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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확정된 신차만 20종…전기차 시장, 새해에도 스파크 튄다

입력 2025. 12. 29   16:31
업데이트 2025. 12. 2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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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국내 전기차 시장 ‘빅뱅’


인증·출시 시점 조율 중 모델까지 더하면 30종 넘을 듯
대형 전략 앞세운 현대차, GV90·스타리아 일렉트릭 출시
차세대 전기차 요충지 된 한국…BMW·벤츠 등 수입차 적극 공세
중국차 진입도 판도 흔들 변수

제네시스 GV90 콘셉트 모델.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 GV90 콘셉트 모델.제네시스 제공

 

새해 국내 전기차 시장이 전례 없는 대규모 신차 경쟁 국면에 들어선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30종이 넘는 전기차 신모델을 투입하며 한국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올해 전기차 연간 판매 대수 20만 대를 처음 돌파한 한국은 중국에 이어 아시아 2위 전기차 시장이자 글로벌 전기차 전략의 핵심 무대로 부상했다.

성장 속도가 다시 빨라진 데다 정부의 구매 보조금 확대, 충전 인프라 확충이 맞물리면서 내년 전기차 시장은 또 한번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한국을 단순한 판매 시장이 아니라 차세대 전기차 성패를 가늠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바라보고 있다.

새해 국내 출시를 확정한 전기차 신모델은 20종 이상이다. 여기에 인증과 출시 시점을 조율 중인 모델까지 더하면 국내에 등장할 전기차는 30종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올해보다 10종 이상 늘어난 수치로, 국내 전기차 시장 역사상 가장 많은 신차가 동시에 쏟아지는 해가 된다.

출시 예정 신차들은 차급과 성격 면에서도 폭이 넓다. 소형 실속형 모델부터 대형 플래그십, 고성능 전기차, 다목적차량까지 전 라인업으로 확대되며 그동안 중형 중심이었던 전기차 시장의 구조 자체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 선택지는 넓어지고, 브랜드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BMW iX3. BMW 제공
BMW iX3. BMW 제공

 

국내 완성차업계는 대형 전략 모델을 앞세워 주도권을 강화한다. 현대차는 울산에 조성 중인 연산 20만 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제네시스 GV90을 양산해 선보일 계획이다. GV90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을 처음 적용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브랜드 전동화 전략을 상징하는 모델로 꼽힌다. 출시 시점은 내년 2분기가 유력하다.

아울러 현대차는 전기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 일렉트릭을 선보이며 전기차 활용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상용과 레저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모델로, 전기 MPV 시장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릴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는 고성능 중심의 전기차 전략을 펼친다. EV3 GT와 EV4 GT, EV5 GT 등 고성능 GT 제품군을 연이어 투입, 내연기관 고성능 모델을 선호하던 소비자층을 전기차 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주행 성능과 감성을 앞세운 전기차 경쟁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수입차 브랜드의 공세도 거세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차세대 전기차를 글로벌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먼저 한국에 투입하며 존재감을 키운다. BMW는 iX3와 i7, 메르세데스벤츠는 차세대 CLA·GLC 기반 전기차를 국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포르쉐 제공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포르쉐 제공


국내 고급차 시장 성장에 발맞춰 고가 전기차 라인업도 빠르게 늘어난다. 볼보 EX90, 포르쉐 카이엔 일렉트릭, 폴스타 3와 폴스타 5 등 플래그십 전기차들이 한국 시장을 정조준한다. 전기차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주류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진입도 시장 판도를 흔들 변수로 꼽힌다. 올해 BYD가 포문을 연 데 이어 지커와 샤오펑이 내년 국내 판매를 준비 중이다. BYD는 2000만 원대 가격을 내세운 돌핀으로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지커는 첫 번째 국내 모델로 7X를 검토하고 있다. 중국 브랜드의 ‘가성비’ 전략이 통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한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처음으로 연간 판매 20만 대를 넘어서며 대중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전기차는 실험적 시장에 머물렀지만 2021년 연간 10만 대를 돌파한 이후 빠른 확산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일시적인 조정 국면을 거친 뒤 올해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일렉트릭 GLC. 벤츠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일렉트릭 GLC. 벤츠 제공

 

정부의 인프라 정책도 성장 기반이 됐다. 현재 국내에는 급속 충전기 5만여 기, 완속 충전기 42만여 기가 설치돼 있으며, 충전 접근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연초 확정해 수요 공백을 줄인 점도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

보조금 정책 역시 한국 시장의 경쟁력을 높인다. 미국과 유럽이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는 흐름과 달리 한국은 내년 보조금을 상향하고, 전기차 전환 지원금을 더해 대당 최대 700만 원 수준까지 지원한다.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서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기아는 전기 목적기반차량(PBV)을 생산할 화성 이보 플랜트를 가동했고, 현대차는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을 새해 완공한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역시 글로벌 전기차 협력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 신차 판매 비중을 40% 이상, 2035년에는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정책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새해 전기차 신차 대전은 한국 전기차 시장의 다음 단계를 가늠하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펀카’ 연재를 마칩니다.

 

정치연 전자신문 모빌리티팀장
정치연 전자신문 모빌리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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