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여성의 사회적 기여와 성취를 기념하는 뜻깊은 날로, 1917년 3월 8일 러시아 여성들의 ‘빵과 평화’ 시위를 기려 1975년 유엔이 공식 기념하기 시작했다.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군무원이자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위기와 격변의 한반도 역사 속에서 나라를 지켜 온 여성들의 발자취를 되새기며, 내 딸 역시 당당하고 진취적인 여성으로 성장해 국가·공동체에 기여하는 이로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나라가 존립의 기로에 섰을 때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결코 역사의 주변에 머물지 않았다.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에서 적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몸을 던진 논개의 결단은 항전의지의 상징이 됐으며, 나라를 위한 헌신은 성별의 문제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 줬다.
일제강점기에도 여성들은 독립운동의 현장에 섰다. 3·1운동의 함성 속에서 유관순 열사는 만세를 외치다가 체포돼 옥중에서 순국했으며, 수많은 여성이 비밀결사조직 활동과 군자금 모금, 정보 전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항일투쟁에 참여했다. 이는 단순한 참여를 넘어 국가의 자주와 존엄을 지키기 위한 주체적 행동이었다.
6·25전쟁 시기에도 여성의 역할은 분명했다. 간호장교를 비롯한 여군은 물론 후방에서 군수 지원과 부상병 간호를 맡은 여성들은 또 하나의 전선을 지켰다. 포화 속에서 생명을 살리고 군을 뒷받침한 그들의 헌신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탱할 수 있었던 힘이었다.
세계 전쟁사에서도 여성의 활약은 이어져 왔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여성 저격수와 전투조종사들은 실전에 투입돼 전과를 올렸다. 현대에도 여성들은 다양한 전문 분야에서 핵심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는 여성 인력이 국가안보의 중요한 전력임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그 정신은 대한민국 국군 안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2026년 현재 약 1만9000여 명의 여군이 복무 중이며, 정책·전략·정보·과학기술·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인력의 역할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인구 감소로 병역자원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여성은 더 이상 보조적 존재가 아니라 국가안보의 핵심 역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호국은 성별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의 문제다. 여성은 언제나 국가 위기 앞에 응답해 왔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다. 위기의 순간마다 개인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했던 역사 속 여성들의 정신은 오늘날 여성 장병과 군무원, 미래 세대로 이어지고 있다.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우리는 그 숭고한 호국정신을 되새기며, 대한민국 국군의 또 하나의 주역으로서 당당히 서 있는 여성들의 역할과 가능성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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