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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가 빛나는 이유

입력 2026. 03. 05   15:54
업데이트 2026. 03. 0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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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은 오래전부터 합동의 가치를 강조해 왔다. 사관학교에서 시행하는 육군3군사관학교 체육대회, 친선교류에 이어 임관 뒤에는 합동군사교육으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이어 왔다. 제복은 달라도 같은 국군이란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러한 노력이 곧바로 합동으로 체감되지는 않았다. 각 군의 전통과 문화는 분명했고, 임관 뒤 임무환경 또한 달랐다.

교류는 이어졌지만 그럴수록 각 군의 정체성 역시 더 뚜렷해졌다. 그래서 이번 3군 신임 장교 통합임관식도 의미 있는 시도임은 분명하지만, 그게 곧 체질적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긴 힘들었다.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 역시 닮아 있었다. 각 군의 사관학교에서 온 훈육요원을 비롯해 각 군 본부 실무자들이 3군사관학교 통합임관식 기획단으로 한 공간에 모여 행사를 준비했다. 서로의 용어와 문화가 달랐고, 행사 진행방식도 같지 않았다.

서로 다른 전통을 존중하면서 하나의 흐름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대화와 배려를 요구했다. 무엇을 강조할지, 어떤 장면으로 마무리할지 세부적인 선택 하나에도 서로의 입장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그 차이를 지우기보다 조율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썼다. 무대를 준비하면서 어쩌면 신임 장교들보다 먼저 합동성을 체험하고 있었다.

행사의 마지막, 3군의 신임 소위들이 함께 만들어 낸 다이아몬드 형상은 그런 고민의 결과였다. 다이아몬드는 소위 계급장을 상징하는 단순하고 분명한 형상이다. 그것은 단순한 연출이 아니라 각 군이 동등하게 참여해 하나의 상징을 완성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소위 계급장을 상징하는 형상 속에 서로 다른 제복의 색으로 임관 장교들이 자리를 잡았다. 누가 중심이 되는 형상이 아니라 함께 완성해야만 의미가 생기는 형태였다.

다이아몬드는 하나의 면으로 빛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면이 각자의 각도로 빛을 받아 반사할 때 비로소 단단한 광채를 만든다. 모든 면이 같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다른 면들이 균형을 이룰 때 그 빛은 더 눈부시다.

통합이 단번에 이뤄지지 않듯이 오랜 전통과 문화가 하루아침에 섞일 수 없다. 이번 행사에서 통합은 구호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형태를 갖춰 나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신임 장교들은 이제 각자의 부대로 흩어질 것이다. 서로 다른 제복을 입고,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날 하나의 다이아몬드를 이뤘던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이 완성된 통합의 증거는 아닐지라도 적어도 같은 빛을 향해 서 있었다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윤영 소령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통합임관식행사기획단
윤영 소령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통합임관식행사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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