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조명탄

작심삼일도 반복하면 꾸준함이 된다

입력 2026. 01. 22   15:20
업데이트 2026. 01. 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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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과 도서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20년 넘도록 헬스장에 다니면서 느낀 점 중 하나가 해마다 연초에는 붐비다가도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한산해진다는 사실이다.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이제부터 반드시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고야 말겠다는 듯이 연초엔 도서관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비지만 그 또한 얼마 가지 못한다.

많은 이가 새해를 앞두고선 새로운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날마다 꼭 운동을 하겠다” “매일 책을 10쪽씩 읽겠다” “외국어 하나를 반드시 끝내겠다” “담배와 술을 끊겠다”와 같은 다짐이 새해를 맞는 설렘과 함께 솟아나곤 한다. 하지만 야심 차게 시작한 계획이 사흘을 넘기지 못하고 무너질 때 우리는 어김없이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단어를 떠올리며 자책한다.

그렇다 보니 작심삼일이란 말은 의지박약의 상징이자 실패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작심삼일 현상이 꼭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어쩌면 평범한 사람이 성장을 위해 치러야 하는 당연한 통과의례이자 오히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을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봐도 사람들이 계획을 세우고 얼마 못 가 의욕을 잃는 것은 단순히 의지가 약해서만은 아니다. 우리 뇌에는 ‘항상성(Homeostasis)’이라는 본능이 있는데, 이는 급격한 변화를 위험으로 인식하고 자꾸만 익숙하고 편안했던 과거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이라고 한다.

새로운 습관을 들이는 과정은 뇌에는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는 ‘비상사태’와 같다. 처음 하루이틀은 긴장감과 도파민 분비 덕분에 버틸 수 있지만, 3일째가 되면 뇌는 경고신호를 보낸다. “이렇게 하는 건 너무 힘드니 그냥 예전처럼 편하게 지내자”고 속삭이면서. 작심삼일 현상은 그 사람의 뇌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많은 사람이 계획했던 노력을 3일 만에 멈추더라도 “3일 동안은 해냈다”는 사실만큼은 남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이는 작심삼일이라는 말조차 할 수 없다. 우스갯소리로 “작심삼일 100번이면 1년이 간다”는 말이 있다. 꾸준함의 본질을 일러 주는 이야기라고 해도 좋겠다.

어떤 계획이든 완벽하게 365일을 지속하는 사람은 드물다. 진정으로 무언가를 이루는 이는 3일 만에 무너졌을 때 3일을 쉬고 다시 ‘3일’을 시작하는 사람이다. 결심이 무너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진짜 실패는 그 결심을 다시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난다. 인생은 단 한 번 완주해야 하는 마라톤이 아니라 수많은 단거리 달리기의 결합이다. 우리가 세운 거창한 목표도 결국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냈느냐의 반복일 뿐이다.

작심삼일은 결코 부끄럽게 여길 일이 아니다. 대신 ‘3일짜리 결심’이라도 평생 반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워 보는 건 어떨까. 월요일에 결심하고 수요일에 그만뒀다면 목요일에 다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식으로. 그렇게 다시 시작된 3일이 모여 일주일이 되고 한 달이 된다면,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거대한 물줄기가 되지 않을까.

붉은 말의 힘찬 발굽 소리와 함께 밝았던 2026년 1월이 저물어 가는 시점에 돌이켜 보면 얼마나 많은 작심삼일이 생겨나고 사라졌을지 짐작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꾸준히 운동하는 것과 더불어 하루에 한 편씩 ‘좋은 시 필사하기’를 실천 중이다. 다행스럽게 벌써 1년이 다 돼 간다. 올해도 변함없이 해 나갈 계획이다. 또 하나, 올해는 그동안 써 놓은 시를 모아 난생처음 시집을 내려는 계획도 세웠다. 우리 모두의 작심삼일이 모여 건강하고 행복한 2026년을 만들어 내리라는 믿음으로 새해와 함께 다짐했던 나의 계획은 안녕하신지 안부를 물어보자.

김기태 세명대학교 미디어콘텐츠창작학과 교수
김기태 세명대학교 미디어콘텐츠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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