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마우스와 헬로키티는 더 이상 만화 속 주인공이 아니다. 이들은 하나의 산업이다. 두 캐릭터가 창출하는 저작권의 가치는 수십조 원에 이른다. 하나의 저작물이 기업의 흥망은 물론 국가 경제의 축을 좌우하는 시대가 됐다.
2023년 기준 미국 저작권 산업의 부가가치는 약 3조3690억 달러. 미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12.3%를 차지했다. 저작권 산업이 단일 산업을 넘어 경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 주는 지표다.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다. 가장 최근 공표된 2022년 기준 대한민국 저작권 산업의 부가가치는 약 159조 원으로, GDP의 약 7%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업 다음으로 높은 경제 기여도다. 미국의 콘서트·엔터테인먼트 산업이 한 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처럼 저작권은 창작자 개인의 권리를 넘어 국가 경제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자산이 되고 있다.
그런데도 저작권, 특히 저작권의 ‘재산적 가치’에 관한 사회적 인식은 여전히 부족하다.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엔 민감하면서도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의 경제적 활용과 관리에는 무관심하거나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적지 않다.
변호사로서 실무를 보면서 느낀 점 역시 국내에 잠재력 있는 콘텐츠는 많지만, 저작권의 이해도 부족으로 그 경제적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태권브이’ ‘검정고무신’ ‘구름빵’ 등의 저작권 분쟁사례는 이러한 현실이 집약적으로 드러난 단면이다.
저작권 산업의 발전은 결국 저작재산권에 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 저작재산권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하나의 콘텐츠는 일회성 소비로 끝날 수도 있고, 장기간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으로 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저작재산권은 저작물이 창작되는 순간 발생하며, 저작자의 인격적 이익을 보호하는 저작인격권과 함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는 권리다. 복제권, 공연권, 공중송신권, 전시권, 배포권, 대여권, 2차적 저작물 작성권 등 법률에 열거된 다양한 권리는 저작권 산업의 근간을 이룬다. 기술 발전과 함께 새로운 이용 형태가 등장할수록 이들 권리의 해석과 보호 범위 역시 확장되고 있다.
저작재산권은 양도하거나 이용 허락의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양도는 권리 자체를 이전하는 것이고, 이용 허락은 일정 범위 내에서 이용을 허용하는 것이다. 특히 이용 허락은 독점적이냐, 비독점적이냐에 따라 그 대가가 크게 달라진다. 또한 2차적 저작물은 원저작물과는 별개의 저작물로 보호되며, 최근 저작권 분쟁의 상당수는 원저작물이 영화·드라마·게임 등 2차적 저작물로 확장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또 다른 화두를 던진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저작물로 볼 수 있는지, 학습과정에서의 저작권 침해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각국이 치열한 논의를 이어 가고 있다. 저작권의 재산적 가치는 기술 변화 속에서 더욱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보다 정교한 법적 이해와 제도적 대응을 요구받는다.
미키마우스와 헬로키티가 보여 주는 것은 단순한 흥행의 성공이 아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창작물은 단순히 ‘잘 만든 콘텐츠’가 아니라 저작재산권을 가장 정교하게 설계하고 활용한 콘텐츠다. 아이디어와 창작이 곧 경제가 되는 시대에 저작권은 실물자산을 넘어서는 가치를 만들어 낸다. 저작재산권을 제대로 이해하고 보호하며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역량은 이제 창작자와 기업을 넘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다.
|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