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번째 헌혈은 고교 2학년 때였다. 최근 98회째 헌혈(혈장성분헌혈)을 했다. 두 팔뚝에는 선명한 바늘 자국이 볼록 솟아 있다. 채혈을 위해 바늘로 찌를 때 ‘아프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들지만, 정말 ‘단 1초의 찡그림’이다. 감사하게도 건강한 신체로 30년 넘게 꾸준히 헌혈하고 있다는 게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헌혈을 30회, 50회 하면 헌혈유공장 은장, 금장을 받는다. 우리 군인들은 그 숭고한 뜻을 기념해 약장으로 패용할 수도 있다. 어느덧 금장을 수상한 지 8년이 지났고, 100회 헌혈명예장(200회 명예대장, 300회 최고명예대장) 수상까지 단 2회만 남겨 두고 있다. 최근 헌혈 혈액검사에서 ‘총단백’ 수치가 ‘주의’로 나와 조금 긴장했지만, 다음 헌혈 가능 날짜가 확인되는 것으로 미뤄 헌혈에는 지장 없을 듯하다.
30년 넘게 헌혈하면서 느낀 보람은 ‘당장 할 수 있는 손쉬운 헌신’이라는 데 있다. 헌혈하고 나면 간식이나 영화표 같은 이벤트도 있으니 “대가가 있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헌혈 후 찾아오는 피로와 갈증에 대한 응급책이라고 해 두자.
다양한 혈액검사 결과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건강하다면 더욱 잘 유지하고, 그렇지 않다면 빨리 대책을 세워 다시 헌혈할 수 있는 건강상태로 몸을 만들 수도 있다. 8년 전부터 금연, 5년 전부터 금주를 해서인지 혈액검사 결과는 음주·흡연 시와 확연히 다르게 개선됐다.
건강 개선 신호를 헌혈 시 제공되는 혈액검사 결과로 빠르게 알 수 있고, 그 결과지를 받아 보면 건강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또한 헌혈을 할수록 ‘생명 나눔 실천의 보람’을 가슴 깊이 느낀다. 아무리 의학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의 혈액만이 가능한 분야가 존재한다. 내가 헌혈한 혈액이 생명을 살리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헌혈대에 누울 때마다 자부심으로 다가온다.
헌혈에 동참하고 있는 많은 국군 장병을 위해 우리 군에 헌혈과 관련해 2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군인 약장에 적십자 약장이 있다. 패용 자격이 적십자 회비를 납부한 군인인데, 이를 기존 적십자 회비 납부 군인 및 임관 후 1회 이상 헌혈한 자로 확대하면 좋을 것 같다. 요즘 적십자 회비 납부가 자율이어서 의미 있는 적십자 약장 패용을 늘릴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신설된 헌혈명예장의 약장 신설로 헌혈에 적극 동참하는 장병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줬으면 한다.
앞으로도 꾸준한 건강관리로 헌혈 정년(만 69세)까지 지속적으로 헌혈에 동참해 소중한 생명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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