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전투기술 전문가의 길, 그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입력 2026. 01. 07   14:43
업데이트 2026. 01. 0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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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술 전문가로 거듭나자.”

ESB(Expert Soldier Badge·우수군인휘장) 교육과정을 알게 된 순간부터 마음속에 각인된 문장이다. 어느덧 원사로서 후배들을 지도·평가하는 위치에 선 지금, 다시 ‘기초와 기본’으로 돌아가 한계를 시험해 보고 싶었다. 그렇게 교육생이 돼 ESB 평가에 도전했다.

훈련은 결코 쉽지 않았다. 평가마다 완벽을 요구하는 높은 기준은 숙련된 인원에게도 만만치 않았다. 주야간 독도법, 12마일(약 19.3㎞) 완전군장 급속행군, 전투정찰, 전투부상자처치, 화기 응급처치 등 각 과제는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한계까지 끌어올렸다. 훈련을 받으면서 ‘수년간 교육훈련 교관이었던 내가 가르쳤던 기준을 스스로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이 마음속에 파고들었다.

평가기간 함께 참가한 후배들과 같은 시간에 기상하고, 똑같이 땀을 흘리고, 같은 장비를 메고 평가에 임했다. 어느 순간부터 후배들은 ‘원사님’이 아닌 ‘동료 참가자’로 바라봤다. 그들의 눈빛에서 리더십의 본질은 단독적인 지휘가 아니라 솔선수범임을 다시금 깨달았다. ‘전우애와 신뢰는 함께한 시련 속에서 단단해진다’는 것을 몸소 느낀 시간이었다.

최종 합격 배지를 손에 쥐었을 때의 감정은 단순한 성취감 이상이었다. 그것은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은 군인의 긍지이자 원사임에도 여전히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으며, 그 성장으로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었다.

ESB는 단순한 훈련 과정이 아니다. 그것은 ‘전문성’과 ‘기본기’를 동시에 갖춘 전사의 표지이며, 모든 장병이 스스로의 기준을 다시 세울 수 있는 기회다. 원사로서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교훈을 부대 내 교육훈련과 병영문화 개선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평가가 아닌 ‘함께 배우는 장’으로, 경쟁이 아닌 ‘전문성의 공유’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끝으로 이 글을 빌려 강조하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

“진정한 군인의 전문성은 나이를 넘어, 계급을 넘어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ESB 배지는 나의 마지막 자격 휘장이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후배가 전투기술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새로운 출발선의 상징이다.

정상훈 원사 육군22보병사단 전차대대
정상훈 원사 육군22보병사단 전차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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