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교양 K-pop 스타를 만나다

K팝 비트 타고…EDM 붐 다시 온다

입력 2026. 02. 23   16:17
업데이트 2026. 02. 23   16:21
0 댓글

K-pop 스타를 만나다 - 복고와 전자음악


숏폼 플랫폼에 디지털 향수 바람 거세
강렬 비트·리듬 ‘백 투 2016’ 트렌드로
스트리밍 차트 1위 오른 키키의 ‘404’
아이브·에이티즈 신곡도 같은 경향 보여
짧아진 유행…전자음악의 부활 주목

 

그룹 에이티즈.사진=KQ엔터테인먼트
그룹 에이티즈.사진=KQ엔터테인먼트

 


2025년 말부터 지금까지 숏폼 플랫폼에 거대한 디지털 향수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백 투 2016(Back to 2016)’, 2016년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다. 2020년대의 Y2K 재발견까지만 해도 ‘대중문화의 유행은 20년 주기로 돈다’는 법칙이 유효한 줄 알았는데, 짧아지는 콘텐츠 길이만큼이나 유행이 도는 속도도 더 빨라졌다. 이제 막 30대에 진입한 Z세대 고참들은 2016년을 코로나19도, 높은 물가와 환율도, 인공지능(AI)도 없었던 태평성대로 기억한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파티와 축제의 현장이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으로 실시간 중계되던 그때가 돌아오고 있다. 아, 옛날이여! 신나게 몸을 흔들어 보자.

안타깝게도 이 시기의 기억은 Z세대만큼 선명하지 않다. 2016년을 훈련소 기상나팔과 함께 맞이한 나는 이 칼럼이 나가는 2월쯤 후반기 학교에서 교육을 마치고 막 자대 배치를 받은 이병이었다. TV에서는 ‘프로듀스 101’ 첫 번째 시즌에 맞춰 아이오아이로 데뷔할 연습생들이 강렬한 EDM(Electronic dance music) 주제가 ‘픽 미 픽 미 픽 미 업’을 부르고 있었다. 군 생활에 적응하느라 음악을 듣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어찌저찌 찾아 들은 음악은 어느 정도 기억이 난다. 처음으로 나간 휴가, 거리에는 각양각색의 전자음악이 들렸고 사람들은 그해 여름에 열릴 대규모 일렉트로닉 페스티벌의 티켓을 예매하며 축제를 기대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울트라 뮤직 코리아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는 하늘의 별이 된 ‘아비치’였다. 음악채널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페스티벌로 유명한 투모로랜드 실황이 흘러나왔다. 앨런 워커, 체인스모커스, 캘빈 해리스, 마시멜로…. 이 시대 팝의 주인공은 DJ와 프로듀서들이었다.

유행에 민감한 K팝도 세계적 흐름에 적극 동참했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EDM과 더불어 트로피컬 하우스, 딥 하우스, 퓨처 베이스 등 장르를 활용한 히트곡이 대거 등장했다. 입대 직전 2015년의 딥 하우스와 UK 개러지 장르에서 가장 앞서간 기획사는 ‘음악 르네상스’를 겪고 있던 SM엔터테인먼트였다. 샤이니의 ‘뷰(View)’와 f(x)의 ‘포 월즈(4 Walls)’가 시장을 평정하며 몽환적이고도 세련된 K팝의 신비로운 매력을 확보했다. ‘아이(I)’라는 강렬한 록 음악으로 솔로 데뷔한 태연조차 후속곡은 DJ 스네이크나 메이저 레이저가 연상되는 트로피컬 사운드의 ‘와이(Why)’였고, 야심찬 무한확장을 선언한 NCT 127의 데뷔곡 ‘일곱 번째 감각’은 퓨처 베이스였다. 특히 SM의 팬이라면 보아와 빈지노의 ‘노 매터 왓(No Matter What)’이나 f(x)의 ‘올 마인(All Mine)’ 등 이 시기 ‘스테이션’이란 이름 아래 등장한 수많은 일렉트로닉 명곡을 기억할 것이다.

 

 

걸그룹 블랙핑크.사진=YG엔터테인먼트
걸그룹 블랙핑크.사진=YG엔터테인먼트

 

걸그룹 하츠투하츠.사진=SM엔터테인먼트
걸그룹 하츠투하츠.사진=SM엔터테인먼트



오늘날 세계를 호령하는 슈퍼스타들 역시 일렉트로닉의 덕을 크게 봤다. 변조된 음성을 활용해 후렴부를 채우는 보컬 촙(Vocal Chop) 기능을 적극 활용한 ‘피 땀 눈물’과 당대 최고의 팝스타로 부활한 저스틴 비버의 영향이 짙었던 ‘세이브 미(Save ME)’로 세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놓은 방탄소년단(BTS), ‘붐바야’ ‘휘파람’ 이후 인기를 이어 가는 ‘불장난’으로 당대 트로피컬 하우스를 더욱 강렬하게 표현한 블랙핑크가 그 주인공이다. 이 다음 해에는 트로피컬 하우스의 정점을 찍은 위너의 ‘릴리릴리(Really Really)’와 서정적인 멜로디 전개에 신시사이저 드롭을 넣는 공식을 충실히 따른 세븐틴의 ‘울고 싶지 않아’가 등장했다. ‘울고 싶지 않아’의 경우 대중적인 선율을 더해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소프트 EDM(Soft EDM)’의 대표주자 체인스모커스의 초대박 히트곡 ‘클로저(Closer)’와의 유사성이 지적돼 회사가 작곡진에 체인스모커스 멤버들 이름을 올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제 2026년으로 돌아와 보자. 최근 우리는 K팝에서 ‘백 투 2016’의 징후를 포착하고 있다. 매우 차분하거나 굉장히 요란했던 Y2K 시대의 선율과 메시지의 유행이 끝나고 강렬한 리듬과 비트의 시대가 왔다. ‘이지 리스닝’이란 정체불명의 단어로 멜로디를 강조하던 흐름이 어느덧 먼 옛 시절처럼 느껴진다. 현재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의 톱100 차트 1위에 오른 곡은 걸그룹 키키의 UK 개러지 스타일 하우스 ‘404(New Era)’다. 그 아래에는 웨스턴 스윙 사운드에 강렬한 킥 드럼을 꽂아 넣은 키키의 소속사 선배 그룹 아이브의 ‘뱅뱅(Bang Bang)’이 있다. 전 세계 페스티벌을 누비며 월드투어를 진행한 그룹에 필요한 ‘앤섬(Anthem)’이다. 이러한 흐름은 ‘아드레날린(Adrenaline)’으로 컴백한 보이그룹 에이티즈와 함께 오는 27일 새 앨범 ‘데드라인(Deadline)’으로 복귀하는 블랙핑크의 선공개 싱글로 하드스타일 레이브를 선언한 ‘뛰어’를 계승하는 움직임이다.

SM은 하츠투하츠로 이미 레트로의 프로토타입을 제시했다. 지난해 도회적인 ‘포커스(Focus)’로 딥 하우스의 부활을 선언한 그룹은 최근 테크 하우스 장르 기반에 플럭 사운드를 섞어 디지털 시대의 키치한 매력을 더한 ‘루드(RUDE)!’를 발표했다. 딥 하우스 계열로는 걸그룹 XG의 ‘힙노타이즈(Hypnotize)’나 아이들의 ‘모노(Mono)’도 빼놓을 수 없다. ‘백 투 2016’ 트렌드 안에서도 서로 다른 하위 장르를 선택해 가공하는 움직임이다. 거대한 무대에서 다 같이 뛰어노느냐, 우리끼리 작은 방에서 고개를 끄덕이느냐의 차이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전자음악의 전성기는 내가 제대한 2017년 힙합과 라틴팝의 대유행에 밀려 주춤하기 시작했고, 2019년 빌리 아일리시를 위시한 미니멀리즘의 역습으로 빠르게 저물어 버렸다. 그러나 요소만은 K팝에 남아 수많은 그룹의 음악적 기반으로 오늘날까지 명맥을 유지해 왔다. 2026년의 전자음악과 K팝의 유행은 어떨까.

 

필자 김도헌은 대중음악평론가다. 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와 편집장을 역임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이다. 음악채널 제너레이트(ZENERATE) 유튜브와 팟캐스트를 운영 중이다.
필자 김도헌은 대중음악평론가다. 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와 편집장을 역임했다. 한국대중음악상 심사위원이다. 음악채널 제너레이트(ZENERATE) 유튜브와 팟캐스트를 운영 중이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