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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방연구원 유지훈 연구위원] 한국형 3축체계 고도화와 억제전략의 진화: ‘상징적 억제’를 넘어 ‘작동 가능한 억제’로

입력 2026. 03. 0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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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 국방전략의 전환점: 2026 국방개혁 5대 중점과제의 구조와 함의
(1) 국방 제도 개혁과 군 구조 혁신: 결단이 필요한 시간
(2) 한국형 3축체계 고도화와 억제전략의 진화
(3) AI·첨단기술 기반 '스마트 강군' 육성을 위한 정책 과제
(4) 핵추진잠수함 추진과 해양전략의 확장
(5) 전작권 전환, 한국군 주도로 신 한미연합방위체제 구축의 호기

<요약>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국제질서 변화로 억제의 기준이 ‘선언’에서 ‘위기 시 작동’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형 3축체계는 킬체인·미사일방어·응징보복이 각각 존재하는 수준을 넘어 탐지–결심–대응–확전관리 전 과정이 끊김 없이 연동되는 ‘작동 가능한 억제’로 재정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절차·지휘통제·훈련을 통한 작동성 검증과 복원력 강화를 추진하고, 해양·수중 영역으로 억제의 공간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미 확장억제와의 일체형 운용 및 역할분담을 정교화하고, 법·제도 정비와 국민적 이해 확산, 대미 아웃리치를 통한 동맹 기반 강화도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형 3축체계, ‘실효적 억제’로 전환해야

한반도 안보환경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국제질서의 구조적 변화가 맞물리면서 중대한 전환기에 들어섰다. 북한은 2023년 헌법에 핵무력 정책을 명시한 이후 고체연료 기반 장거리 미사일 체계를 본격화했고, 전술핵의 운용 개념과 운용 수단도 지속적으로 다변화해 왔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가능성이 거론되며 관련 기술이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어, 이러한 변화의 속도와 파급력은 한층 커질 수 있다. 종합하면 북한의 핵전력은 단순한 ‘보유’ 수준을 넘어, 위기 국면에서 외교·군사적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는 ‘운용’ 단계로 점차 진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북한은 탄도미사일뿐 아니라 순항미사일, 대구경 방사포 등 다양한 타격 수단을 병행 운용하며 한국의 방공·미사일방어 체계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포화 공격’ 개념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핵 위협을 전면전 억지에만 한정하지 않고, 제한적 분쟁이나 회색지대 도발을 뒷받침하는 배경 억제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와도 맞닿아 있다. 그 결과 억제의 신뢰성은 ‘선언의 강도’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신속하고 일관되게 결심하고 대응할 수 있는지, 즉 절차와 속도가 실제로 작동하느냐에 의해 평가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한국은 이에 대응해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 ‘한국형 3축체계’를 구축·고도화해 왔다. 정찰능력 확충, 정밀타격 전력 증강, 방공 전력 보강, 국방예산 확대도 모두 이러한 흐름 속에서 추진되어 왔다. 다만 투자가 확대될수록 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3축체계가 개념적으로는 완결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 위기 상황에서 탐지–결심–대응–평가–확전관리로 이어지는 전 과정이 하나의 체계로 끊김 없이 연결되어 작동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과제는 3축체계를 단순히 ‘유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상징적 억제’ 수준에 머문 체계를 위기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실효적 억제’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억제에 허용되는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발사 플랫폼을 분산 운용하고 은폐·기만 능력을 고도화할 수록 한국이 탐지하고 판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 국면의 결심이 지연되면 그 자체가 억제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작동 가능한 억제는 특정 전력을 얼마나 보유했느냐보다, 시간 압박 속에서도 탐지–결심–대응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만드는 ‘과정의 실행력’에 의해 좌우된다. 그리고 이 실행력은 일회성 시연으로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인 훈련과 점검을 통해 절차와 숙련이 축적될 때 비로소 신뢰로 자리 잡는다. 

아울러 확장억제를 둘러싼 정치·전략 환경의 불확실성 역시 전략적 재평가를 요구한다. 워싱턴 선언과 NCG 신설은 중요한 제도적 진전이지만, 미국 내 정치 변수와 동맹 비용을 둘러싼 논쟁은 위기 시 전략자산의 적시 전개와 운용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남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형 3축체계는 미국의 확장억제와 결합된 틀 안에서 동맹과의 일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위기 초기 단계에서 한국이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1차 대응 역량을 어떻게 확립할지라는 과제와 마주한다. 결국 논의의 출발점은 이 접점에서 3축체계를 ‘작동성’이라는 기준으로 다시 정렬하고, 그 작동성이 동맹 억제와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점검하는 데 있다.

향후 추진은 한 번에 ‘완성’하려 하기보다 단계적 로드맵에 따라 차근차근 진전시키는 접근이 현실적이다. 단기에는 정보·지휘통제·훈련을 중심으로 체계 간 연결성을 강화해 작동성의 기반을 다지고, 중기에는 방어와 응징의 복원력을 높이는 한편, 연합운용을 정례화해 지속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해양·수중 영역까지 포괄하는 입체적 억제 구조로 확장해 전체 체계의 완성도를 높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이 과정에서 다자 정보협력과 조기경보 연계 등 협력 가능한 영역은 확대하되, 전반적인 메시지는 비핵·방어적 성격과 안정 기여라는 원칙 아래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점별 주요 추진과제의 재정렬

3축체계 고도화의 핵심은 개별 무기체계의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위기 상황에서 체계 전체가 실제로 작동하도록 설계·운용되는지에 있다.

첫째, 킬체인은 발사 이전 대응이라는 기본 목표를 유지하되, 이를 단일한 ‘선제타격’ 개념으로 협소화하기보다 위기 단계에 따라 다양한 선제대응 옵션을 제공하는 유연한 억제 수단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과시’가 아니라 ‘오판 방지’이며, 선택지의 존재가 억제 효과로 이어지려면 결심 구조와 표적화 절차, 지휘통제의 시간 흐름이 위기 속에서도 현실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센서와 타격 수단의 수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며, 표적정보의 신뢰도와 갱신 속도, 판단 기준의 일관성, 승인 절차의 간소화, 대체 통신·지휘 경로의 확보가 하나의 프로세스로 엮여야 한다.

또한 억제는 물리적 능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상대가 ‘한국은 위기에서 결심하고 실행할 수 있다’고 믿을 때 억제는 성립한다. 따라서 공개·비공개 메시지의 설계, 연합훈련의 구성, 위기 시 소통 방식까지 포함한 일관된 신뢰 형성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결국 ‘능력’뿐 아니라 ‘의지와 절차의 실행 가능성’이 함께 보여질 때 억제의 설득력이 커진다.

둘째, 미사일방어는 ‘완벽한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전제 위에서 공격자의 성공 확신을 차단하는 거부적 억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포화 공격 환경에서 방어의 목적은 모든 공격을 막는 데 있지 않다. 핵심 기능과 전략 표적의 생존성을 확보하고, 상대의 계산을 복잡하게 만들어 공격 결심 자체를 어렵게 하는 데 있다. 이런 의미에서 방어의 본질은 요격률만이 아니라 지휘 기능의 생존과 전투 지속 능력이며, 공격 이후에도 대응과 복구가 가능하다는 확신이 있을 때 상대는 성공을 확신하기 어렵다. 따라서 방어는 요격 전력의 강화와 더불어 분산, 대체, 복구라는 요소를 동시에 강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셋째, 대량응징보복은 핵 사용의 문턱을 높이는 핵심 축이지만, 단순히 ‘강한 보복 의지’를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응징은 핵 사용이 북한의 전략 목표 달성으로 이어질 수 없음을 현실적으로 인식시키는 구조여야 하며, 특히 전술핵의 제한적 사용이나 모호한 핵 사용 상황에서도 동맹 조율 하에 단계적이고 예측 가능한 대응 틀이 작동해야 한다. 응징은 불확실성만으로 성립하지 않고, 신뢰 가능한 옵션이 축적될 때 현실적 억제 효과가 생긴다. 동시에 응징은 목표 달성 이후의 확전 관리까지 포함해야 하며, 응징과 확전 관리가 분리될 경우 억제의 신뢰성과 위기 통제 가능성이 함께 훼손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 축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위기 속에서 ‘연속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이다. 탐지 단계에서 생성된 정보가 결심과 교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단절이 생기면, 킬체인·방어·응징이 각각 존재하더라도 전체 억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합동 차원의 공통 작전상황과 표준화된 정보 공유 체계, 위기 단계별 교전 원칙, 연합 차원의 표적화 기준이 일관되게 정렬될 필요가 있다. 또한 평시 훈련은 단순한 전력 과시가 아니라, 위기 시 실제 결심·전개·대응이 가능한지 점검하는 ‘작동성 검증’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검증이 반복·축적될수록 상대의 오판 가능성은 낮아지고, 억제의 신뢰는 더욱 공고해진다.

억제의 공간 확장과 동맹 구조의 조정

북한의 SLBM 개발과 해상 기반 운용 능력 증대는 억제의 공간을 육상에서 해양·수중 영역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3축체계 역시 지상 중심 구조를 보완하면서, 해양과 수중 영역까지 포함하는 입체적 억제 구조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새로운 전력을 단순히 추가하는 차원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도 감시–대응–응징의 연속성을 유지해 억제의 생존성과 지속성을 높이는 전략적 전환에 가깝다. 특히 해양·수중 영역에서의 분산된 감시와 대응 역량은 상대의 오판 가능성을 낮추고 위기관리의 선택지를 넓히며, 지상 기반 자산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억제 구조가 쉽게 붕괴되지 않도록 하는 대체 경로로 기능할 수 있다.

동시에 3축체계의 실효성은 한·미 확장억제와의 정합성 속에서 함께 평가되어야 한다. 3축체계는 독자 억제수단이라기보다 동맹 억제를 보완·강화하는 요소로 결합될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정보 공유, 표적 연동, 역할 분담, 위기 대응 절차의 사전 조율은 억제 신뢰를 좌우하는 핵심 조건이며, 확장억제는 선언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검증되는 운용 과정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따라서 정책 수준의 합의에 머무르지 않고, 운용 수준의 연동과 훈련을 통해 ‘일체형 억제’의 작동성을 축적해야 한다. 한국의 재래식 1차 대응 역량이 강화될수록 동맹 억제 구조는 더 견고해지고, 미국의 전력 운용 부담도 보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분담될 수 있다.

동맹 차원의 역할 분담 역시 중요한 함의를 가진다. 미국은 서태평양의 안정적 해양안보 질서 유지와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제공을 위해 전략자산을 전개해야 하는 구조적 부담을 안고 있다. 한국의 3축체계가 위기에서 실제로 작동 가능한 수준으로 고도화될수록, 동맹은 위기 시 더 유연한 선택지를 확보하고 전개 부담을 보다 합리적으로 분담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이 미국을 ‘대체’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동맹 억제의 지속성과 회복력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특히 해양·수중 영역에서의 감시와 대응 역량은 북한 전략무기의 운용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하며, 그 자체로 억제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갖는다.

다만 억제의 공간 확장은 외교적 관리와 분리될 수 없다. 역내에서 한국의 억제 역량 강화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조치로 해석될 경우 불필요한 마찰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3축체계의 강화는 비핵·방어적 성격을 분명히 하면서, 안정적 해양안보 질서라는 국제공공재 유지에 기여한다는 서사와 결합될 필요가 있다. 억제 역량의 강화는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그 취지와 목적이 충분히 설명되고 관리되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정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정책·제도적 고려사항

억제전략은 군사 능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위기 상황에서 신속한 결심이 가능하려면 권한과 책임 구조가 명확해야 하고, 그 결정이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기반도 갖춰져야 한다. 선제대응의 기준과 절차가 불명확하면 결심 지연과 혼선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억제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유지될 수 있는 억제전략의 기본 틀과 핵심 절차를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합동·연합 차원의 기준과 용어, 위기 단계별 대응 원칙이 일관되게 정렬될 때 ‘작동 가능한 억제’가 현실로 구현될 수 있다.

또한 ‘작동성’을 측정하고 개선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억제는 본질적으로 추상적 개념이지만, 운용 차원에서는 표적정보 갱신 주기, 결심 소요 시간, 지휘통제 연속성, 대체 경로 전환 시간, 복구 시간과 같은 지표로 점검할 수 있다. 이러한 작동성 지표를 바탕으로 정기적인 평가와 교정이 이루어질 때 3축체계는 선언의 수준을 넘어 운용의 수준에서 성숙한다. 특히 평가 결과가 훈련, 교리, 조직, 예산 배분으로 환류될 때 개선이 일회성 조치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체계로 자리 잡는다.

위기관리 관점에서는 핵심 기능의 분산과 대체 체계 구축, 그리고 민·관·군 연계 복원력 강화가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지휘통제와 통신이 일부 손상되더라도 작전이 지속될 수 있도록 대체 네트워크와 임시 지휘체계를 준비하고, 평시 점검을 통해 실제 전환 가능성을 반복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억제는 공격을 막는 능력뿐 아니라, 타격을 받아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구조를 갖출 때 완성된다.

재정과 산업 기반 역시 억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조건이다. 고비용 전력의 확대만으로는 장기적으로 억제를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비용 대비 효과가 큰 대안적 수단의 확보, 운용 방식의 혁신, 국방산업 생태계의 안정적 성장, 교육·인력 양성 체계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억제는 단기간의 증강이 아니라, 장기간 유지 가능한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러한 재정립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아웃리치(outreach)가 필요하다. 미국의 협조가 절대적인 사안일수록 미국 조야 내 전·현직 정책관료와 군 관료의 인식, 우려, 기대를 면밀히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설득 논리를 축적해야 한다. 기술 협의가 본격화되기 전에 정책·전략 수준에서 ‘왜 이것이 동맹과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가’를 체계화할수록, 이후 세부 협의 과정에서의 정치적 추동력과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다. 동시에 국내적으로도 국민적 이해를 높이는 과정이 필요하며, 억제의 목적과 비핵·방어적 성격, 지역 안정 기여의 논리가 일관되게 공유될 때 정책의 지속성도 강화된다.”

마지막으로 국민적 이해와 공감대 형성은 억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한다. 3축체계가 모든 위협을 완벽히 차단한다는 과도한 기대도, 반대로 억제 자체에 대한 불신도 모두 안보에 부정적이다. 따라서 억제전략의 목적과 한계를 투명하게 설명하고, ‘완벽한 방패’가 아니라 ‘오판을 막는 구조’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사회적 분열을 완화하고 위기 시 국가적 결심과 동원 체계의 안정성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결 론

한국형 3축체계는 양적 확대의 단계를 넘어 질적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규모 증가를 넘어 운용 개념과 전략적 활용 방식의 변화라는 점에서 기존 전제 자체를 흔들고 있다. 동시에 국제질서 변화와 동맹 환경의 불확실성은 한국이 보다 주체적인 억제 구조를 고민하도록 만든다. 따라서 고도화의 핵심은 새로운 무기체계의 나열이 아니라, 억제가 위기 상황에서 실제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탐지와 결심, 대응과 확전관리가 하나의 연속된 흐름으로 연결될 때 억제는 현실성을 갖는다.

이러한 전략적 재평가는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낮추고 한반도의 전략적 안정성을 제고하며, 동맹 신뢰를 보다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리는 기반이 될 것이다. 결국 ‘작동 가능한 억제’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변화한 안보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 조정 과정이며, 한국형 3축체계는 이를 통해 한반도 안보를 실질적으로 지탱하는 전략 구조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노력은 전력 건설의 방향을 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기 상황에서 국가가 어떤 기준으로 결심하고 어떤 방식으로 통제할 것인지에 대한 운용 철학을 함께 정립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안승회 기자 seung@dema.mil.kr

본 기고는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이 발행하는 「월간 KIMA 군사와 안보」2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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