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m 끝에 正心正己… 마음을 겨누다
통영 한산정부터 DMZ까지 활터 100여 곳 담아…주변 역사도 소개
인격 수양·체력 단련 등 국궁 예찬…장병들 정신력 무장에 도움 될 것
“국궁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전통무예이자 무형문화재(제142호)입니다. 공직 퇴임 후 우연히 접한 국궁의 매력에 빠져 전국 활터들을 순례하게 됐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활터의 역사와 전통, 주변 먹거리·볼거리를 소개해 국궁의 저변을 확대하고 싶은 마음에 책을 쓰게 됐습니다.” 글=김가영/사진=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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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있는 여행 안내서 『활 내는 할아버지의 활터탐방』을 선보인 서진수(3사 13기) 예비역 육군중령은 요즘 활 내기(활쏘기)에 푹 빠져 있다. 1993년 전역한 뒤 대학과 연구소에서 일하다가 퇴직했지만, 요즘 박사나 교수보다 ‘접장(接長)’으로 더 자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접장이란 5발(1순)의 화살을 연속해 모두 과녁에 맞힌 궁사에게 부여하는 존칭이다. 그는 지금까지 테니스,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지만 국궁의 매력과는 비교할 수 없다며 ‘국궁 예찬론’을 폈다.
“양궁이 조준기 같은 장비를 이용해 기술적·기계적으로 훈련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국궁은 활을 쏘는 과정을 통한 인격 수양과 심신 수련에 방점을 찍습니다. 과녁까지의 거리는 145m이지만, 단순히 과녁을 맞히는 것보다 화살을 내기까지 마음을 다스리고 호흡을 고르는 게 중요하죠. 이를 ‘정심정기(正心正己)라고 하는데, 활을 내다 보면 모든 잡념이 사라집니다. 과녁에 관중(貫中·명중)할 때의 기쁨보다 마음이 흔들림 없이 고요하게 정돈되는 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스포츠죠.”
국궁의 장점을 다 읊자면 밤을 새워야 할 지경이라며 미소 짓던 서 접장은 국궁이 정신력뿐만 아니라 체력 단련에도 그만이라며 예찬을 이어 갔다.
“국궁 속담 중 ‘배꼽이 과녁을 겨눈다’는 말이 있습니다. 활을 쏠 때 허리가 흔들려선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한 말로 하체가 굳건해야 좋은 활쏘기가 된다는 의미죠. 안정적인 자세를 위해 하체를 고정하고 단전에 힘을 모아야 하는 데다 시위를 당길 때 팔의 근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하니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도 활을 내다 보면 절로 땀이 납니다. 큰 움직임이 없어 보이지만 심신을 단련하기에 안성맞춤인 운동입니다. 제 경우 거북목이 심해 갖가지 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았는데, 국궁을 시작한 뒤 깨끗이 나았습니다. 바른 자세를 만드는 데도 그만이죠.”
서 접장은 이런 이유로 역사 속 많은 인물이 국궁으로 심신을 수련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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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황제께서는 경희궁 내 활터를 서울 종로구 사직동 등과정(登科亭) 터로 옮겨 황학정을 세우시고 활쏘기를 즐기며 국궁의 맥을 잇게 하셨습니다. 또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는 청년 시절 충남 아산 현충사 경내에서 국궁을 수련하셨고, 경남 통영 한산정에서는 부하들과 활쏘기 내기를 하며 떡과 술을 배불리 먹여 사기를 높이기도 하셨죠.”
책은 충무공이 활을 쏘던 한산정을 비롯해 동·서·남해안을 따라 위치한 활터 100여 곳을 소개한다. 분단국가라는 현실을 반영해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의 활터도 포함했다. 또한 전국 활터 400곳의 주소·연락처 도표와 활터 주변 전통시장 정보, 대표 먹거리 등을 부록으로 담아 독자들이 여행하듯이 전국 활터를 돌며 힐링할 수 있도록 했다.
서 접장은 “국궁은 예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무기였고, 심신을 단련하는 최고의 수단이었다”며 우리 군과 장병들이 국궁에 관심을 가져 주길 당부했다. “국궁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할 뿐만 아니라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무예입니다. 장병들이 국궁을 연마한다면 심신의 안정을 얻고 고유의 예의범절과 전통을 배우는 것은 물론 우리 군이 강인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선진 강군으로 나아가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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