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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중 3명 쓴다는데…국산 약진 두드러지네

입력 2025. 12. 29   17:13
업데이트 2025. 12. 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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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경제 이슈
요동치는 생성형 AI 서비스 경쟁

“한 번 이상 사용해봤다” 74% 응답 
챗GPT 상반기 7%p 늘어 54% 점유 
제미나이 반년 만에 점유율 두 배로…
국내 모델 에이닷·뤼튼·클로바노트 선전

디지털AI 교과서를 사용 중인 학생 모습. 연합뉴스
디지털AI 교과서를 사용 중인 학생 모습. 연합뉴스


챗GPT와 제미나이로 대표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열풍이 뜨겁습니다. 학생, 직장인, 창작자 등 다양한 사용자층을 중심으로 AI 서비스 활용이 늘고 있죠. 학생들은 과제 보조와 요약, 번역 등에 AI를 활용합니다. 개인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고, 입시 및 취업 준비에서 정보 격차를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직장인들은 보고서 작성, 데이터 정리 등 사무노동 자동화를 누리는 동시에 아이디어 발굴 측면에서도 AI와 함께합니다. 이밖에 AI는 기본적인 생활 비서, 코딩을 포함한 IT 개발, 진단·진료를 비롯한 의료 등 학술연구 보조까지 이용 영역이 무궁무진합니다. 또한 미술작품이나 영상을 만들고 노래를 작곡하는 등 인간만 할 수 있는 영역으로 여겨져 온 창작과 예술 분야에까지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인류와 AI가 그야말로 공존하는 시대인 것입니다.


10명 중 7명은 주 1회 이상 AI 이용

국내 사용자의 적극적인 AI 활용은 수치로도 드러납니다. 최근 이동통신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 10월부터 한 달간 14세 이상 휴대전화 이용자 3148명을 대상으로 AI 서비스 이용 경험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는데요. AI 서비스를 한 번 이상 이용해 본 소비자는 무려 74%로 나타났습니다. 이용 빈도는 ‘주 3~4회(26%)’가 가장 많았고, ‘주 1~2회’와 ‘거의 매일’이 각각 23%로 동일한 비율을 나타냈습니다. 이용 경험자 중 72%가 일주일에 1회 이상 이용하는 셈입니다. 

연령대별로는 30대(86%)와 20대(83%)의 이용 경험률이 높았고, 이어 40대·10대(각 76%), 50대(67%) 순이었습니다. 서비스별 이용경험률은 ‘챗GPT’(54%)가 1위로 올해 상반기(47%)보다 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2위는 구글의 ‘제미나이’(30%)였습니다. 챗GPT가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제미나이가 돋보이는 상승세(+16%포인트)로 반년 만에 두 배로 늘어났습니다.

국산 서비스 중에서는 ‘에이닷’(17%)과 ‘뤼튼’(13%)이 3, 4위를 기록했습니다. 에이닷은 상반기 대비 이용 경험률이 주춤하며(-1%포인트) 제미나이에 밀려 한 계단 내려앉은 반면 뤼튼(+6%포인트)은 같은 기간 한 계단 올라섰습니다. 뤼튼의 상승세에는 AI 검색과 생산성 보조 기능, ‘나만의 AI’ 등 개인화 기능을 강화한 ‘뤼튼 3.0’ 출시 효과가 컸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어 ‘클로바노트’(10%)가 두 자릿수로 5위를 기록했고, ‘퍼플렉시티’(8%) ‘코파일럿’(7%) ‘클로바X’(6%) ‘노션AI’(5%) ‘익시오’(4%) 순으로 톱10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측은 “챗GPT는 모든 소비자 지표에서 압도적”이라면서도 “안주할 상황은 아니며, 6개월 만에 이용경험률이 두 배가 된 제미나이의 약진이나 뤼튼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시장판도 변화는 시간 문제”라고 분석했습니다.

 

 



질주하는 챗GPT, 따라잡는 제미나이

챗GPT의 개발사 오픈AI는 제미나이의 무서운 성장세에 잔뜩 긴장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달 초 새 인공지능 모델 GPT-5.2를 출시했는데, 지난달 새 버전을 공개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또다시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놔 주목받았습니다. 새 모델 GPT-5.2 시리즈는 전문지식이 필요한 업무 수행에 뛰어난 모델입니다. 이전의 즉답, 사고 모드에 프로 모드를 더해 모두 세 가지 모드로 구성된 버전입니다. 즉답 모드는 일상적인 업무와 학습을 위한 빠른 답변에 최적화했고, 사고 모드는 코딩이나 수학적 해결, 긴 문서 요약 등에 적합합니다. 또 프로 모드는 더 긴 작업 시간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질문에 적합한 도구입니다.

오픈AI가 불과 한 달 간격을 두고 챗GPT 새 버전을 내놓은 것은 2022년 챗GPT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업데이트 주기 자체가 경쟁의 속도를 보여주는 셈이죠. 오픈AI는 당초 GPT-5.2를 월말에 내놓으려 했지만 제미나이3 프로가 매섭게 이용자 몰이를 하는 것을 보고 출시를 앞당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구글이 ‘제미나이3’을 출시한 뒤 오픈AI는 ‘코드 레드’를 발령하고 AI 기술 개발을 해왔습니다. 여러 AI 성능을 평가하는 테스트에서 제미나이3가 오픈AI의 GPT-5보다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챗GPT의 맞불작전에 제미나이 개발사 구글도 질 수 없겠죠. 구글은 최근 답변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낮춘 경량 모델 ‘제미나이3 플래시’를 출시했습니다. 이로써 구글 제미나이3는 최상위 모델인 ‘딥싱크’와 균형 모델인 ‘프로’를 포함한 삼각 편대를 갖추게 된 셈입니다. 경량 모델 제미나이3 플래시는 속도가 빠르면서도 상위 모델에 버금가는 성능을 보이는 것이 특징입니다.


국내는 에이닷·하이퍼클로바X 등 선전

글로벌 기업의 양강구도 속에 국내 기업들도 AI 서비스를 개발·발전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SK텔레콤 에이닷은 ‘개인 AI 비서’를 모토로 생활 밀착형 AI를 지향합니다. 전화·일정 관리·음성 기록·검색 등 모바일 핵심 기능을 제공하고, 검색 메뉴에서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퍼플렉시티, A.X(에이닷엑스), 라이너 프로 등 모델을 제공해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국산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AI 서비스인 하이퍼클로바X는 한국어 이해 능력과 검색·포털 연계에 강점을 지녔습니다. 뤼튼은 검색과 생산성 보조 기능, 개인화 기능을 강화해 활용도를 높이는 동시에 지드래곤을 모델로 기용해 적극적인 광고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2022년 챗GPT 등장과 함께 시작된 인류와 AI의 공존 시대. 아직 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우리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습니다. ‘AI 이용률 74%’라는 숫자는 AI가 기술 트렌드를 넘어 생활 인프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누가 더 똑똑한가’가 아니라 ‘누가 더 일상에 깊이 들어오는가’가 될 전망입니다.

 

필자 이하린 매경AX 기자는 생활경제 분야 취재를 담당하며 식품, e커머스, 패션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소식을 알기 쉽게 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필자 이하린 매경AX 기자는 생활경제 분야 취재를 담당하며 식품, e커머스, 패션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소식을 알기 쉽게 독자에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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