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갑자기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다. 현대전은 첨단 무기에 의해 단기간에 이뤄지기도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이 ‘국가 총력전’의 양상을 띠는 경우도 있다. 이는 우리에게 잊고 있었던 명제, 전쟁의 승패를 결정짓는 최후의 보루는 결국 ‘준비된 예비전력’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육군동원참모부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2026년 ‘NCR 동계총회’에 참석했다. NCR은 나토 예비전력위원회(NATO Committee on Reserve)로 나토 군사위원회에 예비전력 정책을 자문하는 직속기구다. 2024년까지 국제예비전력협의회(NRFC)로 불렸으나 러·우 전쟁 이후 나토 내 예비전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위상이 격상됐다. 육군은 2014년부터 NCR 총회에 파트너국 자격으로 참석해 세계 각국의 예비전력 현안·동향을 이해하고, 대한민국 육군 동원체제의 우수성을 공유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2022년에는 파트너국 최초로 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이번 총회에는 미국, 독일 등 36개국의 예비전력 전문가들이 참석해 러·우 전쟁 장기화와 병역자원 획득여건 악화 등 대내외 상황을 고려한 예비전력 운용과 관련된 당면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우리는 나토가 추진하고자 하는 예비전력 정책의 핵심 방향과 시사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번째는 국가 총력전 수행을 위해선 예비전력이 필수요소라는 점이다. 나토는 러·우 전쟁 전훈에서 국가 총력전 수행을 위해선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중요하며, 이를 강화하려면 전시 동원을 전 국가적 과제로 인식하고 역량 통합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회복탄력성이란 전시에 국가 시스템이 충격에 쉽게 무너지지 않고, 피해로부터 신속히 복구되며,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이른다. 또한 대규모 동원을 위한 체계 정립, 안정적 동원자원 획득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할 것임을 명시했다.
두 번째는 예비전력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인재 양성이다. 각국은 정책을 지속 추진하기 위해 예비전력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나토 교육기관은 예비전력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데, 이를 전술적 수준에서부터 전략·정책적 수준을 포함하는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우리 육군도 이러한 국제교육과정 참여로 예비전력 핵심 인재 육성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예비전력에 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이다. 나토는 STO(Science and Technology Organization) 운영을 통해 정책 수립 시 첨단 과학기술 접목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회에는 STO 소속 전문가가 참석해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예비군훈련, 동원체계 구축 등을 논의했다. 2025년 미군은 팔란티어, 메타, 오픈AI의 기술 관련 임원 4명을 예비군 중령으로 임관시켜 제201파견대라는 예비군부대에 복무하게 해 국방 분야 인공지능(AI) 도입·운용에 적극 활용 중이다. 우리 육군도 우수한 예비전력 인력을 첨단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로 양성·확보할 수 있는 전문기관 운영 등의 정책적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NCR 동계총회에서 세계 각국이 예비전력으로 불안정한 안보환경을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대한민국 동원체제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었다. 동원참모부는 이번 NCR 총회 때 확인한 시사점을 토대로 예비전력 정책을 혁신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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