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 후 14년 차에 처음 지원한 파병은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였다. 약 한 달간의 기다림 끝에 선발돼 설렘과 긴장 속에 출국을 준비했다. 파병은 다시금 뜨거운 열정을 일깨워 주며 군인으로서 초심을 되찾게 해 준 시간이었다.
아크부대 24진 특수전기획장교 임무를 맡게 됐는데, 이는 대한민국과 아랍에미리트(UAE) 간 긴밀한 군사협력을 상징하는 보직이었다. 아크부대는 2010년 당시 아부다비 왕세자였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현 UAE 대통령)의 요청으로 창설돼 2011년부터 현재까지 파병 임무를 수행 중이다. UAE 특수전부대(SOC)와 연합훈련을 하며 유사시 자국민 보호 임무를 이행한다.
아크부대 일원으로서 연합 특수전 훈련기획과 조정을 담당하며 양국의 협력관계 강화에 기여했다. 특히 훈련계획 수립 때 목표와 과제를 설정하고, 양국 군의 전력 수준과 자산을 고려해 실전적 훈련환경을 조성했다. 3차례의 연합훈련을 기획하며 전투 수행력 배양을 위해 전장상황을 가정한 실습 위주의 다양한 훈련을 설계했다. 이를 통해 양국 장병들이 실제 작전환경에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투기술과 절차를 익히고 한국 특수작전부대의 우수성을 대외적으로 입증했다.
또한 군사외교관의 사명감을 바탕으로 훈련 준비 및 진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양국의 의견 차를 소통과 협력으로 해결하며 상호 신뢰를 쌓았다. 이러한 협력은 양국 간 군사협력의 신뢰 기반 강화와 함께 한국군이 신뢰할 수 있는 연합 파트너로서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훈련 종료 뒤에는 결과 분석 및 체계화 작업을 주도했다. 각 훈련 단계별 성과와 교훈을 정리해 다음 진이 참고하도록 문서화하고, 양국의 전술과 훈련체계가 발전할 수 있는 의견 공유의 장을 마련했다. 군사협력의 단기적 성과를 넘어 미래지향적 협력에 기여하기 위해서였다.
8개월의 파병기간 하고 싶은 것을 절제하고,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러나 ‘파병’이란 두 글자가 주는 의미가 인내와 책임감을 심어 줬다. 명상과 글쓰기, 운동, 자기계발에 집중하며 스스로를 다듬는 시간도 가졌다.
작은 습관의 변화가 사고와 삶의 방향을 바꾸는 힘이 된다는 것을 실감했다. ‘파병’은 사명감과 책임감으로 완수한 임무, 연합 특수전 능력 강화, 군사외교적 신뢰 구축, 자기성장이 어우러진 값진 경험이었다.
아크부대 24진은 최고의 전우들이 하나로 뭉친 팀이었다. 서로 믿고 격려하며 국군의 저력을 보여 줬고, 조국과 타국 양쪽에서 국가 위상을 드높였다. 이제 우리 모두가 각자 자리에서 또 다른 도전을 이어 가야 할 시기에 접어들었다. 새로운 시작선에 선 지금 파병 경험을 바탕으로 초심과 열정, 책임감을 잃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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