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첨단무기와 미래 전쟁

中 핵 억지 위해 개발…탄두 경량화 땐 사거리 1만㎞

입력 2026. 01. 07   16:20
업데이트 2026. 01. 0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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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무기와 미래전쟁 - 인도 ‘아그니V 대륙간탄도미사일’

3~10개의 독립 조종 재진입체 탑재
한 발로도 적국 주요 도시 동시 공격
마하 24 초고속 비행 30m 정밀 타격

인도는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이자 파키스탄과 중국이라는 두 잠재적 적대국가를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국가다. 이 때문에 인도는 수십 년간 장거리 탄도미사일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왔으며, 이 결실이 바로 아그니(Agni)V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특히 지난해 8월 20일 인도 동부 오디샤주에 있는 통합시험장(ITR·Integrated Test Range)에서 이뤄진 아그니V 미사일 발사는 실험부대가 아니라 실전 임무부대가 최대 사거리를 활용해 진행한 시험으로, 인도는 미국·러시아·중국과 함께 ICBM 실전 운용국임을 증명했다.

그런데 핵미사일을 배치한 인도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8월 이후 인도 언론에서는 이 아그니V 미사일에 재래식 탄두를 갖춘 ‘벙커 버스터’를 확보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내용대로라면 핵 보유국이 비핵국가인 대한민국의 탄도탄 전력, 일명 ‘현무5’를 모방하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번 호 최신 무기의 세계에서는 바로 이 ‘아그니V’ 미사일의 실체와 비핵 탄두를 탑재하는 이유를 알아본다.

인도 핵전략의 핵심 요소

아그니V는 2008년 개발 착수 당시부터 중국에 대한 실질적인 핵 억지력을 목표로 설계된 3단계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기본적으로 5000㎞ 이상의 사거리를 보유하고 있으나, 중국 군사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탄두 중량을 500kg 수준으로 경량화할 경우 사거리가 최대 1만㎞까지 확장돼 사실상 ICBM 범주에 속할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다.

엔지니어링 측면에서 아그니V의 기술적 핵심은 3단 고체연료, 탄소섬유 동체, 다탄두-다중목표 재진입체(MIRV)와 콜드 론치(Cold-Launch) 시스템에 있다. 3단 고체연료 로켓은 발사준비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초기 버전과 달리 최신형 아그니V 미사일은 동체를 강철에서 탄소섬유로 변경해 중량을 20% 정도 감소시키는 데 성공, 미사일의 사거리를 크게 늘렸다. 아울러 콜드 론치 기술은 발사 시 화염을 줄일 수 있어 이동식 발사대 운용이 가능함은 물론 특수 설계된 열차에 미사일을 싣다가 발사할 수도 있다.

가장 핵심 기능은 MIRV 탄두다. 2024년 3월 시험을 통해 그 성능이 증명된 MIRV 기술은 단 한 발의 미사일에 3~10개의 독립 조종 재진입체를 탑재해 적의 방공망을 유린하고, 단 한 발로도 가상적국 주요 도시에 모두 핵탄두를 쏠 수 있어 보복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또한, 밀폐식 캐니스터에서 가압 가스로 미사일을 사출하는 콜드 론치 방식은 7축 이동식 발사대(TCT-5)와 결합해 작전 유연성과 생존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링 레이저 자이로스코프(RLG) 기반의 정밀 관성항법장치(INS)는 마하 24의 초고속 비행 중에도 30m 미만의 정확도(CEP)를 보장하며 인도 정밀공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인도 자료에 따르면 아그니V 미사일의 발당 가격이 100억 루피(약 150억 원) 정도인데, 미사일 기준에서는 대단히 비싸지만 동급 성능을 지닌 미국과 러시아의 ICBM과 비교하면 무척 저렴한 편이다.

8톤 재래식 탄두 탑재 추진

그런데 전략 핵미사일인 아그니V가 핵탄두를 버린다는 소식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인디아투데이가 지난해 6월 3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그니V를 개발한 인도의 국방연구개발기구(DRDO)는 8톤의 재래식 탄두를 가진 벙커버스터를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무거운 탄두 때문에 사거리는 2500㎞로 줄어들지만 파키스탄, 중국과 같은 적대국의 지휘통제센터, 미사일 격납고, 주요 군사기반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은 대한민국 미사일전략사령부에서 운용 중인 현무5 미사일과 대단히 유사한 개념으로, 고위력 재래식 탄두로 깊숙한 지하표적을 공격한다는 콘셉트가 같다. 다만 핵무기를 갖추지 못한 한국과 달리 인도는 굳이 핵탄두 미사일을 재래식 탄두로 바꿨다는 점이 다르다.

이러한 ‘비핵 전략 무기’로의 변신은 인도가 표방하는 ‘핵 불우선사용(NFU)’ 정책을 표면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실제 위기 시 적의 핵 저장소나 지휘통제소를 즉각 무력화하려는 ‘참수 전략(Decapitation)’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인도와 파키스탄은 1988년 핵시설 비공격협정(Agreement on Prohibition of Attack on Nuclear Installations and Facilities)으로 상호 공개한 핵시설 목록에 대한 핵무기 공격을 절대 금지하기로 선언했다.

하지만 비핵 벙커버스터인 8톤 탄두 아그니V의 존재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무기 방지를 위한 여러 규칙을 무시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시험발사를 위해 재장전 준비 중인 아그니V 미사일. 사진=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DRDO)
시험발사를 위해 재장전 준비 중인 아그니V 미사일. 사진=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DRDO)

 

시험발사를 진행한 아그니V 미사일. 사진=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DRDO)
시험발사를 진행한 아그니V 미사일. 사진=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DRDO)

 

김민석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
김민석 에비에이션 위크 한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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