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슈 돋보기
2026년 글로벌 주요 지역 안보정세 전망
글 싣는 순서 : ① 서반구 ② 중동 ③ 유럽 ④ 인도·태평양
미국의 러·우 전쟁 종전 구상 난관 직면
비무장지대 조성 제안 돌파구 될지 관심
잠정 국경선 교전 심화 피해 확산 우려
트럼프 그린란드 병합 추진에 유럽 들썩
8개국서 병력 파견하자 美 한발 물러서
美 대유럽 전략 변화 명확…갈등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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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갈등이 고조됐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 착수하면서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럽 회원국을 사실상 배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의 종전 구상이 가시화하면서 국제사회 우려가 고조됐다. 우크라이나가 일관되게 주장한 영토 주권 회복 방안을 미국이 배제하면서 러시아의 불법적 침공을 사실상 용인한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신속한 종전을 통해 러시아와 전략적 안정성을 재구축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생존 가능한 국가로 재건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양국 정상이 6년 만에 회동한 지난해 8월 정상회담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며 전쟁의 출구전략 모색은 난관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평화 구상을 수용하지 않는 우크라이나를 향해서도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은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점령 지역 처리 방안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동부 도네츠크에서 군대를 완전히 철수하는 동시에 돈바스 지역 영토를 할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현재의 전선을 유지한 가운데 전투를 중단해야 한다며 맞섰다. 이러한 대치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우크라이나가 일부 통제하는 도네츠크 지역에 비무장지대와 자유경제구역 조성을 제안하면서 협상 타결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미국이 추진하는 종전 구상에 따라 전쟁이 중단된다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병력 대치선이 잠정적인 국경선이 될 것이다. 자국에 유리한 종전 협상을 도출하려는 목적에 따라 최전방 교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의미다. 최전방에서 양측 소모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최근 후방 도심을 중심으로 전선이 확대되면서 민간인 사상자 발생과 민간시설 파괴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트럼프 2기 미국 행보에 따라 촉발된 유럽 자강론의 향방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 참여국을 중심으로 휴전 후 우크라이나에 다국적군을 배치하기로 한 가운데 내부 이견 조율과 러시아의 반발 해소가 관건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유럽 재무장 계획(ReArm Europe Plan)’ 로드맵에 따라 제시된 방위산업 혁신, 입법 조치, 재정 계획 등 후속 방안의 원만한 이행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셋째, 지난해 7월 프랑스와 영국이 사상 최초로 양국 핵전력 사용 조율에 합의하면서 유럽 안보를 위한 확장억제 제공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역내 독자적 핵 억제력 구축 행보도 주목된다. 특히 유럽 재무장과의 통합적 발전이 필수적인 동시에 미국 확장억제 기제와의 상호보완적 발전도 요구될 것이다.
러·우 전쟁 종식이 요원해진 가운데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둘러싼 유럽과 미국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지역 안보정세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미국이 본토방어와 자원 패권 논리에 따라 그린란드 병합 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히면서 덴마크와의 갈등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이에 유럽 주요 국가들이 미국에 반발하면서 범대서양 동맹의 내부 결속이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이는 트럼프 2기 미국의 지역 전략이 유럽 불안정성의 핵심 변수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가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인 ‘골든 돔(Golden Dome)’ 구축에 필수적이라면서 병합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원 패권 구축의 관점에서도 희토류와 원유 등 풍부한 광물 자원이 매장된 그린란드의 병합 필요성이 제기됐다. 따라서 미국은 그린란드를 매입(purchase)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이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는 군사작전을 전격 단행하면서 그린란드를 상대로도 군사 행동을 감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그린란드 총리는 덴마크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덴마크에 남는 편을 택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의 병합 시도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 역시 공동성명을 통해 “덴마크와 그린란드 사안은 오직 당사자만 결정할 수 있다”며 연대 의지를 강조했다. 나아가 북극권의 안보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집단 협력을 통해 달성돼야 한다면서 미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그린란드·덴마크·미국의 백악관 3자 협의가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나자 덴마크 등 유럽 8개국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했다. 그린란드 주요 시설을 방어하겠다는 명분이다. 동시에 중국·러시아의 그린란드 진출을 방지하겠다는 미국 논리에 맞선 독자적 행보로도 해석됐다. 이에 미국은 그린란드 파병 국가들을 상대로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으며, 그린란드의 완전하고 총체적인 매입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관세 부과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이 충돌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력 사용을 배제하고 관세 부과 방침을 철회하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미국이 지난달 공개한 국가안보전략서(NSS)의 핵심은 ‘자유주의적 국제주의(Liberal Internationalism)’ 기조의 전면적인 배제다. 미국 우선주의와 현실주의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유럽에 대한 지역 전략의 접근법은 이러한 전략 기조의 변화를 명확히 보여줬다. 유럽연합(EU)과 다른 초국가적 기구들로 인해 유럽의 정치적 자유와 주권이 훼손된 동시에 개방적 이민정책에 따른 역내 분쟁이 초래되면서 국가 정체성이 훼손됐다는 평가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평가는 유럽이 경제적 쇠퇴를 넘어 ‘문명적 소멸(civilizational erasure)’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로 이어졌다. 이에 충격을 받은 유럽 주요국이 즉각적으로 반발하면서 양측의 갈등 고조를 시사했다.
특히 미국이 극우적 성향으로 분류되는 유럽 정당들과의 연대를 표명함에 따라 역내 주류 정치세력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이들 정당은 2024년 6월의 제10대 유럽의회 선거 결과 독일·프랑스·이탈리아 등에서 약진하면서 대안적 정치세력으로 부상했다. 이에 힘입어 영국·프랑스·독일 등 역내 3대 주요국에서 이들 정당의 지지율이 나란히 선두에 올라서기도 했다.
각 정당의 지도자들은 지난해 2월과 8월의 회합을 통해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내세우면서 자신들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우선주의와의 연대를 통해 세 결집을 과시하면서 EU 및 주류 정치세력에 맞서겠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다. 대대적 국경·이민 통제와 친환경 정책 비판 등의 측면에서 미국과 이들 정당의 정책 노선은 일치한다. 미국이 2025 NSS를 통해 이들 정당을 ‘애국적 유럽 정당’으로 규정하면서 연대 의지를 표명한 이유다. 양측의 연대가 유럽의 정치 지형에 초래할 영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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