에 기대어 새로운 장비와 무기체계를 추가 확보하는 방식만으로는 스마트 강군을 실현할 수 없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AI·첨단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공감과는 달리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과 제도, 시스템은 여전히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다. 국방예산은 증가하고 있으나 민간 첨단기술의 적극 활용과 중장기적 기술 축적, 지속적 고도화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으며, 무기 획득 절차 역시 10~15년에 이르는 장주기·경직된 구조로 인해 변화 속도가 빠른 AI·첨단기술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데이터 활용과 군사보안 규제 또한 혁신과 활용보다는 통제와 위험 회피에 초점을 두고 있어, 첨단기술의 잠재력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창의성과 실행력보다는 기존 법령에 근거한 ‘안전한 업무 추진’을 중시하는 행정 관행, 과도한 감사와 책임 추궁에 따른 소극적 업무 문화가 조직 전반에 확산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고 실험하기보다 실패 가능성을 회피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며, 혁신은 구조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방위산업 역시 첨단기술의 과감한 적용보다는 이미 검증된 기존 사양의 반복 생산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해, 미래 전장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분명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구조가 유지된다면 현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 강군’은 결국 선언적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개별 기술의 도입이 아니라, 기술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법령·제도·예산·산업·규제를 전면적으로 재설계하는 전략적 결단이다.

결국 스마트 강군의 성패는 인간–기술–교리의 결합을 법령과 제도, 기술과 예산, 시스템을 얼마나 일관되게 뒷받침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존과는 차별화된 새로운 국방첨단전략산업법(가칭) 제정, 신속하고 유연한 획득 체계, 지능화된 방산 수출 전략, 데이터 중심의 규제 혁신이 유기적으로 작동할 때 비로소 스마트 강군은 구호가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선택과 실행은 향후 수십 년간 대한민국 국방 및 무기획득의 방향과 성패를 좌우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본 기고는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이 발행하는 '월간 KIMA 군사와 안보' 2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장원준 전북대학교 첨단방산학과 부교수(前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
장원준 전북대학교 첨단방산학과 부교수(前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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