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을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며 24시간 철저한 전투준비태세로 최전방을 지키는 부대가 있다. 언제 닥칠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 완벽한 경계태세를 갖추고 각자 위치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 오직 국가를 향한 충성심으로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부대. 바로 감시초소(GP)다.
GP는 단순한 경계시설이 아니다. 대한민국 최북단에서 적과 마주하며 유사시 가장 먼저 대응해야 하는 곳이다. 긴장과 책임이 상시 공존하고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 GP의 하루는 반복되는 일상이 아니라 언제든 실전으로 전환될 수 있는 전투의 연속이다.
2016년 육군12보병사단 상승향로봉여단(당시 연대) 정보중대(당시 수색중대) 분대장으로 GP 경계작전 임무를 시작했다. 초급간부로서 GP의 임무와 책임은 때로는 큰 부담이었다. 적과 대치하며 근무하는 긴장감은 하루하루가 도전이자 군인으로서 본질을 끊임없이 되묻게 하는 순간이었다. 막중한 책임감 속에서 전우들과 동고동락했던 시간이 어느덧 10년이 다 돼 간다.
부사관으로 임관하며 세웠던 목표는 분명했다. 첫째, ‘내가 맡은 분대원만큼은 안전하고 건강하게 전역시킨다’이다. GP라는 특수한 환경에서도 사고와 갈등 없이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지휘자로서 무엇을 우선해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에 옮겼다. 그 결과 단 한 명의 이탈자 없이 임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또 하나의 목표는 ‘적이 가장 두려워하는 GP를 만든다’이다. GP 근무가 고되고 힘든 만큼 단순한 희생이 아니라 자부심이 돼야 한다고 믿었다. 철저한 교육과 반복된 훈련으로 언제든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췄고, 험준한 지형과 열악한 여건에서도 전투력 유지를 최우선으로 삼았다. GP는 힘들고 어려운 공간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를 증명하는 자리가 됐다.
GP 안에는 사람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 낸 행복도 존재한다. 작은 이벤트로 서로 격려하며 쌓아 온 따뜻한 추억은 훗날 힘든 순간마다 힘이 돼 줬다.
분대장에서 시작해 부GP장으로 임무를 마무리하기까지 총 30회의 GP 경계작전을 전개하며 많은 직무지식을 익혔고 군인으로서 책임감과 전우애, 자존감을 높일 수 있었다. GP는 나를 단련시킨 현장이자 그 어떤 환경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준 공간이다.
GP의 임무는 눈에 띄지 않지만 그 묵묵한 헌신이 대한민국의 오늘을 지탱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함께했던 10명의 GP장과 13명의 소대 부사관단, 345명의 소대원에게 “GP에서 함께 작전할 수 있어 무한한 영광이었고 감사했다”고 전하고 싶다.
|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