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육군사관학교, 예비생도 화랑기초훈련 현장을 가다

입력 2026. 02. 05   16:56
업데이트 2026. 02. 0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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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간성 위한 ‘첫발’
정예장교 향한 ‘한발’

335명의 평범한 청년, 군인 되어 가는 5주간의 과정
총기 자세 잡고 보호의 착용하며 연신 질문 열정 폭발
교정 내 ‘간성로’ 지날 땐 우렁찬 함성으로 패기 발산
3학년 파견생도들 방학 휴가도 반납한 채 훈련 지원
선배는 소대장 역량 키우고 후배는 ‘육사 정신’ 배워

# 육군사관학교(육사) 교정에는 ‘호국(護國)’을 상징하는 기념물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내 생명 조국을 위해’ 대통령 친필 휘호가 새겨진 호국비를 비롯해 생도 신분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선배들을 기리는 호국혼 동판비와 참전생도상, 위국헌신의 표상인 고(故) 강재구 소령 동상까지. 교정 곳곳에서 조국수호의 주역으로 살아온 육사인의 긍지를 느낄 수 있다.
# 육사 정문에서 생도 시설까지 이어지는 도로 이름은 ‘간성(干城)’이다. 방패와 성을 이르는 말로, 나라를 지키는 믿음직한 군대를 의미한다. 매년 1~2월이면 간성로에는 정예장교를 꿈꾸며 군문에 들어선 예비생도들의 우렁찬 함성이 울려 퍼진다. 수험생활을 막 마친 이들은 ‘화랑기초훈련’이라고 불리는 5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면서 군인으로 거듭난다.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는 ‘호국간성’이 되기 위한 첫걸음. 육사 예비생도 화랑기초훈련 현장을 소개한다.  글=이원준/사진=조용학 기자

화랑기초훈련을 받고 있는 육군사관학교 예비생도들이 4일 기초훈련 파견생도 인솔 아래 힘차게 군가를 제창하며 이동하고 있다.
화랑기초훈련을 받고 있는 육군사관학교 예비생도들이 4일 기초훈련 파견생도 인솔 아래 힘차게 군가를 제창하며 이동하고 있다.

 


아직은 서툴지만 빠르게 배우는 시간

4일 육사 교정. 예비생도 1중대 1소대의 핵·화생방 교육훈련이 한창이었다.

화생방 보호의 착용법과 임무형 보호태세(MOPP) 교육을 받은 예비생도들은 곧바로 교보재를 활용한 실습에 나섰다. 난생처음 보는 보호의를 앞에 두자 난감한 표정이 이어졌다. 교관 설명과 조교 시범을 지켜봤지만, 막상 직접 착용하려니 머릿속이 하얘진 듯했다.

“질문 있습니다!”

머리를 빡빡 민 한 예비생도가 손을 번쩍 들었다. 화생방 보호의를 착용한 상태에서 총기를 비껴 메는 방법을 묻는 질문이었다. 곁으로 다가온 3학년 선배 생도는 개머리판을 접는 방법을 설명하며 차근차근 동작을 알려 줬다. 총기 자세가 해결되니 다음은 전투화 덮개 착용이 문제였다. 옆에 있던 또 다른 예비생도도 손을 들며 궁금증을 이어 갔다.

화생방 보호의 착용 실습을 마친 예비생도들의 모습은 아직 군인이라기보다 청년에 가까웠다. 때 묻지 않은 전투복과 매끈한 전투화, 짧게 자른 머리까지 모든 게 낯설고 새로웠다.

하지만 이는 정예장교로 향하는 첫 관문에 불과하다. 모르는 것이 많지만 예비생도들은 질문하고 경험하며 스펀지처럼 지식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었다.

지난달 16일 시작된 올해 화랑기초훈련에는 예비생도 335명(외국 수탁생도 5명 포함)이 참가 중이다. 화랑기초훈련은 정식 입학 전 가입교 과정을 통해 예비생도가 정예생도로 거듭나는 첫 단계다. 이들은 첫날 가입학 등록을 시작으로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훈련기간 예비생도들은 국가관·안보관·대적관·군인정신을 함양하며 군인 기본자세와 기초 전투기술, 생도생활 적응 교육을 받는다.

훈련은 주차별 목표에 따라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1주 차에는 신분 전환과 조기 적응에 중점을 두고 국가관·안보관 교육, 군문화 이해, 군법·인권 교육, 헌법수호 교육, 기본 제식훈련이 이뤄진다. 2~3주 차엔 핵·화생방 교육, 개인화기 사격, 20㎞ 전술행군 등으로 군인 기본자세 완성과 군인정신 함양에 집중한다.

마지막 4~5주 차에는 리더십 개발 교육과 교과과정·문화체육활동 소개 등을 하면서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한 생도생활을 익히게 된다.

 

 

영점사격 표적지를 들고 대기하는 모습.
영점사격 표적지를 들고 대기하는 모습.

 

영점사격 표적지를 들고 대기하는 모습.

 

예비생도들이 방독면 착용 실습을 하고 있다.
예비생도들이 방독면 착용 실습을 하고 있다.

 

임무형 보호태세 발령에 따라 전투화 덮개를 착용하는 예비생도들.
임무형 보호태세 발령에 따라 전투화 덮개를 착용하는 예비생도들.

 

다음 교육훈련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예비생도들.
다음 교육훈련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예비생도들.



화랑기초훈련 또 다른 주역 ‘기파생도’

핵·화생방 교육훈련과 영점사격훈련 현장에는 예비생도와 함께하는 3학년 생도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기파생도’로 불리는 화랑기초훈련 파견생도들이다.

기파생도는 훈육관과 교관을 보조하며 예비생도 훈련을 지도하고 인솔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날도 이들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예비생도를 지켜보며 훈련 전반을 지원했다. 화랑기초훈련의 또 다른 주역이자 육사인의 정신을 후배에게 전하는 존재다.

기파생도 선발은 경쟁이 치열하다. 리더십과 지적·신체적·군사적 역량, 훈육 성적이 우수한 생도들만 선발된다. 올해는 총 59명의 기파생도가 방학 휴가도 반납한 채 참여하고 있다.

3학년 홍채영 생도는 “3년 전 예비생도 시절 선배들의 모습을 보며 기파생도를 목표로 삼았는데, 후배들을 직접 지도할 수 있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기파생도로서뿐만 아니라 나중에 야전부대 소대장이 되면 어떤 능력이 필요할지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예비생도들은 ‘사관생도 첫걸음’ ‘화랑기초훈련 길라잡이’ 등을 활용해 생도생활 적응에 필요한 기본소양을 갖추고 체력단련 프로그램으로 기초체력도 향상하고 있다.

주말에는 특별전 관람과 육군박물관 견학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신조탑 참배와 사자굴·태릉탕·재구의식 등 전통 계승행사도 이어진다.

장석현 군사훈련교관은 “화랑기초훈련은 민간인에서 사관생도로 신분이 전환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예비생도들이 생도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하는 정예장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예비생도들은 화랑기초훈련을 성공적으로 수료한 뒤 오는 23일 입학식을 거쳐 정식으로 1학년 생도생활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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