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s 다이어리
지난해 6월 시작된 군 생활의 첫 단추는 소대장이었다. 야전으로 나간다는 게 낯설고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소대원들과 함께 만들어 갈 시간에 기대감도 컸다. 한 선배는 “네 인생에 단 한 번뿐인 소대장이란 보직에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라”는 말을 해 줬다. ‘어떻게 최선을 다하고 부끄럽지 않게 소대장으로서 임무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은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전입 초기 인트라넷에서 ‘애대심 증진’에 관한 계획문서를 읽었다. 당시엔 애대심이라는 게 막연한 단어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부대에서 생활하며 애대심이 무엇인지 점차 깨닫게 됐다. 애대심이란 곧 ‘관심’이라는 것을 말이다.
지난여름 당직근무를 서던 새벽, 정전이 발생했다. 부대를 경계하는 폐쇄회로TV까지 작동을 멈추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용사들과 울타리·막사를 돌며 이상이 없는지 확인했다. 순찰하는 그 짧은 시간, 연락을 받은 주요 직위자와 참모들이 빠르게 입영해 상황을 정리했고 정전은 곧 해결됐다.
아침에 일어난 장병들은 정전 사실조차 모를 정도였다. 그 순간 깨달았다. 누군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있었기에 부대원들이 편히 쉴 수 있다는 사실을.
시간이 지나며 또 알게 된 게 있다. 처음 전입했을 때는 소대원을 봐도 별다른 감정이 없었다. 그러나 매일 출근하며 소대원의 활기찬 경례를 받을 때마다 그 경례가 하루를 시작하는 큰 힘이 됐다.
소대원들이 작은 고민을 얘기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그들에게 진심으로 공감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소대원들을 알아갈수록, 그들이 보내 주는 믿음 어린 눈빛과 목소리를 느낄수록 이들을 더 아끼고 지켜 주고 싶다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흔히 사랑은 관심이라고 말한다. 부대가 정전돼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자 그 늦은 새벽 번개처럼 들어와 자신의 역할을 다한 이들과 소대원들이 늘 궁금하고 보고 싶어지는 나와의 공통점은 ‘관심’인 듯하다. 전우를 향한 관심, 역할과 책임에 관한 관심. 이러한 관심이 모여 ‘부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된다고 생각한다.
전입 초기엔 막연히 잘할 수 있을지 고민했지만, 이젠 늘 소대원들을 먼저 떠올리며 관심, 즉 사랑으로 가득한 소대장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첫 단추가 중요하듯이 첫 시작에서 얻은 이 교훈은 앞으로 군 생활에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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