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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미·우파 국가 지원, 반미·좌파 국가 압박 본격화

입력 2026. 01. 09   14:51
업데이트 2026. 01. 1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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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슈돋보기 - 2026년 글로벌 주요 지역 안보정세 전망 (① 서반구 ② 중동 ③ 유럽 ④ 인도·태평양)

美,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 작전 단행
역내 우월적 지위 구축·강화 의지 확인
원유 매개로 중남미서 中 영향력 견제
파나마 운하 둘러싼 미·중 경쟁도 치열
美, 기존 우방국 동원 안보 강화 동시에
새 파트너 국가 육성 투 트랙 전략 예상

미국은 지난해 12월 공개한 국가안보전략서(NSS)를 통해 서반구 지역 전략을 제시했다. 이 지역에서 우위를 회복하는 동시에 본토와 지역 전역의 핵심 지점 접근법을 보호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19세기 미국 대외정책 원칙인 먼로주의(Monroe Doctrine)를 재확인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중국으로 대표되는 비서반구 경쟁국들이 현재의 경제적 불이익과 미래의 전략적 피해를 초래하는 방식으로 이 지역에 영향력을 확장해 왔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은 서반구에서의 압도적 우위 구축을 미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한 전제 조건으로 규정했다. 따라서 국가안보전략 관점에서 이 지역에 최우선적 중요성을 부여했다.

지난 3일 단행한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작전은 서반구에서 우월적 지위를 구축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확인시키는 작전이었다. 5일 구치소에서 법정으로 이송되는 마두로 대통령 부부.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일 단행한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생포작전은 서반구에서 우월적 지위를 구축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확인시키는 작전이었다. 5일 구치소에서 법정으로 이송되는 마두로 대통령 부부. 로이터·연합뉴스


서반구에서 우월적 지위를 구축하겠다는 미국의 의지는 올해 1월 3일부로 전격 단행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생포 작전을 통해 확인됐다. ‘확고한 결의(Absolute Resolve)’로 명명된 이번 작전을 통해 미국은 육·해·공군 및 해병대, 우주군 등 합동군 전력과 정보 및 법 집행기관들의 유기적 협력을 바탕으로 마두로 대통령을 생포해 미 본토로 압송하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전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하며 효과적인 작전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이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 이유다.

이번 미국의 작전은 본토 안보의 논리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베네수엘라 정권과 마약 카르텔을 미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외국 테러단체(FTO)’로 규정하면서 마두로 대통령을 그 수장으로 지목했다. 또한 이러한 위협 인식에 따라 대규모 해군력을 전개하는 해상봉쇄에 착수했다. 이러한 미국의 군사적 압박은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선의 연이은 격침과 대형 유조선 억류 조치를 거쳐 이번 마두로의 생포 작전으로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뒤 마두로의 권한 대행으로 임시 대통령에 취임한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협력 상대로 지목했다. 로드리게스(왼쪽 둘째)가 5일 의회의사당에서 임시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뒤 마두로의 권한 대행으로 임시 대통령에 취임한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협력 상대로 지목했다. 로드리게스(왼쪽 둘째)가 5일 의회의사당에서 임시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하고 적절하며 신중한 전환’이 달성될 때까지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겠다고 밝히면서 마두로의 권한 대행으로 임시 대통령에 취임한 로드리게스 부통령을 협력 상대로 지목했다. 하지만 반미·강경 성향의 친마두로 진영 인사들 다수가 포진하면서 양국의 긴장 관계는 상당 기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유력 야당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게는 불신을 드러내면서 향후 정권 교체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미국의 행보도 주목되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진출한 미국 정유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규모 지상군 주둔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침에 따라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안정화 작전을 연상시키면서 지지층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대규모 지상군 주둔을 단행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다. 대신 해양 봉쇄와 경제 압박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정책 변화를 지속 강압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작전 직후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원유 인프라 복구와 생산 증대를 위해 미국 정유사들을 진출시키겠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에 매장된 중질유 처리에 특화된 정유사를 진출시켜 글로벌 에너지 패권 구축의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준 것이다. 반면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온 중국은 원유 수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따라서 미국의 마두로 압송 작전은 중국이 서반구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구축하는 것을 방지하려는 전략경쟁의 관점에서도 해석될 수 있다. 민간·국유 기업의 해외투자에 기반한 중국의 영향력이 중남미 지역까지 확장되면서 미국의 안보와 경제적 이익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베이징 후원을 받는 해외투자 기업들이 자본 조달과 기반시설 구축을 갈망하는 중남미 지역에 투자하면서 중국의 영향권에 편입시키는 역할을 담당해왔기 때문이다.

파나마 운하는 중국의 역내 영향력 확장에 따른 우려가 제기된 대표적 사례다. 1997년 운하 운영권 입찰을 통해 홍콩 기반 기업인 CK 허치슨 지주회사가 파나마 주요 항구 2곳의 운영을 맡게 되면서 사실상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는 미국의 판단 때문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999년 파나마 정부에 이양한 운하통제권을 환수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미국의 압박에 따라 CK 허치슨 지주회사는 파나마 운하 항구 지분의 80%를 미국 투자회사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중국 압박에 따라 이 합의는 철회됐다. 파나마 운하를 둘러싼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경쟁적 행보가 치열해질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중국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과 파나마 정부의 공조도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파나마 정부가 운하를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친미 기조를 견지하기 때문이다. 파나마 운하 일대에서 미국과의 군사훈련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 대표적이다. 미국 역시 파나마 운하의 영향력 확대를 매개로 한 중국의 안보위협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파나마 정부와의 공조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역내 마약 카르텔 위협에 대응하는 미국의 해군력 전개에서도 파나마 운하의 중요성이 커졌다.

미국과 파나마 정부의 공조 행보는 중남미 정치 지형 양상과 미국의 지역 전략이 밀접히 연계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따라서 반미·좌파와 친미·우파로 유형화되는 역내 국가들의 정책 노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8년의 멕시코 대선을 계기로 페루, 볼리비아, 콜롬비아, 브라질에서 좌파 정부가 연이어 출범하면서 진보 우세의 역내 정치 지형이 형성됐다. 하지만 2023년의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극우 성향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당선된 것을 비롯해 엘살바도르, 파라과이, 칠레, 온두라스에서 우파 정부가 출범하면서 역내 정치 지형 변화를 예고했다.

이러한 중남미 상황에서 미국은 자국에 우호적인 역내 정치 지형을 형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정간섭 논란을 초래한 아르헨티나에 대한 경제 지원과 온두라스의 우파 대선 후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 지지가 그 대표적 사례다. 반면 역내 대표적인 반미·좌파 성향의 국가들을 상대로는 군사·경제적 압박 행보를 본격화할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지역 전략에 따른 동원(enlist)과 확대(expand)는 2026년 서반구 안보정세의 핵심 변수다. 전자는 서반구 내 기존 우방국을 동원해 이민을 통제하고 마약 유입을 차단하면서 지상과 해양에서 안정성과 안보를 강화하겠다는 논리다. 반면 후자는 새로운 역내 우방국을 육성하고 강화하는 동시에 서반구의 경제·안보 파트너로서 선택받을 수 있도록 미국의 매력을 높여가며 확대하겠다는 방안이다. 이러한 두 방향의 정책이 서반구 지역 전체에 초래할 파급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강석율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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