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고대부터 내려온 전우애

입력 2026. 01. 29   14:45
업데이트 2026. 01. 2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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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 어머니들은 아들을 전쟁터로 내보낼 때 방패를 갖고 돌아오거나 방패 위에 실려 돌아오라고 말했다.”

다양한 매체에서 멋있게 그려지는 스파르타 등 고대 그리스의 전사, 호플리테스들을 본 적이 있는가? 대열을 맞추고 수십 배나 되는 적을 밀어내고 베는 전사들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300’을 보고 스파르타 전사가 되는 상상을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시청자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이들 전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예리하고 잘 정돈된 검, 적이 다가오지 못하게 벽을 만들어 주는 긴 창, 반짝거리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갑옷 등 다양한 무기와 장비가 떠오를 것이다. 이 중 실제로 호플리테스에게 가장 소중했던 것은 왼손에 쥔 방패다. 이들에게 방패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여러 어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투구와 흉갑은 자신을 지키지만, 방패는 전체 전열을 지킨다.” 방패가 호플리테스에게 얼마나 귀중했는지는 이 문장으로 알 수 있다. 호플리테스는 전투에서 팔랑크스 대형을 한 채 적을 향해 나아갔다. 이 과정에서 왼쪽을 보호해 주는 것은 자신이 들고 있는 방패이고, 오른쪽을 보호해 주는 것은 바로 옆의 전우가 들고 있는 방패다. 무섭다고 방패를 자신의 쪽으로 당기면 전우는 죽고, 결국 전열은 흐트러진다. 고대 전투에서 전열이 흐트러졌다는 건 패배를 의미했고, 죽음의 위기를 불러왔다. 전투에서 방패를 잃어버렸다는 것은 곧 모욕과 수치로 돌아왔다.

어떤 상황에서도 옆의 전우를 믿고 자기 몸의 반을 맡기며 전열을 유지하는 능력이 전투력이었던 셈이다. 이를 위해 스파르타는 7세부터 집에서 나와 전사가 될 다른 아이들과 성인이 될 때까지 합숙훈련을 하는 아고게, 성년이 된 남자들이 모두 같이 식사하는 시시티아 등의 문화가 존재했다.

이런 문화·사회환경 덕분에 고대 그리스 국가들은 페르시아와의 두 번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스파르타는 펠로폰네소스전쟁에서 승리해 일시적으로 고대 그리스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있었다.

이런 문화는 현재 우리 군이 바라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학창 시절을 보낸 뒤 20세 무렵 군대에 오고, 전우들과 함께 아침·점심·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 군이 군인들에게 바라는 건 언제 발발할지 모르는 전쟁에서 같이 훈련하며 땀 흘리고, 그동안 함께한 전우를 믿고 서로 보호하며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다. 옆의 전우가 때로는 밉고 마음 상하게 하더라도 시련을 헤쳐 나간 기억과 추억을 떠올리며 모두 멋있고 행복한 군 생활을 하면 좋겠다.

황선동 소위 육군3포병여단
황선동 소위 육군3포병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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