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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건 마지막 한 발

입력 2026. 01. 19   15:04
업데이트 2026. 01. 1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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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섭게 추웠던 지난해 2월 7일 대대 저격반 조장으로 임명됐다. 영화 속의 ‘저격수’는 멋지고 사격에 뛰어난 군인이었지만, 실제 저격수의 세계는 전혀 달랐다. 저격수는 모든 전투기술과 사격술을 고도로 숙달해야 하는 진정한 전투요원이었고, 단순히 소총을 잘 다룬다고 맡을 수 있는 보직도 아니었다.

처음엔 저격소총의 영점사격조차 제대로 잡지 못해 매 순간이 도전이었지만, 반장님과 선배 조장님의 꾸준한 지도 덕분에 서서히 숙달해 나갔다. 그러던 중 저격반장님께서 국제저격수대회 출전을 제안하셨다. 부담이 컸지만 용사 시절 달성했던 ‘최정예 박격포 1등’의 기억이 떠올랐고 맡은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다는 욕심과 도전정신으로 불타올랐다. 그렇게 저격반장님과 함께 최정예 저격수가 되기 위한 뜨겁고 험난한 여정을 시작했다.

최초 목표는 작전사 대표 선발이었다. 부족한 부분이 한둘이 아니었다. 우리는 무더운 여름 강렬한 태양 아래 고강도 훈련을 반복하며 서로 의지하고 격려했다. 그 결과 작전사 선발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2작전사령부 대표’로 당당하게 뽑혔다.

이후에도 악천후 속에서 장소를 바꿔 가며 한시도 게을리하지 않고 훈련에 몰입했다. 그렇게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준비를 마친 뒤 마침내 대회 출전의 날이 밝았다. 피나는 노력으로 훈련해 왔지만, 저격수 사격 전문가들이 모인 대회 장소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빠르고 정확한 사격을 요구하는 순간은 유난히 길게 느껴졌고, 긴장감과 압박감이 온몸을 조여 왔다.

첫날 경기 결과는 중간 순위였다. 이는 우리의 자신감과 사기를 꺾어 놓았다. ‘정말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쳤지만 우리를 도와주고 응원해 준 대대원들의 얼굴이 떠오르며 마음을 다잡았다.

둘째 날부터는 그간의 훈련 성과가 조금씩 나타났다. 순위는 서서히 올라갔고, 우리는 스스로를 믿기 시작했다. 마침내 마지막 과제가 남은 시점, 우리의 점수는 1등과 거의 차이 나지 않았다.

단 한 발의 차이. 그 한 발로 모든 시간과 노력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사격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 지금까지의 우리, 대대의 모든 사람을 떠올리며 방아쇠를 당겼다. 결과는 우승. 단 한 발의 차이가 모든 것을 뒤바꾸는 짜릿한 역전의 순간이었다.

육군39보병사단 기동대대 전입 후 두 번의 ‘최정예’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함께해 준 분들이 있었다. 평생 기억에 남을 소중한 시간과 값진 경험을 선물해 준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대대의 명예를 드높이는 저격수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이 정진하겠다.

이시훈 하사 육군39보병사단 기동대대
이시훈 하사 육군39보병사단 기동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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