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 12월 병영차트
내 군 생활의 플레이리스트
지난밤 ‘나는 반딧불’로 위로받다가
오늘 아침 ‘질풍가도’ 소리에 다시 파이팅!
이 노래 듣고 계신가요
경쾌한 댄스풍 군가 박효신 ‘나를 넘는다’ 힘 불끈
유정석 ‘질풍가도’ 가호 ‘시작’ 들으면 사기 높아져
노라조 ‘형’ 노래 가사, 마치 옆에 있는 듯 큰 위로
‘촛불하나’ ‘가족사진’도 지치고 힘들 때마다 힐링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기상나팔, 공지를 알리기 위해 때때로 울려 퍼지는 부대 내 방송, 훈련과 작전 중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각종 명령과 구호, 주변 소음까지. 군인의 하루는 수많은 소리와 함께 흐른다. 그 일과 끝에 찾아온 휴식시간, 장병들의 귀에 꽂힌 이어폰에서는 각각 다른 소리가 흘러나온다. 내일도 완벽한 임무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사기를 끌어올리고, 힘든 상황을 견디기 위해 위로를 건네는 음악이다. 그렇다면 군인들의 ‘플레이리스트’에는 어떤 노래가 담겨 있을까. 국방홍보원 국방일보는 지난 4~7일 현역 장병 766명을 대상으로 ‘군 생활 플레이리스트’를 주제로 해 군 생활에 힘과 위로를 준 노래와 그 이유에 대해 물었다. 조사는 국방일보 인트라넷(국방망) 설문시스템을 통한 의견수렴 방식으로 이뤄졌다. 글=디지털콘텐츠팀/사진=국방일보 DB·연합뉴스
13년 뛰어넘은 박효신의 역주행 군가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군 생활 중 사기와 전투의지를 높이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된 노래’를 묻는 질문에 자신만의 플레이리스트에 담아뒀던 다양한 음악취향을 공개했다.
가수 박효신이 부른 ‘나를 넘는다’가 1위(3.1%)를 차지했다. 해당 곡은 2012년 육군이 공개한 경쾌한 댄스풍 군가다. 당시 연예병사로 복무하던 박효신과 ‘히트곡 제조기’ 작곡가 김형석이 의기투합해 화제를 모았다. 발표된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장병들에게 큰 힘이 돼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1군단 임OO 상사는 “아침일과 준비, 전투체육 시간 전 매일 나오던 노래”라며 “‘좀 더 강한 날 위한 연습인 걸 /젊음의 열정으로 자 시작이다’ 부분의 가사가 특히 마음에 와닿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55보병사단 유OO 상병은 “신병교육대대에서 훈련을 마친 뒤 육군용사 인증식 때 처음 듣게 된 노래”라면서 “제목처럼 6주간의 신병교육을 해냈다는 성취감과 함께 어디에 가서도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의미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22사단 박OO 상병은 “우리 부대의 기상송”이라며 “이 노래의 멜로디와 가사를 들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면 힘이 솟는다”고 덧붙였다.
단골 응원가로 사랑받는 유정석의 ‘질풍가도’는 2위(2.8%)에 올랐다. ‘거친 파도에도 굴하지 않게 /한 번 더 나에게 질풍 같은 용기를’이라는 가사에 담긴 메시지가 훈련과 임무로 지친 장병들의 에너지를 북돋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항공사령부 오OO 중사는 “가사를 살펴보면 도전과 극복, 투지와 의지를 다지는 응원의 메시지가 가득하다”며 “훈련이나 때때로 부대생활이 힘들어질 때 의지를 다질 수 있는 노래”라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육군5군수지원여단 이OO 대위는 “듣기만 해도 힘이 나고 전투의지가 솟아나는 노래”라며 “파이팅이 필요할 때마다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뒤를 이어 3위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OST인 가호의 ‘시작’(2.7%), 4위는 그룹 세븐틴의 유닛인 부석순이 부른 ‘파이팅 해야지’(2.3%)가 차지하며 신나는 리듬의 곡들이 강세를 보였다.
60사단 이OO 일병은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이 위기를 헤쳐 나갈 때마다 흘러나온 OST라서 들을 때마다 사기와 전투의지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국군수송사령부 서OO 중위는 “평소 세븐틴의 팬인데, 이 노래를 들으면서 병사들과 함께 운동하고 업무하면서 사기와 의지가 높아지는 걸 느낀다”고 부연했다.
이 밖에 군복을 입고 펼친 무대로 화제를 모은 ‘전우’ 가수들의 노래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 5위(1.8%)에 오른 우즈(WOODZ)의 ‘드로우닝(Drowning)’은 지난해 10월 당시 육군사관학교 군악대에서 복무 중이던 조승연(WOODZ) 상병이 방송에서 열창해 큰 인기를 끌었다. 또 다른 공동 5위 곡인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역시 2022년 당시 군 복무 중이던 멤버 3명이 방송에서 각 군의 군복을 입고 합주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군인들이 좋아하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뛰어’도 같은 표수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이 외에 에스파의 ‘위플래시(Whiplash)’, 소녀시대의 ‘힘내!’ 등 걸그룹 노래와 함께 군가 ‘전선을 간다’ ‘푸른 소나무’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장병들의 플레이리스트에 꼽혔다.
‘넘어져도 괜찮아’ 노라조 형의 위로 공감
‘군 생활 중 지치고 힘들 때 가장 큰 위로가 돼준 따뜻한 노래’에 관한 질문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잔잔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듣는 것만으로도 ‘힐링’할 수 있는 곡들이 주를 이뤘다.
1위는 노라조가 부른 ‘형’(3.2%)이 차지했다. ‘맘껏 울어라 /억지로 버텨라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테니’란 가사처럼 힘든 상황을 딛고 일어서라는 희망적인 노랫말이 장병들의 마음을 울렸다.
지상작전사령부 이OO 소령은 “실수도 잦고 자주 혼나던 군 생활 초반에 우연히 듣게 된 노래였다”며 “내가 부족해 보여도 옆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는 선배들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후 내가 선임이 됐을 때 후임들에게도 그런 사람이 돼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해준 곡”이라고 털어놨다.
22사단 나OO 중사는 “군 생활 중 가장 힘든 순간은 외로움을 느끼며 사회와 단절됐다는 생각이 들 때”라며 “‘울지마라 동생아’란 가사가 마치 형이 옆에서 등을 두드려 주는 것처럼 느껴져 큰 위로가 됐다”고 공감했다.
YB의 ‘흰수염고래’는 ‘너 가는 길이 너무 지치고 힘들 때 /말을 해줘 숨기지마 넌 혼자가 아니야’란 가사로 군인들의 마음을 울리며 2위(1.8%)에 올랐다. 32사단 김O훈 상사는 “군 생활에 회의를 느끼고 전역을 고민할 때마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묵묵히 나만의 길을 걸어가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3위 god의 ‘촛불하나’(지치고 힘들 땐 내게 기대 /언제나 네 곁에 서 있을게), 4위 황가람의 ‘나는 반딧불’(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5위 김진호의 ‘가족사진’(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꽃 피우길) 등 많은 국민에게 사랑받은 명곡의 주옥같은 가사들이 군인들에게도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를 건네고 있음을 확인했다.
국방일보 병영차트는 매월 흥미로운 주제를 선정해 장병들의 의견을 듣고 순위를 매겨보는 소통·참여형 국방 콘텐츠다. 설문 결과는 국방일보 지면과 온라인 홈페이지, 공식 뉴미디어 채널 등에서 기사·영상·카드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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