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첨단무기와 미래 전쟁

가성비 전쟁 시대…美 5000만 원짜리 자폭드론 데뷔

입력 2026. 03. 04   15:10
업데이트 2026. 03. 0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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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무기와 미래전쟁>> 이란의 강점을 모방해 이란을 타격한 미국 최초 저가 장거리 자폭드론 LUCAS 

미국이 세계 최고의 군사력을 갖췄다고 이야기할 때 보통 호사가들은 미국이 얼마나 비싼 무기를 가지고 있는가를 주로 평가한다. 실제로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22는 3억 달러, B-2 폭격기는 21억 달러, 버지니아급 공격원자력잠수함은 28억 달러에 달하는 등 전 세계의 온갖 비싼 무기는 모두 미국이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미국이 달라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현대 전장의 패러다임은 초고가 무기가 지배하던 시대를 지나 수천 달러 수준의 저가형 무인 시스템이 수백만 달러의 방공망을 뛰어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 역시 이런 ‘새로운 질서’에 적응하기 위해 저가 무인 시스템에 대한 연구와 투자를 하고 있다. 지금부터 지난달 28일 새벽 이란 본토를 타격한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에서 화려한 실전 데뷔를 마치며 세계 주목을 받은 미국 최초의 저가 장거리 자폭드론 LUCAS(Low-cost Unmanned Combat Attack System)를 다뤄보고자 한다.

해상에서 발사되는 LUCAS 무인기. 필자 제공
해상에서 발사되는 LUCAS 무인기. 필자 제공


기체 구조는 유지…내부만 ‘미국화 과정’ 거쳐 

이란을 공격한 LUCAS의 기원은 역설적이지만 적대 세력인 이란의 기술에 있다. 미군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장에서 수거된 이란 샤헤드-136의 잔해를 정밀 분석했다. 이를 통해 기체 구조는 유지하되 내부 통신과 항법 장치를 미국 규격 첨단기술로 교체하는 일명 ‘미국화 과정’을 거쳤다. LUCAS는 샤헤드-136의 독특한 델타익 구조를 계승해 레이다 반사 면적을 줄였다. 또 동체 재질로 목재와 섬유 유리 등 저가형 복합 재료를 사용해 대량 생산의 용이성을 극대화했다.

LUCAS는 기본적으로 평범하다. 외형은 전장 약 3m, 전폭 2.4m로 샤헤드와 거의 비슷하며 최대 이륙중량은 200㎏ 미만으로 동체 후방에 저가형 피스톤 엔진과 푸셔(Pusher)형 프로펠러를 장착해 최대 속도 시속 194㎞를 달성했다. 탄두 중량은 20㎏ 수준인데, 이는 AGM-114 헬파이어(Hellfire) 미사일의 두 배에 달하는 위력으로 경장갑 차량을 무력화할 수 있다.

하지만 LUCAS의 핵심은 동체나 엔진이 아니라 지능형 자율성과 네트워크 역량이다. 이 체계는 통신이 두절되는 상황에서도 저가형 인공지능(AI) 칩셋이 영상을 분석해 목표물로 스스로 돌진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자율 타격 기능을 갖췄다. 또 기체 간 데이터를 공유하는 메시 네트워크와 스타링크 위성통신 단말기 통합을 통해 가시거리 밖에서도 실시간 군집 제어와 표적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아울러 전파 방해 환경에서도 작동하도록 영상을 통한 항법 오류를 보정하는 비주얼 슬램(Visual SLAM) 기술이 GPS 수신기와 함께 작동한다. 전면부 노즈 모듈을 교체해 자폭용과 정찰용으로의 즉각적인 임무 전환이 가능한 모듈형 설계를 채택한 것도 특징이다.

작전 배치 준비 중인 LUCAS 드론. 출처=미 전쟁부 홈페이지
작전 배치 준비 중인 LUCAS 드론. 출처=미 전쟁부 홈페이지


압도적 경제성·대규모 공격 가능 ‘군집무기’

전략적 측면에서 LUCAS의 가장 무서운 점은 압도적인 경제성이다. LUCAS의 대당 가격은 약 3만5000달러, 우리 돈으로는 5000만 원 수준이다.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MQ-9 리퍼 무인기나 200만 달러가 넘는 토마호크 미사일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저가 무기체계다. 이는 적군이 LUCAS 한 대를 격추하기 위해 수백만 달러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소모하게 만드는 일명 ‘가성비 딜레마’를 강요하며 결과적으로 적의 국방 예산을 더 빨리 고갈시키는 비용 대칭성을 확보하게 해준다.

이러한 전략적 가치는 이번 장대한 분노 작전에서 여실히 증명됐다. 미 중앙사령부 전용 자폭 드론 부대인 ‘태스크포스 스코피언 스트라이크(Task Force Scorpion Strike)’는 지·해상의 연안전투함에서 수백 대의 LUCAS를 동시 발사했다. 이들은 이란의 S-300 등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이란의 수도 테헤란 내 혁명수비대 본부와 미사일 기지 등 상당한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상당한 수의 LUCAS가 격추됐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토마호크 미사일 등 다른 타격수단과 같이 사용함으로써 이란군의 방공망을 붕괴시키는 데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가성비에서 승리해야 현대전에서 승리한다

LUCAS는 미국의 전쟁 무기 방향성이 고가·고성능·소수 무기에서 저가·적정 성능·대량 군집 무기로 이행하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역시 미국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군용 드론 기술과 무인체계 기술을 단순히 저가·대량 생산에만 주목하지 말고 선진국이 주목하는 무인 무기체계의 핵심인 군집 운용능력, 자율작전능력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LUCAS가 보여준 혁신적 복제와 비용 효율성은 이제 미래 전쟁의 새로운 표준이 됐기 때문이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필자 김민석은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으로, 국내 방위산업 소식을 해외에 소개하고 있다. 국내 매체 비즈한국 및 유튜브 채널에서 국내외 방위산업 소식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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