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헌신의 주인공] 육군2기갑여단 곽성민(소령) 군종참모

입력 2025. 12. 17   17:04
업데이트 2025. 12. 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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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의 주인공 
삶의 미로서 길찾기 나선 장병과 함께…나의 소명이자 사명

목사 안수받고 계획했던 미국 유학

교단 추천·주변 권유 겹쳐 항로 변경 
회복탄력성 검사·인성교육 연계
‘군 생활 미(me)로(路) 찾기 캠페인’
참가자 호평, 모든 전입 병사로 확대
야간 전화상담·SNS에 위문 기도문…
장병 곁 ‘임재사역’ 군 생활의 목표

 

2025년 한 해의 끝이 다가오며 우리 군 각급 부대에도 겨울이 성큼 찾아들었다. 갑작스러운 추위는 각 군 전후방 각지에서 임무에 매진하는 장병들을 움츠러들게 한다. 이때 장병들 옆을 지키며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사람이 군종장교다. 육군2기갑여단 곽성민(소령·목사) 군종참모도 다양한 현장 중심 군종 활동을 펼치며 전우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글=최한영/사진=조종원 기자 

육군2기갑여단 곽성민 소령이 ‘군 생활 미(me)로(路) 찾기 캠페인’ 준비를 하고 있다.
육군2기갑여단 곽성민 소령이 ‘군 생활 미(me)로(路) 찾기 캠페인’ 준비를 하고 있다.



8월부터 ‘군 생활 미(me)로(路) 찾기 캠페인’

지난달 28일 여단 내 소강당에 곽 소령과 병사들이 모여들었다. 곽 소령은 사전 준비한 ‘군 생활 미(me)로(路) 찾기 캠페인’ 교육자료를 토대로 장병들의 회복탄력성(역경을 극복하는 힘·마음근력)과 자아효능감을 강화하기 위해 애썼다. “이 시간을 통해 ‘할 수 있다. 해냈다’고 생각하는 멋진 장병이 됐으면 합니다.” “사람은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겁니다. 여러분 안에 각각의 장점과 강점이 있어요.” 곽 소령의 진심 어린 조언에 병사들의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

곽 소령은 지난 8월부터 부대별 행복플러스·인성교육과 연계한 미로 찾기 캠페인을 하고 있다. 예하 부대별 연 2회 진행하는 캠페인에서는 △회복탄력성 교육·검사 △심리·사회·영성·신체 영역에 걸친 심리적 자원과 강점 탐색 △내면의 힘을 키울 수 있는 명상의 시간 등의 프로그램으로 장병들이 안정을 누리고 자신의 가치를 재발견할 기회를 제공한다.

곽 소령은 “여단에 전입한 모든 병사가 회복탄력성을 높이고 신앙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군 생활을 하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캠페인에 참가한 병사들 사이에선 호평이 나온다. 번개포병대대 이보성 일병은 “부대에 와서 한동안 임무 수행 관련 걱정과 고민이 많았다”며 “캠페인에 동참하며 긍정적 모습을 되찾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단은 내년부터 모든 전입 병사가 캠페인에 참여토록 할 방침이다. 여단이 명령과 지시 이유, 배경, 취지, 목적, 상급자의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부대 내 상호 신뢰도와 단결력을 높이고 조직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자 벌이는 ‘WHY-FI(Fellowship Increase) 캠페인’과도 연결된다는 판단에서다.

 

‘군 생활 미(me)로(路) 찾기 캠페인’에 참여한 병사가 자가진단을 하고 있다.
‘군 생활 미(me)로(路) 찾기 캠페인’에 참여한 병사가 자가진단을 하고 있다.

 

곽성민 소령이 병사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곽성민 소령이 병사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선 병사 위문 위한 다양한 활동 전개

곽 소령이 일선 장병들에게 애정을 쏟는 이유는 뭘까. 공군 병사로 첫 군 생활을 마치고 2013년 목사 안수를 받은 곽 소령은 계획했던 미국 유학을 뒤로하고 이듬해 군종장교로 임관했다. 교단 추천과 주변 권유가 겹치며 인생행로가 급변했다.

첫 근무지였던 국군강릉병원에서 추석 연휴를 맞아 환우들을 위문하기 위해 이른 아침 출근했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전방부대에서 안타까운 인명사고가 발생해 장례식장 불이 켜져 있었다. 자식의 죽음 앞에 오열하는 부모님들을 보며 장병들 옆을 지키는 것이 내가 군복을 입은 이유임을 깨달았다. 이 생각은 지금도 군종 활동의 신조가 되고 있다.”

102기갑여단 근무 당시 한 병사와 나눴던 대화도 소개했다. 토요일 밤 곽 소령은 부대 근처에서 외박 중이던 병사의 전화를 받았다. 병사는 “너무 불안하다”며 곽 소령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이어진 대화 뒤 곽 소령은 병사를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돌아갔다.

이튿날 종교행사에 해당 병사가 와 있는 것을 보고는 안심했고, 사연을 알게 된 여단장은 두 사람을 초청해 점심도 대접했다. 그 병사는 “여단장님과 목사님이 마음을 써 주시는 걸 보면서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달았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런 경험은 곽 소령이 군종장교로서 맡은 임무의 중요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각급 부대에서 근무하며 장병 밀착형 군종 활동을 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3공병여단, 11기동사단 등에서 했던 ‘찾아가는 군종 행복마차’는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칠 때 장병들에게 큰 힘이 됐다. 곽 소령은 부정적인 마음을 행복한 마음으로 바꾸도록 돕는 ‘마음 행복 약봉투’, 붕어빵, 신앙상징물, SNS 상담신청서 등을 들고 일선 장병들을 위문했다.

곽 소령은 “야간을 이용해 별도 전화상담을 하고 SNS로 위문 기도문도 발송했다”며 “어려운 여건에서도 장병들을 사랑하니 답이 보였고, 마음을 다하니 길이 열리는 경험을 했다”고 회상했다. 2기갑여단에서 하는 미로 찾기 캠페인에서는 장병들을 응원하는 ‘우리’가 있으며, 함께 고민하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곽 소령에게 앞으로 군 생활 중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묻자 ‘임재사역’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장병 곁에 머물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돌보고, 위로하고, 지지하는 사역에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위기의 순간, 군종장교가 누군가의 곁을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 남은 군 생활 동안 소파견지, 관심 사각지대를 가리지 않고 찾아 장병들 곁에 머물며 그들과 함께하는 군종장교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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